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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 정치인(공직자)의 발언
  • 정치, 경제, 사회, 20대 대통령 선거
보충 설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내놨던 탈모 건강보험 적용 공약에 관심이 여전히 뜨겁습니다. 지난주 국민의힘이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집안싸움으로 혼선이 이어진 사이, 이재명 후보는 탈모 공약으로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주목도가 높은 만큼 비판도 있었습니다. 늘 그렇듯 문제는 재원입니다. 건강보험이 그 돈을 배겨낼 수 있겠느냐는 반론이 이어졌습니다. '포퓰리즘' 비판이 나오자 이 후보는 '정치 공세'라며 방어선을 쳤습니다. 명확한 수치도 제시했습니다. 탈모에 건강보험을 적용해도 700~800억 원 정도면 된다는 겁니다.실제 2020년 기준 건강보험 재정은 75조 원 정도로, 이 후보가 말한 700~800억 원은 전체의 0.1% 수준입니다.그런데, 이 수치는 어떻게 계산된 걸까요?이 후보뿐만 아니라, 일부 언론과 전문가들도 다양한 데이터와 통계를 제시하며 지지 혹은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SBS 사실은팀은 이재명 후보의 발언과 함께, 지금껏 나왔던 여러 통계들의 신빙성을 검증해 봤습니다. 

    팩트체크 요약
     
    •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탈모약 보험 적용, 700~800억 원이면 된다"고 주장
    • 공식적인 탈모환자 통계 부재와 예측불가능한 수요량에 대한 전문가들의 우려가 존재
    • 정확한 데이터 비교 분석이 어렵기 때문에 이 후보 주장은 판단유보

    검증내용

    [검증대상]

    이재명 후보의 "탈모약 보험 적용, 700~800억 원이면 된다"는 주장


    [검증방법]

    건강보험공단, <SBS 사실은팀의 질의에 대한 답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SBS 사실은팀의 질의에 대한 답변>

    유시민 전 장관의 경북대 강의중 무상의료에 관한 의견 


    [검증내용]




    700~800억 원의 근거는?


    이재명 후보는 700~800억 원의 근거를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이재명 캠프에서 일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의 발언에서 그 계산법을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탈모 치료제, 먹는 약 시장이 한 1,100억 규모라고 합니다. 건보 대상의 기준은 약값이 떨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700억 원이 채 안 될 것으로 보이고요."

    -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지난 7일



    즉, 탈모약 시장 전체 규모에서 약값의 일부를 '건강보험'의 명목으로 국가가 부담한다는 것이고, 국고 부담 액수는 700억 원도 되지 않는다는 주장입니다. 탈모약 시장 규모가 중요한 근거가 됐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일단, 탈모약 시장 규모부터 알아봤습니다. 헬스데이터 플랫폼인 유비스트 데이터(UBIST DATA)와 제약업계는 2020년 기준 탈모약 시장 규모를 추산한 적이 있습니다. 1,255억 원 정도였습니다.



    언뜻 보면 합리적인 예측 같지만, 여기에는 의료 서비스와 관련해 중요한 계산 하나가 빠져 있습니다. 탈모약 먹는 사람들을 '고정값'으로 정해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의료 서비스는 가격 탄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격이 떨어지면 기존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병원과 약국으로 모여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맥락은 과거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강연을 참고할 만합니다. 2008년 경북대 강연인데, 당시 주제는 탈모와 관련 없는 무상의료였지만, 건강보험 적용과 수요 증가의 상관관계를 듣기 쉽게 풀어놓고 있습니다.




    "보험이 없을 때와 있을 때에는, 소비자들이 인식하는 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보험이 생기게 되면 소비자들의 수요곡선은 오른쪽으로 이동하게 돼 있다. 즉, 과거보다 훨씬 많은 양을 수요 하는 것이다. …… 무상 교육은 교육이 무료라고 소비량이 더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의료 서비스는 가격 변화에 따라 수요량이 엄청나게 변화하는 시장이다. 의료 서비스 수요량이 얼마나 더 늘어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 만약, 국민 의료비 지출을 현행 수준에서 묶을 수 있다면 무상의료에 100% 찬성한다. 그러나 고정돼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 유시민 전 장관의 경북대 강의, 2008년



    결국, 탈모약은 현재 소비량이 아니라, 수요 증가에 다른 예측 소비량이 가장 중요한 변수라는 의미입니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장을 지낸 이상이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대충 계산해 보면 탈모치료제 한 달 약값이 4만 5000원이다. 이 중 70%인 3만 원 정도를 보상해 준다면 1년에 36만 원이고, 1000만 명에게 적용되면 연간 3조 6000억 원이 들어간다. 만약에 300만 명 정도로 한 3분의 1로 줄이더라도 1조 2000억 원이 들어가는 대규모 일이 된다."

    - 이상이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CBS 라디오 한판승부, 지난 5일



    이 교수는 건강보험으로 70%를 보상한다는 전제로, 300~1000만 명일 때를 계산하고 있습니다. 연간 1~3조 원이 들어간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수요량을 모르기 때문에 이상이 교수의 주장 역시 검증이 어렵습니다. 현실성 없는 '최대 수요량'을 기준 삼은 계산법에 가깝습니다. 다만, 이 교수의 주장은 수요량 변화에 따라 건강보험 부담액이 급증할 수 있다는 점 정도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사실은팀은 정확한 수요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이재명 후보가 말한 '건강보험 부담액 700~800억 원'에 대한 사실 여부 판단을 유보합니다. 하지만, 의료 서비스 수요량 변화를 정밀하게 분석하지 않은 결과라고 평가할 수는 있습니다. 



    탈모 진료비 378억 원? 탈모 인구 1천만 명?


    전문가들도 그렇고, 언론도 그렇고, 각자의 통계와 데이터를 활용해 탈모 보험 적용에 들어갈 비용을 계산하고 있습니다. 탈모 진료비, 탈모 인구, 탈모 약값 등 원하는 통계를 '발췌'해 주장을 강화하기도 합니다. 여러 통계들이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정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SBS 사실은팀은 탈모 공약 공론화 과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명확한 데이터를 정리했습니다.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자료를 요청했습니다.

    먼저 진료비 통계입니다. 건강보험공단은 2020년 기준 탈모 질환 총 진료비가 387억 8,898만 원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부 언론에서 이 액수를 '탈모 진료비'라고 쓰고 있는데, 정확히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탈모 질환의 총 진료비입니다.

    즉, 탈모 가운데서도 보험이 적용되는 질환이 있습니다. 총 진료비 388억 원의 기준이 되는 탈모 질환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런데 이 388억 원이 고스란히 국가 부담은 아닙니다. 일부 언론에서 "이 액수를 기준으로 탈모 인구 1천만 명이 쓰면 얼마가 지출될 거다"는 식으로 계산하고 있는데, 이 역시 사실이 아닙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질의서를 보냈는데, "총 진료비 388억 원은 공단 부담금과 개인 부담금을 합친 비용이다. 국민건강보험법 제44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9조에 의거해, 위 질환이 있는 탈모 환자들은 의원급의 경우 30%,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60%를 본인 부담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388억 원에는 개인 부담금이 포함돼 있다는 얘기입니다.

    사실은팀이 건강보험공단에 요청해, 이 액수 가운데 공단부담금과 개인부담금을 따로 떼서 받아봤습니다.



    즉, 총 진료비 388억 가운데 공단 부담금은 256억 674만 원, 전체의 66%이며, 개인 부담금은 131억 8,224만 원, 전체의 34%였습니다. 정리하면, '보험이 적용되는' 탈모 환자의 진료비를 따져보면, 국가가 지는 부담은 388억 원이 아니라 250억 원 정도로 보는 게 맞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는 보험이 적용되는 탈모 질환 환자들 얘기고, 지금 논란의 핵심은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탈모 인구입니다. 위 통계는 대략적인 탈모 치료비를 참고할 수 있을 뿐, 비보험 탈모 인구까지 넓혀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다음으로 탈모 인구와 관련된 통계입니다. 수요 예측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데이터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보험이 적용되는 탈모 치료 환자들은 건강보험공단을 통해 쉽게 파악이 가능합니다. 관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연하지만 이 역시 비보험 대상자 통계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최근 이런 말을 했습니다.



    "탈모 인구 1천만 명으로 예상된다… 탈모는 사회적 질병으로 국가 책임 필요성 높아졌다."

    -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 민주당 정책조정회의 백브리핑, 지난 6일



    '탈모 인구 1천만 명'은 관례적으로 자주 쓰이는 수치이기도 합니다. 앞서 박주민 의원은 탈모 인구를 지금과 같은 '고정값'으로 정해놨는데, 신현영 의원은 1천만 명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당내에서도 수요 예측을 제대로 고민하지 않았다는 방증일 수 있습니다.

    어쨌든 건강보험공단에 물어보니, "병원 치료를 받은 탈모 환자 통계를 공개할 뿐 일반 탈모인 현황까지 파악하진 않는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일부 전문가들과 언론들이 1천만 명을 기준으로 국가 부담액을 계산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역시도 정확하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SBS 사실은팀이 실제 탈모 인구와 관련된 자료들을 찾아봤는데, 그나마 정밀한 데이터를 통해 파악된 논문은 20년 전 발표된 경희대학교 병원의 <한국 남성과 여성의 탈모증 유병률과 유형> 정도였습니다. 1997년 12월부터 1999년 7월까지 경희대학교 병원에 정기검진을 한 남성 5,531명, 여성 4,601명 총 1만 13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건데, 남성은 14.1% 여성은 5.6%가 탈모 인구라고 썼습니다. 2001년 7월 영국피부과학회지(Br J Dermatol)에 실렸습니다. 하지만, 20년 전 논문이라 새로운 연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높아진 기대치, 그리고 데이터


    많은 사람들이 이재명 후보의 탈모 공약에 관심이 많다는 건,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탈모로 고생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탈모가 스트레스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는 차고 넘칩니다.

    공동체 구성원들의 스트레스 역시 사회적 비용입니다. 미용 목적에 왜 건강보험을 적용하느냐고 비난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적용하지 않더라도 우리 공동체가 탈모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있다면 충분히 논의될 수 있습니다. 다만, 전제가 있습니다. 탈모로 인한 사회적 스트레스의 비용, 그리고 건보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로 비교하는 등의 과학적 연구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입니다.

    여기에는 지난한 추계 과정이 수반될 수밖에 없습니다. 탈모 인구, 탈모 인구 가운데 탈모 치료 의사가 있는 인구, 나아가 탈모약 가격대 변화가 치료 의사에 미치는 영향 등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론화가 너무 앞서면, 다시 상처받는 건 탈모로 고생하시는 분들일 수 있습니다. 기대치는 높아졌는데, 추계 결과 도저히 답이 안 나와 공약이 폐기되거나 하나마나한 대안으로 마무리될 가능성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탈모인들을 두 번 울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검증결과]

    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탈모 환자만을 확인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은 환자는 파악할 수 없습니다. 또한, 의료서비스 특성상 가격이 떨어지면 소비량이 급격하게 늘어나기 때문에 그 수요도 예측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이재명 후보의 "탈모약 보험적용, 700~800억 정도면 된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을 유보합니다.

    검증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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