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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성평등, 세계 "118위" VS "10위"

출처 : 인터넷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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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충 설명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성격차지수(GGI)'에서 한국은 144개국 중 118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반면 지난 9월 유엔개발계획(UNDP)이 발표한 '성불평등지수(GII)'에서는 160개국(189개국 중 29개국 순위 누락) 중 10위를 기록했다. 인터넷에서는 어느 통계가 맞는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의 실제 성평등은 어느 수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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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 등록 : 2018.10.10 11:33

    검증내용

    ◆ 성별 간 격차 VS 여성 삶의 수준


    우선, 두 통계가 초점 맞추는 내용이 다르다.


    WEF의 성격차지수(GGI)는 '남성과 여성 간 격차'에 주목한다. 따라서 '남성과 여성의 삶이 얼마나 다른가'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런 방식은 성별 간 격차(gap)를 파악하는 데 특화돼 있는 반면, 여성인권의 절대적 수준(level)은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한편 UNDP의 성불평등지수(GII)는 지표에 따라 격차(gap)와 수준(level)을 혼용한다. 여성만 해당되는 출산 관련 지표의 경우 절대적 수준만 고려한다. 여성과 남성 모두 해당되는 정치·경제·교육 지표에서는 남녀비율의 격차를 살펴본다. 따라서 대체로 '여성이 어떤 수준의 삶을 사는가'를 보여 준다고 할 수 있다.


    ◆ 정치·경제가 핵심 VS 건강에 중점


    더 중요한 것은 지표의 차이다. 


    WEF의 성격차지수는 ▲경제참여 및 기회 ▲교육적 성취 ▲건강과 생존 ▲정치적 권한 네 개의 영역에서 총 14개의 지표를 바탕으로 산출된다. UNDP의 성불평등지수는 ▲생식 건강 ▲여성 권한 ▲노동 참여 3개 부문에서 총 5개 지표를 통해 측정된다. 


    표=김나연 인턴기자


    WEF와 UNDP의 지표 차이는 순위에 큰 영향을 미친다. 


    WEF 통계에는 성별 간 비교가 불가능한 모성사망비, 청소년 출산율이 포함되지 않는다.


    반면 UNDP의 통계에는 WEF의 사회경제적 지표가 대부분 빠져 있다. 고위직과 전문직의 성비, 임금격차, 소득, 출생성비, 기대수명, 여성 장관 수, 국가수장 재임 기간 등을 고려하지 않는다. 


    지표 내용의 차이를 살펴보면, WEF의 성격차지수는 정치·경제적 영역에, UNDP의 성불평등지수는 건강 등 영역에 상대적으로 더 무게가 실린다.


    ◆ 한국의 성격차지수(GGI) 분석


    출처=WEF(세계경제포럼) 'The-Global-Gender-Gap-Report-2017'


    WEF의 성격차지수(GGI)를 살펴보면 한국은 '건강과 생존' 0.973 (84위), '교육적 성취' 0.960 (105위), '정치적 권한' 0.134 (90위), '경제적 참여와 기회' 0.533 (121위)을 나타냈다. 지수가 1에 가까울수록 평등한 상태를 뜻한다.


    한국이 높은 점수를 기록한 '건강과 생존', '교육적 성취'는 전 세계적으로 매우 상향 평준화된 영역이다. 따라서 두 지표에서 좋은 점수를 받더라도 큰 순위변화가 없다.


    반면 '정치적 권한'과 '경제적 참여와 기회'는 국가 간 편차가 상당해 순위에 영향이 크다.


    '정치적 권한'은 중상위권까지는 변별력이 크고 그 밑으로는 낮은 점수에 몰려 있어 변별력이 낮다. 한국은 0.134로, 90위를 기록했다. 점수와 순위가 다소 낮지만, 분포가 집중된 구간이라 종합순위에 미치는 영향은 비교적 적었다.


    가장 영향이 컸던 것은 '경제참여 및 기회' 영역이다. 이 영역은 분포가 넓고, 특히 중하위권 밑으로는 편차가 커 변별력이 높다. 한국은 이 영역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순위가 대폭 하락했다. 한국은 0.533으로 121위를 차지했다.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영역 내에서 가장 높은 '전문직 및 기술직' 지표는 0.928점으로 중위권인 76위를 기록했지만 '유사업무 임금평등'과 '추정소득'이 121위로 낮게 나타났다. '입법자 및 고위관리자'는 117위, '노동참여'는 91위였다.


    출처=WEF(세계경제포럼) 'The-Global-Gender-Gap-Report-2017'


    한편, 인터넷상에서는 WEF 성격차지수의 신뢰성에 대한 의심이 제기되기도 한다. 한국 남성들의 대학 재학 중 군복무 2년을 교육기간으로 계산해 지표가 왜곡된다는 것이다. 또한 여성가족부는 '한국의 문해율을 2008년 이후 집계하지 않아 성격차지수 산정에서 제외됐으나, 우리나라의 문해율은 완전 평등에 가깝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두 지표를 감안해 계산해도 한국의 순위는 거의 그대로다. 지난 한국 문해율 통계를 반영하고, 3차 교육 취학률을 '완전 평등' 상태인 1로 가정해도 한국은 네 계단 상승한 '114위'에 그친다. 교육 영역의 변별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성격차지수에 관해 '남성보다 여성이 더 나은 지표를 보이면 순위가 크게 오른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WEF의 '2017 성격차 보고서(The Global Gender Gap Report 2017)'에는 "수치들은 '평등 기준점'에 맞추어 보정된다(these ratios are truncated at the "equality benchmark")"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여성이 더 나은 지표를 나타내도 지표상에서는 최대 1로 반영된다.


    ◆ 한국의 성불평등지수(GII) 지수 분석


    (표=여성가족부 공식 블로그 캡처)


    UNDP의 성불평등지수(GII)에서 한국은 0.063점으로 160개국(전체 189개국 중 29개국 순위 누락) 중 10위를 차지했다. 0이 가장 평등한 상태이고, 1이 가장 불평등한 상태다.


    특히 한국은 '생식 건강' 지표가 상위권이다. 이는 '청소년 출산율'의 영향이 크다. 한국의 청소년 출산율(1000명당, 1.6명)은 189개 전체 국가 중 가장 낮다. 두 번째로 낮은 홍콩(2.7)과도 차이가 상당하다.


    성불평등지수는 각 영역·지표별로 정리한 자료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지표는 편의상 OECD 35개국을 추려 비교해봤다. 그 결과 한국은 35개국 중 여전히 10위였지만, 한국의 청소년 출산율을 제외한 모든 수치는 OECD 평균에 못 미쳤다.


    성불평등지수에서도 가장 열악한 것은 정치·경제 영역이었다. 한국의 여성의원 비율은 17%에 불과해 OECD 평균인 29.1%보다 한참 낮았다. 경제활동 참가율의 남녀 차이(남성 비율-여성 비율)도 한국은 21.0%p, OECD 평균 14.0%p로 한국의 성별격차가 훨씬 크다. 한국의 정치·경제 영역 점수는 평균에 한참 못 미치는 셈이다.


    청소년 출산율을 제외한 모든 지표가 평균보다 낮은데도 한국이 10위에 오른 것은, '청소년 출산율'과 '모성사망비'는 역수를 취해 계산하므로 다른 지표보다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낮은 청소년 출산율이 순위를 견인했다.


    다만, 모성사망비와 청소년 출산율은 여성에게만 해당되는 지표이기 때문에 성불평등과의 연관성이 떨어진다. 또한 UNDP의 성불평등지수는 다수의 사회경제적 지표가 빠져 있고, 지표가 5개에 불과해 다양한 성차별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결론적으로, 두 통계는 취지와 지표에 차이가 크고, 각기 장단점이 있다. 성격차지수(GGI)와 성불평등지수(GII)가 공통적으로 시사하는 바는 한국에서 교육·보건의 성별격차가 존재하되 미미하며, 정치·경제 영역에서는 성불평등이 크다는 점이다. 다만 두 통계 모두 한정된 영역만을 설명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검증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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