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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충 설명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 착취물을 만들어 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과 'n번방' 사건 관련자들의 자수와 반성문 제출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조주빈이 운영한 '박사방'의 유료회원 중 3명이 자수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불법 촬영물을 게시하는 n번방을 운영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기소된 일명 '와치맨'은 작년 11월부터 이달까지 12차례에 걸쳐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주빈과 공모한 혐의로 기소된 한모 씨도 구속된 지난달 19일부터 30일까지 주말을 제외하고는 매일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에 반성문을 냈다. 확인된 것만 최소 9부다. '태평양원정대'라는 이름의 별도 대화방을 만들어 성착취 영상 등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 이모(16)군도 지난달 30일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했다. 인터넷상에는 "자수하면 봐주는거냐? 자수빨리하는거 하고 나중에 하는거 하고 무슨차이지?", "자수를 하던 말던 엄벌처리 해야함!", "반성문 12번 썼는데 그래서 뭐 어쩌라고? 싶어요. 수백명 폭행한 다음에 반성문 쓰면 감형해주실건지?" 등과 같은 의견들이 올라왔다. 이런 가운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1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 성착취 대화방 회원들이 조속히 자수하지 않으면 "가장 센 형으로 구형을 당할 것"이라며 "빨리 자수해서 이 범죄에 대해서 반성하고 근절시키는 데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그렇다면 자수와 반성문 제출이 형량 결정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까?

    최종 등록 : 2020.04.02 15:31

    수정이유: 1,2차에서 검증 결론을 추가했으나 누락되어 있어서 다시 추가

    검증내용

    [검증 방법]

    - 자수, 반성문과 관련된 법 조문, 대법원의 양형 기준 확인

    - 해당 법이 어떻게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전직 판사들과 통화


    [검증 내용]


    ◇ 형법,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 기준 확인


    우선 형법상의 근거를 살펴보자. 


    ①죄를 범한 후 수사책임이 있는 관서에 자수한 때에는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

                               ②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처벌할 수 없는 죄에 있어서 피해자에게 자복한 때에도 전항과 같다.


    형법 제52조(자수, 자복)는 "죄를 범한 후 수사책임이 있는 관서에 자수한 때에는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자수의 경우 형이 감경될 수 있는 사유로 적시된 것이다. 


    <대법원 양형위원회 성범죄 양형기준> 화면 캡처


    또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성범죄 양형기준에 따르면 형 감경요소상의 '특별양형인자'에 자수가 포함돼 있다. 특별양형인자는 형의 범위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판사 출신인 김하늘 변호사(법무법인 조율)는 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자수를 했다면 일반적으로 양형을 정하는데 있어 '감경 사유'로 참작을 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범죄자의 심리상 도망 다니는 것이 일반적인데 스스로 수사기관에 출두한 데 대해, 자기의 죗값을 달게 받겠다는 '개전의 정'이 나타났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 개전의 정: 형법 형사 정책에서피의자 또는 피고인이나 수형자가 잘못을 뉘우치는 마음가짐을 이르는 선고 유예나 가석방형의 선고에서의 양형 등에서 법관이 판단을   고려할  있는 요건 가운데 하나이다.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자수시 감경 사유로 참작하나, 무조건 형을 감경해주는 것은 아님


    그러나 형법에도 '자수 시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한 데서 보듯 (한다가 아니라 '할 수 있다'다) 자수했다고 무조건 형을 감경해주는 것은 아니다.


    판사 출신인 신중권 변호사(법무법인 거산)는 "성범죄를 포함해 일반적인 사건에서 자수는 임의적 감면 사유"라며 판사가 피고인의 자수 관련 정황들을 평가해서 감경 여부를 결정한다고 소개했다.



      반성문은 안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큰 영향은 없어


    반성문 제출의 경우 형법에 특정되어 있지는 않다. 


     범죄의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작량하여 그 형을 감경할 수 있다. 


    다만, 위에 제시된 제53조의 '작량감경(酌量減輕 ·판사가 피고인의 여러 사정을 고려해 형기를 법정 최저형의 2분의 1까지 깎아줄 수 있도록 한 제도)' 규정이 무관치 않다고 볼 수 있다. 이 조문은 해석상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에 반성도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 양형위원회 성범죄 양형 기준> 화면 캡처

    아울러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성범죄 양형기준에 '진지한 반성'이 포함돼 있다. 다만 특별양형인자에 비해 영향력이 떨어지는 '일반양형인자'에 포함돼 있고, 판사가 '진지한 반성'으로 간주할 만큼 진정성이 인정되어야 양형에 반영될 수 있다.


    판사 출신 변호사들은 반성문의 효과에 대해 대체로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양형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는 정도로 평가했다.


    김하늘 변호사는 "형사 사건에서 무죄를 다투는 경우가 아니면 반성문을 내지 않는 피의자나 피고인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반성을 하는지에 대해 판사는 자백 여부,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를 대표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중권 변호사는 "반성문이 전반적으로 피고인에 대한 인상을 좌우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판사가 재량 범위 안에서 판단할 때 반성문을 쓰는 쪽이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성폭력 사건의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형사 사법 시스템에서 반성문의 '공간'이 없지는 않아 보인다.


    민간단체인 한국성폭력상담소가 2019년 선고된 1,2심 성폭력 사건 137건의 판결문을 자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총 48건(35%)에 '반성', '뉘우침'이 언급돼 있다. 피고인이나 변호인 입장에서 이런 조사 결과를 보면 반성의 표현 방법으로서의 반성문 제출이 의미 없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검증 결론]


    N번방 관련자들의 자수, 반성문 제출이 감형에 영향을 줄 여지는 있다. 그러나 그 영향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절반의 사실'로 판정 내렸다. 

    검증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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