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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 정치인(공직자)의 발언
  • 정치, 국제, 사회, 20대 대통령 선거
보충 설명

이번 주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의 '전두환 옹호 발언' 후폭풍이 거셌습니다.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전 씨가 정치는 잘했다"는 지난 19일 발언 때문입니다. 윤 후보는 결국 이틀 뒤 사과했지만, 자신의 SNS에 반려견에 사과를 주는 사진을 올리면서 논란이 다시 불붙었습니다. 윤 후보는 이번 주 내내 전두환 씨 관련 질문을 받아야 했습니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도 반격에 나섰습니다. 이 후보는 자신의 SNS에서 "윤석열 후보가 전두환 씨를 찬양하고도 반성은커녕 사과 사진으로 2차 가해를 남발 중"이라며 "한국판 '홀로코스트 부정 처벌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유럽에서 나치를 찬양하거나 나치 범죄로 부인하는 이들은 처벌 이 법에 의해 처벌받고 있다"며 "독일은 5년 이하의 징역을, 유럽 연합도 협약을 통해 최대 3년의 징역형으로 처벌한다"고 부연했습니다. 사실 5.18 역사를 왜곡하는 발언을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은 어제오늘 일은 아닙니다. 또 그럴 때마다 독일의 '홀로코스트 부정 처벌법' 사례가 늘 소환되고 있습니다. 저희 사실은팀도 지난해 5.18 광주 민주화 운동 40주년을 맞아 이와 관련한 팩트체크를 한 적이 있습니다.독일에서 홀로코스트 부정 처벌법이 어떻게 다뤄지고 있는지, 이재명 후보의 발언을 심층 팩트체크 했습니다.

    팩트체크 요약
     
    •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개인 SNS에  「한국판 홀로코스트 부정 처벌법」의 필요성을 제시
    •  유럽은  「홀로코스트 부인 처벌법」이 있고, 독일에서는 5년 이하 징역형이나 벌금형을 선고한다고도 덧붙여
    • 독일 내 홀로코스트 부인으로 유죄와 무죄를 선고받은 각각의 판례를 찾아, 무조건적인 유죄가 선고되지 않음을 확인
    • 판결을 가른 핵심은 "공공의 평화에 해를 끼치는가". 그러나 이는 법의 해석영역으로 독일 내에서도 논란이 존재

    검증내용

    [검증대상]

    독일에서 홀로코스트 부정하면 처벌받는다?


    [검증방법]

    *참고 사이트 및 자료

    1. 독일 형법 

    2. 독일연방 헌법재판소 결정문 1 BvR 673/18

    3. 독일연방 헌법재판소 결정문 1 BvR 2083/15 

    4.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검증내용]


    독일은 역사 부정하면 바로 처벌할까


    1944년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모습


    독일의 '홀로코스트 부정 처벌법' 내용부터 확인했습니다. 이 법은 특별법이 아니라, 독일 형법 제130조 '대중선동죄'의 3항을 의미합니다. 



    <독일 형법 제130조 3항 (대중선동죄)>

    Strafgesetzbuch (StGB) § 130 Volksverhetzung

    (형법) 6조 1항에 명시된 국가사회주의 체제 하의 행위를 공개적으로, 또는 집회에서 용인, 부정, 축소시킴으로써 공공의 평화에 해를 끼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벌금에 처한다.

    Mit Freiheitsstrafe bis zu fünf Jahren oder mit Geldstrafe wird bestraft, wer eine unter der Herrschaft des Nationalsozialismus begangene Handlung der in § 6 Abs. 1 des Völkerstrafgesetzbuches bezeichneten Art in einer Weise, die geeignet ist, den öffentlichen Frieden zu stören, öffentlich oder in einer Versammlung billigt, leugnet oder verharmlost.



    대중선동죄가 말하는 6조 1항은 대량 학살 관련한 제노사이드 조항으로, 대량 학살을 하면 종신형에 처한다고 돼 있습니다. 즉, 나치가 벌인 홀로코스트를 부정하거나 축소하는 행위가 '공공의 평화에 해를 끼치는 경우 처벌한다는 의미입니다. 


    위 법에 의해 실제 처벌된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나치 할머니'로 알려진 1929년생 극우 활동가 우르줄라 하퍼베크는 평소 "독일은 유대인을 학살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이미 2000년 이전부터 비슷한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이 법으로 2005년 첫 벌금형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왜곡된 신념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지속적으로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책을 냈고, 지역 언론에 "(수용소에서) 가스로 대량 학살을 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기고문을 실었습니다. 결국, 하퍼베크는 2015년 징역 8월을 선고 받았고, 이후에 추가로 다른 발언에 대한 유죄 혐의가 입증되면서 형이 2년까지 늘어났습니다.


    하퍼베크가 1995년 발간한 <인간을 위한 세계 투쟁과 독일의 자기 반성>

    (Der Weltkampf um den Menschen. Eine deutsche Selbstbesinnung)


    하퍼베크는 대중선동죄 조항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다며 2018년 연방 헌법재판소에 헌법 소원을 냈습니다. 물론 기각됐습니다.

    저희 사실은팀이 당시의 결정문을 찾아봤는데, 헌법재판소는 "홀로코스트를 공개적으로 옹호하는 건 공공의 평화를 교란하는 행위"라고 분명히 명시하고 있습니다.

    독일연방 헌법재판소 웹사이트는 독일어 판결문을 영어로 발췌, 요약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형법 130조 3항에 따라, 범죄로 간주되는 나치 집단학살을 공개적으로 옹호하는 것은, 공공 담론의 경계를 넘어 공공 평화의 교란 행위이다.

    Thus, publicly approving of the Nazi genocide, which constitutes a criminal offence under § 130(3) StGB, also crosses the boundaries of peaceful public discourse and evinces a disturbance of the public peace.

    - 독일연방 헌법재판소 1 BvR 673/18



    그런데, 역사 부정 발언을 했다고 해서 모두 처벌하는 건 아닙니다. 저희 사실은팀이 반대의 결정문도 확인했습니다. 마찬가지로 하버베크의 헌법 소원이 기각됐던 2018년 나온 결정문입니다. 홀로코스트 부정 발언 때문에 대중선동죄로 처벌 받은 한 남성이 처벌이 부당하다며 헌법소원을 냈는데, 독일연방 헌법재판소는 이 남성의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이 남성은 자신의 유튜브에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나치 친위대를 따라 포로 수용소로 갔다", "나치 정권 레지스탕스에서 싸운 사람들이 거짓 증언을 하고 있다"고 주장해 처벌 받았습니다. 지방법원은 그 남성에게 총 2,100유로의 벌금형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독일연방 헌법재판소는 지방법원의 판결이 잘못됐다고 판단했습니다. '홀로코스트 부정 처벌법'은 역사를 부정한다고 처벌하는 게 아니라, '공공의 평화를 위협할 때' 처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남성의 발언이 공공의 평화를 위협한 걸 제대로 입증해내지 못했다는 겁니다. 



    형법 제130조 제3항은 공공의 평화 보호에 집중한다. … 따라서 축소화 행위를 포함하는 등의 형태를 모두 포함해 형법 제130조 제3항에 따른 형사 판결은 기본법 제5조 제1항의 조건에 따라 오직 공공 평화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발언에만 적용할 수 있다.

    § 130(3) StGB focuses on the preservation of public peace. …… A criminal conviction pursuant to § 130(3) StGB with all its variations – i.e. including the act of trivialisation – can therefore only be based on such statements that are capable of endangering public peace in the sense of the requirements of Art. 5(1) GG.

    - 독일연방 헌법재판소 1 BvR 2083/15



    심지어 독일연방 헌법재판소는 단순히 기존의 역사를 부정한다고 해서 처벌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해당 발언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역사나 피해자를 적절히 고려하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표현의 자유의 범위에서 제외되지 않는다. 또한 표현의 자유는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고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가치를 깎아내리려는 공격적이고 혐오스러우며 의도적으로 자극적인 발언도 포함한다.

    A statement does not fall outside freedom of expression, however, solely because it fails to give adequate consideration to the commonly accepted records of history or to the victims. Freedom of expression also covers manifestly offensive, repugnant and intentionally provocative statements that are scientifically unfounded and seek to discredit the fundamental values of our society.

    - 독일연방 헌법재판소 1 BvR 2083/15



    역사 부정 처벌법의 핵심 가치는 '현재성'


    지난해 5.18 40주년을 맞아, <말이 칼이 될 때>의 저자 숙명여대 홍성수 교수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홍 교수는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이유가, 단순히 허위 사실을 유포했기 때문이 아니라, 피해자 집단을 차별해도 된다는 메시지와 같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달리 말하면, 독일의 홀로코스트 부정 처벌법의 정당성은 역사적 사실 그 자체의 '중요성'이 아니라, 지금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와 관련한 '현재성'에 있다는 겁니다.

    독일의 홀로코스트 부정 처벌법이 규정했던 '공공의 평화'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의 공공의 평화입니다. 과거에 대한 부정이 '현재의' 공공의 평화를 해칠 때, 처벌의 근거가 생긴다는 얘깁니다. 즉, 역사부정 처벌법은 주류 역사를 거스르는 행위에 대한 '보복법'이 아니라, 역사를 빌미 삼아 산 자에 대한 모욕을 막는 '차별금지법'의 성격이 짙습니다. 유럽 사회가 홀로코스트 부정에 강경하게 대응해온 이유입니다. 위의 독일연방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은 이런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 


    지난해 5월 18일 SBS8뉴스


    개인적으로 독일의 홀로코스트 부정 처벌법은 충분히 의미 있는 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법적 모호함의 문제가 따라 나올 수밖에 없는 한계도 존재합니다. 실제 독일 내부에서도 이 법은 늘 논란이 됐고 지금도 논란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두 결정문의 사례만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어디까지 공공의 평화에 해를 끼치는가에 대한 '기준선'이 늘 도마 위에 오릅니다. 이는 법에서 정한 어떤 공식을 정밀히 따르기 보다는 해석에 의존하는 측면이 강하다는 걸 의미하기도 합니다.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법은 늘 이런 반론을 안고 삽니다.

    독일 역시, '공공의 평화'와 '표현의 자유' 사이에서 지난한 해석의 과정과 함께, 살얼음 같은 의사 결정을 내리고 있음을 방증하고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기계적으로 인용하는 해외 사례가 실제로는 다양한 층위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독일에서 이 법이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진지한 성찰 없이, "역사를 왜곡하면 처벌한다", "우리 민족의 역사를 지켜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역사적 논쟁을 늘 사법적 판단에 맡겨야 하는 상황이 전개될 수 있습니다. 독일 역시 이런 부분의 위험성을 알기에 - 다소 모호하고 추상적이더라도 - '공공의 평화'라는 단서 조항을 달아 놓은 걸로 읽힙니다.
      

    홀로코스트법 벤치마킹 했지만……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이런 점에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은 그 현재성을 고민해 볼 수 있는 지점이 분명 있습니다. 5.18을 부정하는 이들 때문에 생존자들이 여전히 고통 받고 있고, 나아가 호남 혐오와 같은 감정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실제로 이어졌던 까닭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이른바 '5·18 왜곡 처벌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했습니다. 홀로코스트 부정 처벌법을 벤치마킹한 법은 이미 존재하고 있습니다. 


    '5·18 왜곡 처벌법'이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때 모습



    제8조(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금지)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방법으로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허위의 사실을 유포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신문, 잡지, 방송, 그 밖에 출판물 또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항제1호에 따른 정보통신망의 이용

    2. 전시물 또는 공연물의 전시ㆍ게시 또는 상영

    3. 그 밖에 공연히 진행한 토론회, 간담회, 기자회견, 집회, 가두연설 등에서의 발언

    ② 제1항의 행위가 예술ㆍ학문, 연구ㆍ학설, 시사사건이나 역사의 진행과정에 관한 보도를 위한 것이거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목적을 위한 경우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

    -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다만, 이 법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허위 사실 유포' 방지법에 가깝습니다. '현재성'을 담보한 문구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자연히 법에 대한 논란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처벌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힘 못쓰는 처벌법에 불과하다"이라는 비아냥도 있고, 다른 한 편에서는 "5·18 왜곡은 객관적 자료 발굴과 홍보로 해결해야 한다", "형사 처벌은 근본적 방안이 될 수 없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공론화 끝에 어렵사리 제정된 법이지만, 법 제정 이전이나 이후나 매듭짓지 못한 과제가 여전합니다.

    현존하는 법 앞에서, 유력 대선 후보가 다시금 한국판 '홀로코스트 부정 처벌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반복하는 것 역시,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가 여전히 많다는 걸 방증하는 상징적 장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검증결과]

    독일 내부에서도 홀로코스트 부정 처벌법은 논란입니다. 법이 정한 공식을 따르기 보다 법적 해석을 통해 판결이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사실은 팀은 위 근거들을 바탕으로 절반의 사실로 판단합니다. 

    검증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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