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소속 전염병 전문가인 리란쥐안(李蘭娟)은 중국 중앙(CC)TV와의 인터뷰에서 "반려동물도 바이러스 환자와 접촉하거나 노출되면 감염될 가능성이 있으며 바이러스는 포유류 사이에서 전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려동물도 바이러스 환자와 접촉하거나 노출되면 감염될 위험성이 있고 바이러스는 포유류 사이에서 전파될 수 있다는 말인데, 과연 그의 주장대로 고양이,강아지 등 반려동물이 신종 코로나에 걸려 인간에게 전염시킬 수 있을까.
CBS노컷뉴스가 접촉한 전문가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종 코로나는 종류에 따라 어떤 동물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사례가 아직 없어 감염이 안된다고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지만 현재로서는 감염 확률은 낮다"라고 말했다.
남궁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도 인류와 오래도록 친숙한 개, 고양이, 양, 말, 소, 돼지 등은 인간과 이미 많은 생물학적 교류가 이뤄져 치명적인 변이형이 사람에게 옮아올 가능성이 매우 적다고 설명했다.
또 역사적으로 봐도 DNA타입이 다른 이종(異種)을 서로 오가는 전염병은 거의 없었다. 이런 경우 인수공통전염병으로 분류해 관리하는데, 일반인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광견병이나 조류독감이 이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더구나 아직까지 이번 신종 코로나의 발원지로 수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의 우한시에서도 반려동물이 신종 코로나에 걸린 사례는 아직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반려동물이 바이러스를 퍼트린다는 '가짜뉴스'가 확산되자 세계보건기구(WHO)도 강아지와 고양이에서도 각각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이 있긴 하나 이는 알파 코로나 유형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중국 우한에서 전 세계로 퍼져나간 신종 코로나와는 유형 자체가 다르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다만 그간 일어나지 않은 새로운 전염병인 만큼 보고된 사례가 없어 단정을 짓기 이르다는 의견도 있었다. 유한상 서울대 수의과대 수의전염병학 교수는 "강아지나 고양이가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면서 "사람에게 전염을 시킬지는 연구결과가 없어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사실상 매우 낮은 것"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동물병원 원장은 "반려동물은 때에 맞춰 예방접종을 하고 구충제를 잘 먹이는 등의 알맞은 관리만 하면 사람에게 병을 옮기지 않는다"며 "전염이 무서워 반려견들을 산책시키지 않는다면 그들이 겪을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더 위험하다고 생각된다"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