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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충 설명

무소속 이언주 의원이 지난 10일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삭발식을 진행했다. 노영희 변호사가 페이스북에 이 의원의 삭발 장면을 담은 사진을 게시하자 대안정치연대 박지원 의원은 "국회의원 하지 말아야 할 3대쇼 1.의원직 사퇴 2. 삭발 3. 단식 왜? 사퇴한 의원 없고 머리는 자라고 굶어 죽은 사람 없어요"라는 댓글을 남겼다. 박 의원의 말대로 '의원직 사퇴'를 투쟁의 방법으로 내걸고 실제 사퇴를 한 의원은 없는지, 이를 검증해봤다.

    최종 등록 : 2019.09.23 17:35

    검증내용

    정치판에서 의원직 사퇴와 삭발, 단식은 심심찮게 등장하는 투쟁 방식이다. 여러 의원들의 삭발 투쟁뿐 아니라 이학재 한국당 의원이 단식 농성에까지 들어가자 일각에서는 “(3가지 중) 의원직 사퇴 카드만 남았다”는 조소까지 나왔다. 

    박 의원 말대로 의원직 사퇴 카드를 내걸고 자진해서 사퇴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까? 역대 국회의원 사직자들을 살펴본 결과 ‘대체로 그렇다’고 판단할 수 있다. 


    (1) 역대 국회의원 사직자 수는 많지만  정치적 쟁점으로 인한 사퇴는 없었다.

    - 대한민국헌정회가 공개한 ‘역대 의원직 변동’ 자료를 보면 역대 국회에서 사직하는 의원 수는 적지 않다. 제19대 국회에서는 16명이 사직했으며, 제18대 국회는 13명이 사직했다.  사직한 의원 중 대부분은 선거 출마 목적이나 장관 임명으로 인한 경우가 많다. 

    지난 19대 사직 인원 16명 중 3명(강은희, 김현숙, 안종범)은 각각 여성부 장관,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고용복지수석비서관,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 임명으로 인해 사직했다. 나머지 13명 중 11명은 선거 출마를 위해 사직했다. 2012년 18대 대선을 앞두고 사직한 박근혜 당시 비례대표 의원,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직한 한국당 남경필·정몽준·김기현·서병수·유정복·윤진식·박성효, 민주당 이낙연·김진표·이용섭 등 당시 현역 의원들이다. 

    - 18대 국회 역시 13명의 사직자 모두 선거에 출마하거나 장관 임명 등으로 물러나게 된 경우다. 

    - 이런 대부분의 경우를 제외하고 사직한 의원은 19대 당시 심학봉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전 의원과 윤금순 구(舊)통합진보당 전 의원의 경우다. 2015년 심 전 의원은 성폭행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된 상황에서 당일 본회의에서 자신의 의원직 제명안이 상정되기 직전 사직서를 제출했다.  2012년 윤 전 의원은 비례대표 부정선거 파문에 책임을 지고 사직서를 제출해 본회의 표결을 거쳐 물러난 바 있다. 

    이렇듯 19대 국회를 살펴보면 개인적인 일로 물러난 경우는 있었지만, 정치투쟁의 방법으로 자진 사퇴한 사례는 없었다. 


    (2) 논란이나 정치적 쟁점마다 '의원직 사퇴'를 거는 정치인이 많다.

    - 박 의원의 말대로 ‘의원직 사퇴’를 정치적 수단으로 내세웠다가 철회한 의원들이 훨씬 많다. 

    - 지난 1월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손혜원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손 의원은 “(투기와 관련된) 그런 사실들이 있었다면 그 자리에서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며 “인생을 걸고, 모든 것을 깨끗하게 밝히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손 의원이 재판에 회부되자 보수 야당은 손 의원이 약속대로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정치적 공세를 가한 바 있다. 

    - 민병두 민주당 의원 역시 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한 적이 있다.  작년 3월 성추행 의혹 보도가 나오자 1시간 반 만에 “제가 모르는 작은 잘못이라도 있다면 의원직을 내려놓을 생각이 있었다”며 사퇴 기자회견을 한 뒤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두 달 뒤 “의정활동에 헌신하겠다”고 사퇴를 철회했다. 민 의원은 “당과 유권자의 뜻에 따라 사직을 철회한다”며 “두 달 치 세비는 전액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야당에서는 ‘사퇴 쇼’라는 비난을 가했다.

    -  이철우 한국당 전 의원은 2017년 경북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경선 전 의원직 사퇴 입장을 밝혔다. 도민들에게 강경한 입장을 보여주며 선거 당선을 위한 일종의 배수진을 친 것이다. 하지만 경선 전 의원들의 줄줄이 사퇴를 우려한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의 ‘경선 전 의원직 사퇴 불가’라는 입장에 따라 사퇴를 철회하며 ‘사퇴 번복’ 논란이 일었다. 5·18 비하 발언으로 의원직 사퇴 여론이 일자 이종명 한국당 의원은 ‘사퇴 입장문’을 통해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켜 송구하다”면서도 “북한군 개입·침투조작 사건 검증과 5·18 유공자 명단 공개가 제대로 이뤄지면 스스로 국회의원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조건부 사퇴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결국 당적 제명이라는 징계 처분을 받았지만, 제명 처분 확정을 위한 의원총회가 열리지 않아 아직 당적을 유지 중이다.

     -  개별 의원이 아니라 당 차원에서 의원직 전원 사퇴를 내건 경우도 있다. 지난 2월 한국당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선거제 개편을 패스트트랙으로 신속 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의원직 총사퇴까지 불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탄핵 정국 당시에는 민주당과 바른정당은 탄핵 기각 시 의원 총사퇴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당은 탄핵안 본회의 표결 전날 의원총회에서 부결 시 소속 의원 121명 전원이 사퇴하겠다는 당론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물론 표결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사상 초유의 의원 총사퇴는 발생하지 않았다.


    (3) 의원직 사퇴하려면 본회의 의결해야... '꼼수 사퇴 선언' 논란도 있다

    -  의원직 사퇴는 개인의 재량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의원직 사퇴를 위해서는 일반 직장인처럼 조직의 장에게 사표를 써내야 한다. 국회법 제135조에 따르면 의원은 사직하려는 경우 본인이 서명, 날인한 사직서를 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이는 국회의 의결로 허가를 받아야 한다. 다만 폐회 기간에는 국회의장이 허가할 수 있다.

     -  18대 국회에서는 당시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사퇴 선언을 했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된 경우가 있다. 강 전 의원이 사퇴 선언을 한 시점은 18대 국회의원 임기가 종료되는 5월 말까지 3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의원직 사퇴가 최종 처리되기 위해선 국회의장의 사퇴서 수리와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본회의가 열리지 않아 사퇴 처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를 두고 강 전 의원은 ‘꼼수 사퇴 선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강 전 의원은 18대 국회의원 임기가 종료되는 5월 말까지 월정액과 활동비 등 매달 총 900만 원이 넘는 세비를 그대로 받았다.  


    이렇듯 박지원 의원의 “사퇴한 의원은 없다” 발언은 ‘대체로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검증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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