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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 언론 매체

보충 설명

지난 26일 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망 이후 국립묘지 안장 자격에 관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12.12 사태 등으로 내란죄를 선고받은 노 전 대통령이 국립묘지 안장 대상이 될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국가보훈처는 노 전 대통령의 국립묘지 안장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당일 언론은 여전히 국립묘지 안장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점치고, 국민 통합을 위해서 정치적인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식의 분석 기사들이 연달아 보도됐습니다. 과연 노 전 대통령의 국립묘지 안장 나아가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우가 노태우 씨의 사례와 같다고 볼 수 있는지 MBC 팩트체크팀 <알고보니>에서 확인했습니다.

    최종 등록 : 2021.11.01 22:07

    검증내용

    당일 나온 다수의 언론 보도


    [검증방법] 

    1. 관련 법(국립묘지법/국가장법) 검토

    2. 국가보훈처 관계자 인터뷰

    3. 이전 사례(김대중 전 대통령, 안현태 전 청와대 경호실장 등) 검토

    -국가보훈처 질의에 대한 천정배 의원실 자료

    4. 2003년 국립묘지안장대상심의위원회 회의록 관련 언론 보도 확인

    5. 김대중 전 대통령 국립묘지 안장에 관한 2009년 제35회 국무회의록

    6. 2012 국가보훈처 국회 보고서 검토

    7. 감사원 국가보훈처 감사 결과 보고서 확인


    [검증내용]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MBC 뉴스데스크 갈무리)


    누가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있는지, 그 자격을 따져보기 위해 국립묘지 안장의 근거가 되는 ‘국립묘지법’을 확인했습니다. 국립묘지법 제5조 1항에 따르면 전직 ‘대통령’이거나 ‘국가장으로 장례를 치른 자’는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있습니다. 예외의 자격도 있습니다. ‘내란죄 등으로 금고 1년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는 국립묘지 안장 자격을 박탈당합니다. 정리하자면, 실형 이상의 전과자라면 전직이 대통령이라도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없는 겁니다. 따라서 내란죄로 징역 17년을 선고받은 노 전 대통령은 원칙상 국립묘지 안장 대상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노 전 대통령의 안장 자격을 두고 논란이 불거진 건 사면이나 복권이 된 경우에 관한 별도의 규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노 전 대통령은 내란죄로 징역 17년형을 선고받았지만 지난 1997년 ‘국민 대화합’을 이유로 특별 사면 및 복권되었습니다. 이 경우 이전의 선고 효력이 사라져 국립묘지 안장 자격을 회복했다고 판단할지, 아니면 선고 효력이 유효한 것으로 보고 안장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할지, 사람마다 해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국립묘지 안장 결격 사유 질문에 대한 국가보훈처 답변(천정배 의원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의 국립묘지 안장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앞선 2019년에도 같은 논란이 불거져, 국립묘지 안장 자격을 심사하는 국가보훈처가 공식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보훈처는 실형을 선고받은 전 대통령들의 국립묘지 안장 자격을 두고 “사면, 복권 되더라도 기존의 전과 사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안장 대상 결격 사유도 없어지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특별사면으로 복권된다고 해서 이전의 선고 효력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보훈처는 관련법에 사면, 복권에 관한 규정을 신설할 필요성을 주장하며 “자세한 내용은 법무부의 유권 해석에 따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 국립묘지 안장에 대한 당시 법무부 장관 의견(국무회의록)


    보훈처의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여전한 건 결격사유인 뇌물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받고도 국립묘지에 안장된 ‘전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법무부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실형을 선고받은 뒤 사면 및 복권되었던 것에 대해 “사면, 복권이 국립묘지에 안장될 자격도 회복시켜주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국립묘지 안장을 승인했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 조성을 도와 실형을 받고 사면, 복권된 안현태 전 청와대 경호 실장 또한 지난 2011년 국립묘지에 안장됐습니다. 


    안장 자격 결정은 심의위원회의 위원구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국립묘지법에 따라, 실형을 받았던 안 전 실장 또한 국립묘지 안장 자격을 회복한 것으로 보아야 할지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안 전 실장의 안장 자격 심사를 맡았던 국가보훈처 소속 국립묘지 안장대상심의위원회는 실형 선고 사실보다 군인으로서 안 전 실장의 공을 더 크게 인정해 국립묘지 안장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안장심의위원회 회의 상황, 위원 사퇴가 눈에 띈다(국가보훈처, 2012)


    이에 안장에 반대하는 위원들과 찬성하는 위원들 간 충돌이 일어나면서, 안장을 반대한 심의위원 3명이 사퇴하기도 했습니다. 2012년 국가보훈처가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사퇴한 의원을 제외하고 안장대상심의위원회 회의에 참가한 9명의 위원 중 무려 8명이 안 전 경호실장의 국립묘지 안장에 찬성했습니다. 2012년 감사원의 감사 결과, 당시 보훈처에서 심의위원들에게 결정을 독촉하는 외압도 행사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국립묘지 안장 기준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 또한 훼손된 사례였습니다.


    이는 안장 여부를 결정하는 데 심의위원회의 판단이 전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발생한 사건입니다. 앞서 짚었듯, 특별 사면 및 복권이 되는 경우 국립묘지 안장이 가능한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보니 발생한 문제인 겁니다. 이에 대해 5.18 기념재단 이기봉 사무처장은 <알고보니> 팀에 “(안장대상 심의위원회가) 어떤 의지를 갖고 있는지에 따라 국립묘지 안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립묘지법 개정안(진성준 의원 대표발의, 2012)

    ▲국립묘지법 개정안(손금주 의원 대표발의, 2019)


    이처럼 안장심의위 결정에 의존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지난 2012년부터 사면, 복권 받은 이의 국립묘지 안장을 금지하는 ‘국립묘지법 개정안’이 계속해서 발의됐습니다. 그럼에도 개정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은 건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실형을 선고받은 이는 국가장의 대상이 될 수 없게 하는 국가장법 개정안도 6차례나 발의됐지만 모두 임기만료로 폐기됐습니다. 


    이번 국회에서도 국립묘지법과 국가장법 개정안이 다시 한 번 발의되었습니다. 모두 “실형을 받은 경우 사면, 복권이 되어도 국립묘지 안장이나 국가장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두 개정안 모두 지난 국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계류 중입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 또한 노 전 대통령과 같이 내란죄로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복권된 바 있습니다. 때문에 관련법이 개정되지 않는 이상 논란은 한 차례 더 불거질 것으로 보입니다. 


    [검증결과] 

    국립묘지법에 따르면 전직 대통령은 국립묘지 안장 대상입니다. 하지만 동법에 따라 금고 1년 이상의 실형을 받으면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없습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안장 자격과 안장 예외 자격, 다시 말해 반대되는 두 자격에 모두 해당합니다. 국립묘지법상 노 전 대통령처럼 실형을 받았다가 사면, 복권이 된 사람의 경우 국립묘지 안장 자격을 회복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지, 형의 선고 효력은 남는 것으로 보고 안장 대상에서 제외할 지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없습니다. 때문에 사면, 복권된 이의 국립묘지 안장은 현재로써는 정부와 국립묘지 안장대상 심의위원회가 안장 불가를 고수하고 있지만, 고정불변의 원칙이 아님을 역사적 사례는 말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언론들이 보도한 노 전 대통령의 국립묘지 안장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닙니다. 국가보훈처에서 안장대상이 아니라고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있음에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국립묘지 안장과 둘러싼 과거의 논란을 그대로 인용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논란의 역사적 맥락을 고려해 ‘절반의 사실’로 판정합니다.

    검증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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