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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충 설명

 문재인 대통령이 개고기 식용 금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지난 27일 김부겸 국무총리와의 주례 회동에서 '유기된 반려 동물 관리 체계' 개선 보고를 받은 뒤 나온 말입니다. 개 식용 찬반 양론이 다시 불붙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해외에서 관심이 뜨겁습니다. 외신들이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습니다. AP, AFP, 로이터, 가디언, CNN, BBC 등은 물론, 현지 뉴스 비중이 높은 미국 CBS나 USA 투데이 등도 이 소식을 빠르게 전하고 있습니다. 외신 보도에서 공통적으로 인용하는 통계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연간 100만 마리의 개를 식용으로 도축하고 있다"는 표현입니다.기사들을 자세히 읽다 보면, "한국 같은 나라에서 이런 일이!"라는 식의 뉘앙스가 읽힙니다. 이 수치를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외국인들도 꽤 많습니다. 한국의 식문화가 야만적이라는 주장의 '근거'가 되는 것 같습니다."식용을 위해 연간 100만 마리의 개가 도축되고 있다", 이 통계가 어떻게 나온 것인지 팩트체크 했습니다. 

    검증내용

    [검증 대상]


    1. AFP, <South Korea's president raises ban on eating dog meat: "Hasn't the time come?">, 9월 27일자 기사 내용.

    연간 100만마리의 개가 식용으로 소비되는 등 개고기는 오랜 시간 한국의 식문화에 자리 잡고 있었다. 

    The meat has long been a part of South Korean cuisine with about 1 million dogs believed to be eaten annually


    2. BBC, <South Korea's president mulls dog meat ban as consumption dwindles>, 9월 27일자 기사 내용.

    한국에서는 여전히 매년 100만 마리의 개가 식용으로 도축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It is estimated that up to one million dogs are still slaughtered for food each year in South Korea.

     

    [검증 방법]


    1. 이정미 의원실(옛 정의당 의원), <한국식용 개농장 분포 실태 최초 공개 기자회견 보도자료> 참고.

    2. 농림축산식품부, <2020년 반려동물 보호·복지 실태조사> 참고.

    3.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 닐슨코리아 <국내 식용견 소비 인식조사> 참고.


    [검증 내용]


    통계는 어떻게 시작됐을까


    외신에서는 100만 마리 식용 도축과 관련해 출처를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단정적으로 표현해 공식 통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사육·유통되고 있는 식용 개에 관한 공식 통계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통계는 어디서 시작됐을까요. 한국의 개고기 문화와 관련해, 외국에서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웹사이트부터 찾아봤습니다. 구글, 유튜브, 페이스북, 바이두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로 접속률이 높은 위키피디아에 '한국의 개고기 소비'(Dog meat consumption in South Korea)라는 항목이 별도로 마련돼 있었습니다. 
     


    ▲ 위키피디아에서 설명하고 있는 '한국의 개고기 문화' 

    사실 기자들이 기초 자료를 수집할 때 위키피디아를 많이 참고합니다. 물론, 온라인 백과는 팩트를 다시 확인하는 게 원칙입니다. 해당 항목에 "100만 마리의 개가 식용으로 도축된다"(1 million dogs are consumed per year in South Korea)는 표현이 있습니다. 출처는 국내의 한 언론사의 2017년 7월 21일자 기사입니다.
     
    해당 기사는 언론사 자체 기획 기사가 아니라, 이정미 전 정의당 의원과 동물 보호 단체가 집계한 자료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2017년 6월 열린 "한국식용 개농장 분포 실태 최초 공개 기자회견" 내용입니다.

    주요 내용은 국내 식용 개농장이 2,862곳이며, 여기서 기르는 개가 78만 1,740마리였습니다. 일정 면적 이상에 가축 분뇨 처리 시설로 신고한 곳의 숫자만 추산한 것으로, 소규모 개농장을 합치면 연간 100만 마리의 개가 식용으로 유통된다고 추정했습니다.

    관련 단체에 당시 통계에 대해 구체적으로 물어봤습니다. "환경부에서 제출 받은 가축 분뇨 시설 신고 의무 농장 자료를 바탕으로 조사했다. 정부에서 갖고 있는 자료도 사실 정확하지 않지만, 그걸 최소 수치로 잡고 추정하는 식으로 계산했다."고 했습니다. 다만, 정부에서 공식 통계를 잡고 있지 않는 것을 민간 단체에서 집계하다 보니, 한계는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간 공식 통계가 없었던 개 도축 현황을, 민간 단체가 환경부 자료로 우회해 집계한 것은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정부가 하지 않았던 일을 민간 단체가 한 것은 높게 평가받아야 하고, 보도 가치도 있다고 판단합니다.

    다만, 공식적인 통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 혹은 '사실 아님' 이런 식으로 판정을 내리는 것은 어렵습니다. 저희 사실은팀의 판단은 '판단 보류'입니다. "모르는 것도 팩트다"는 저희 사실은팀의 중요한 원칙이기도 합니다. 


    박제된 통계


    하지만, 2017년 추정 통계가 2021년 현재까지 온라인에 '박제'돼, 한국 식문화의 야만성을 은유하는 수치 근거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수치가 한국의 개고기 문화 관련 기사에 계속 인용된다는 점에서, 또 이 기사들이 SNS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유통되며 지속적으로 '충격'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통계 수치의 맥락을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봤습니다.

    개고기 찬반 논란과는 별개로, 2017년 이후 사회적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도 사실입니다. 반려견 열풍이 컸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통계를 참고하면, 2017년 등록 반려견은 117만 마리, 2020년은 232만 마리로 2배로 늘었습니다.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이 닐슨코리아와 함께 진행한 국내 식용견 소비 인식조사도 극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발표됐습니다.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두 차례 진행됐는데, 불과 3년 새 인식이 크게 변화했습니다. 자연히 개 고기 소비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추정할 수 있습니다. 개고기 산업은 사라질 가능성이 큰 산업이라는 분석이 심심찮게 나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번 팩트체크는 개고기 찬반 논란과 관련해 한 편을 지지할 목적으로 쓴 게 아닙니다. '박제된' 통계가 어떻게 유통되고 소비되는지, 또 그것이 사람들의 정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민해보자는 취지가 강합니다.

    통계가 한 번 박제되고 나면 이후 사회의 변화상은 쉽게 누락되곤 합니다. 제도는 물론, 인식도 빠르게 변하는 시대입니다. 그럼에도 사안을 잘 몰랐던 외국인들은 기사를 보고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달리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이게 좀 걱정됩니다.

    어쩌면 외신들도 이 수치가 충격적이기도 하고,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끌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한국의 개고기 문화 기사를 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몇몇 외신에서 한국의 개고기 소비가 감소 추세라는 문장을 넣은 점은 다행입니다. 정부도 관련 대책을 수립할 때, 사회적 분위기의 변화상을 분명히 명시하고 강조했으면 좋겠습니다.


    [검증 결과]

    정부와 시민단체 양측이 갖고 있는 자료가 구체적이거나 공식적이지 않기 때문에 사실은 팀에서는 판단을 보류합니다.

    검증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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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유럽위원회, FIRST DRA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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