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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충 설명

오는 4월 실시될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인 민주당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 이슈로 지지세를 높여가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일 부산시당 비대위 회의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적극 지지하며 나아가 부산 가덕도와 일본 규슈를 잇는 한일 해저터널 건설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이 화제가 되자 여당인 민주당은 ‘친일적 의제’라며 일제히 공격에 나섰고, 이에 국민의힘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과거 한일 해저터널을 추진했다며 반격에 나섰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한일해저터널은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도 주창한 사업입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도 찬성했구요. 홍익표 의원 논리라면 김대중 노무현 모두 이적행위자가 됩니다. 민주당은 이적행위자들의 후예가 되는것이구요.”라고 밝혔다.

    검증내용

    [검증대상]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의 '한일해저터널은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도 주창한 사업이다.'라는 페이스북 게시글


    [검증방법]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재직 당시 관련 발표 및 보도 확인


    [검증내용]

    김대중 전 대통령의 한일해저터널 언급은 2001년 11월 열린 한중일 3국 정상회담에서 등장했다. 당시 국정신문(정부공식 소식지, 현 정책브리핑의 전신)은 ‘김 대통령의 제안으로 3국 정상이 합의한 ‘비즈니스 포럼’에서 앞으로 중국의 서부 대개발 사업, 한·일 해저터널 연결 및 한·중·일 철도연결 사업 등에 대한 3국의 공동참여 방안을 논의 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2000년 9월 23일 김대중 대통령 방일시 모리 요시로 당시 총리가 주최한 만찬에서 “한․일 해저터널이 장래의 꿈으로 실현돼야 할 것”이라는 연설을 했다’는 보도와 연구논문도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한일 해저터널에 전향적인 입장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2003년 2월 25일 열린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에 대해 공식 언급한 바 있다. “일본과 부산~평양~러시아를 이을 수 있게 된다면 양국 관계에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해 한국교통연구원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건설교통부 발주를 받아 ‘한일 해저터널 필요성 연구’ 용역을 실시하기도 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을 두고 ‘비상한 관심이었다’는 주장도 있고, ‘1회성에 그쳤다’는 보도도 있다.


    [검증결과]

    하태경 의원은 '한일해저터널이 두 전 대통령이 주창한 사업'이라고 했다. 두 전 대통령이 한일 해저터널 건설을 실제로 추진하거나 앞서서 적극 주도했다는 기록은 없다. 앞서 외교석상의 발언을 두고 '비상한 관심'으로 해석한 언론도 있고, '1회성에 그쳤다"고 해석한 언론도 있다. 하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은 사실이므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한일해저터널 건설을 주창했다’는 발언은 ‘대체로 사실’로 판정했다.

    검증기사

    검증내용

    [검증대상]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의 2월 2일 tbs 김어준 뉴스공장 "한일 해저터널,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진하던 것" 발언, 같은 날 성일종 국민의힘 비대위원의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때도 긍정적으로 검토했던 사항" 발언 


    [검증방법]

    2000년~2003년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한일 정상회담 발언 당시 언론보도, 한일 해저터널 관련 민간·지자체 보고서 및 자료집 비교 확인


    [검증내용]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한일 해저터널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것은 사실이다. 우선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0년 9월 일본을 방문해 모리 요시로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하면서 "한일 간 해저터널이 생기면 훗카이도에서 유럽까지 연결되니 미래의 꿈으로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모리 총리는 한 달 뒤 서울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기조연설에서 "한일 해저터널을 만들어 '아셈 철도'라고 이름을 붙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당시 ASEM 회의는 외환위기를 갓 극복한 김대중 정부가 특히 공을 들인 외교무대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2003년 2월 취임 직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의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일 간 해저터널을 만들어 일본과 한국, 러시아를 기차로 달릴 수 있게 된다면 경제적 의미뿐 아니라 한일이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바로 전년도 한일이 공동 개최한 월드컵을 거론하며 "양국 간 하루 평균 1만명의 관광객이 오가는 등 경제교류 효과가 크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해저터널 언급을 환영하기도 했다. 이들 두 대통령보다 한일 정상 간 해저터널을 먼저 언급한 인물은 노태우 전 대통령이다. 1990년 5월 방일 중 가이후 도시키 일본 총리에게 해저터널 건설을 제의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일 시점은 역사적인 남북 정상의 첫 만남, 6·15 정상회담 직후다. 남북기본합의서 이후 구체화한 한반도 종단철도, 중국 및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통해 유럽과 중앙아시아, 중국, 러시아, 한반도, 일본을 잇는 경제구상이 힘을 받던 시절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 이후는 개성공단 가동을 위한 남북 간 논의가 본격화되던 시점이다. 한반도 평화와 경제협력을 위해 일본과의 관계개선 및 협조가 절실한 시기였다. 그렇다면 한일 해저터널은 실제로 이들 정부를 통해 추진됐을까.



    김대중 정부 집권 후반기인 2002년 6월부터 다음 해 9월까지 교통개발연구원(현 교통연구원)과 철도기술연구원이 한일 해저터널 관련 연구를 수행한 결과 "사업 타당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즉 막대한 비용에 비해 이익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가 해저터널을 언급한 지 불과 반년만이다. 

    이후 이명박 정부도 한일 해저터널에 관심을 보인 것은 마찬가지다.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소속 허남식 부산시장은 부산 10대 과제로 한일 해저터널 건설을 포함했다. 경남 김해를 지역구로 둔 김정권 한나라당 의원은 2008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정정길 대통령 비서실장에 한일 해저터널 타당성 조사를 촉구해 긍정적 답변을 받아냈고 실제로 평가가 이뤄졌다. 

    그러나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가 교통연구원을 통해 검토한 결과 2011년 1월 "경제성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결론을 내렸다. 비용대비편익비(B/C)가 당시 타당성 수준인 0.8에도 크게 못 미친다는 것이다. 안 하느니만 못한 사업이란 결론이다. 

    그같은 결론에도 부산과 경남이 광역지자체 차원에서 지속해서 관심을 쏟았다. 성추행 사태로 이번 보궐선거의 계기를 제공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 재임 중이던 2019년 부산시의 연구용역 결과는 이전 정부들과 마찬가지로 드러났다. 당시 행정부시장을 역임했던 변성완 민주당 후보는 최근 경남 CBS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이나 경제성, 합리성 등 모든 부분에서 타당성이 없어 접은 사업"이라고 말했다.  

    결국 노태우 정부 이후 역대 대통령들의 한일 해저터널에 대한 긍정적 언급은 있었지만, 어느 정부에서도 첫 삽조차 뜨지 못했다. 이유는 무엇보다 천문학적인 비용 때문이다. 한일 해저터널은 부산을 포함한 동남권을 쓰시마 섬, 이키 섬을 거점으로 일본 남부 규슈지역과 연결하자는 구상이다. 

    전체 길이 209~231km로 20세기 최대 토목공사로 불린 영국·프랑스 간 유로터널(50.45km)의 4배가 넘는다. 부산 앞바다와 쓰시마섬 사이 대한해협 평균 수심은 230m다. 그 아래로 터널을 낸다는 것인데 유로터널의 평균 45m보다 압도적으로 깊다. 

    그 때문에 공사에 들어가는 비용이 최소 100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부산시 보궐선거 최대 쟁점인 가덕도 신공항 예상비용의 10배가 넘는다는 얘기다. 해저터널 완공 예상기간은 15~20년이다. 지금처럼 한일 관계가 크게 악화할 경우 사업 자체가 표류할 수도 있다. 

    물론 이같은 비용과 예상기간도 정확한 추계가 아니다. 한일 해저터널 연구 및 조사는 1980년대 초부터 '한일(일한)터널협회'라는 민간기구를 통해 이뤄졌다. 한일 양국이 공식적으로 추진한 사업이 아니다. 해저터널 노선과 건설공법, 터널 기능, 자금조달 방식 등에서 결정된 바가 없다. 

    주로 연구도 일본 측 학자들 주도로 이뤄졌다. 현재까지 한국 동남권과 일본 규슈를 잇는 해저터널 노선은 3가지다. 정작 일본 측이 가장 선호하는 노선은 국내 연결 거점이 부산이 아닌 거제도다. 거제도를 통해 쓰시마 섬 남부와 이키 섬을 해저터널로 연결하고 이후 사가 현 카라츠시까지 교량으로 연결하는 209km 노선이다. 부산과 카라츠를 연결하는 231km 노선보다 짧은 점이 장점인데 해저터널 구간은 더 길다. 

    전체 해저터널 구간 중 한국 측의 쓰시마 섬까지 대한해협 구간이 수심상 가장 난도가 높은 공사로 꼽힌다. 그 때문에 과거 노무현, 이명박 정부는 물론 부산시 차원의 타당성 조사 결과 비행기, 배를 이용한 물류 여객보다 효율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결론이 나왔다


    [검증결과] 

    하태경 의원과 성일종 비대위원 등 주요 중진들이 한일 해저터널이 민주당 소속 전 대통령들이 옹호한 사업이라고 주장한 점은 일단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절반의 사실'에 불과하다. 한일 해저터널 사업은 한일 정상 간 '언급'만 이뤄졌을 뿐 실제로 추진된 바가 없다. 국토교통부, 교통연구원 등 유관 부처는 물론 부산시 등 실제 연구용역을 실시한 결과 '현저히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결론만 내놓았을 뿐이다. 


    검증기사

    • [팩트체크] '최소 100조원' 한일 해저터널 DJ, 노무현도 추진했다?

      근거자료 1 :  세계일보 "김 대통령, 韓日 해저터널 건설 방일 때 제의" (2000. 9. 1)

      근거자료 2 :  국제신문 "韓日 해저터널 추진 盧, 고이즈미에 제의" (2003. 2. 26)

      근거자료 3 :  MBC "해저터널 안 한다" 계획 완전 백지화 (2011. 1. 25)

      근거자료 4 :  경남발전연구원 '한일해저터널의 구상과 경남의 과제' (2009. 3)

      근거자료 5 :  부산발전연구원 '한일터널과 동북아 통합교통망구축' (2008. 10)

      근거자료 6 :  17대 양형일 국회의원실 '한일해저터널 연구개발 세미나' 자료집 (2007.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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