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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충 설명

지난 14일 차별금지법이 법제사법위에 회부되며 재계와 대기업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차별금지법이 ‘학력’, ‘고용형태’, ‘장애’, ‘성별’, ‘나이’ 등을 이유로 차별을 금지해 석박사에게 더 높은 임금을 주는 등 차등 대우도 불가능해지고, 기업의 자율 경영이 훼손된다는 주장입니다. 또, 차별금지법이 손해배상 조항에 대해 “노동자가 차별을 주장하면, 기업이 차별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해야 해 ‘아니면 말고’식의 신고가 급증할 수 있다”, “징벌적 배상까지 포함해 과도하다”고 주장합니다. 일부 경제지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차별금지법을 “차이와 차별도 구분하지 못한다”, “기업 옥죄기법이다”라며 비판했습니다. 정말 차별금지법이 기업의 필요에 의한 임금, 처우의 차등까지 가로막고 기업이 소송에 시달리게 하는 ‘기업 옥죄기법’이라 볼 수 있는지 팩트체크했습니다.

    검증내용

    [검증 대상]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기업의 합당한 차등조치도 차별로 처벌받게 되는지, 차별 진정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시정되며 그 과정에서 기업을 대상으로 한 '묻지마 소송' 가능해지는 것인지



    [검증 방법]


    1. 법사위에 회부된 차별금지법의 차별에 대한 규정 검토

    법사위에 회부된 차별금지법이 명시한 차별의 정의를 검토했습니다. 이를 통해 실제로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임금, 처우 차등 등이 불가능한 것인지 따져봤습니다.


    2. 차별금지법에 따른 차별 시정 절차 검토 및 장애인 차별금지법에 따른 소송 건수 조사

    법사위에 회부된 차별금지법이 실제 적용되었을 때 어떠한 과정을 거쳐 차별 시정이 이루어지는지 따져봤습니다. 또, 이번 차별금지법과 유사한 기존의 장애인 차별금지법이 입법된 후, 소송까지 간 건수는 얼마나 되는지 조사했습니다. 이를 통해 재계와 일부 경제지의 주장처럼 차별금지법이 기업을 상대로 한 ‘묻지마 소송’을 가능하게 하는 것인지 검토했습니다.



    [검증 내용]


    1. 법사위에 회부된 차별금지법의 차별에 대한 규정 검토


    법사위에 회부된 차별금지법안에서는 ‘성별’, ‘고용형태’, ‘나이’, ‘학력’등을 차별 조항으로 삼고 관련 차별 행위가 일어날 때 국가인권위가 시정명령을 내리도록 했습니다. 이러한 시정명령에 불응할 경우, 3천 만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이 부과됩니다. 즉,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기업이 ‘임금’이나 ‘처우’를 차별할 경우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차등’행위가 시정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차별 시정명령에는 한 가지 전제가 있습니다. 차등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에 시정해야 할 차별로 봅니다. 차별의 범위를 규정한 차별금지법 3조에서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장애, 나이, 국적 등 23개의 영역에서 ‘특정 개인이나 집단을 분리·구별·제한·배제·거부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차별이라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합리적 이유가 있다면 시정해야 할 차별로 보지는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가령 차별금지법에서는 ‘학력’에 따른 차별을 하지 말라고 하지만, 석박사를 채용해야 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채용에 학력 제한을 둔다고 해서 무조건 차별로 보지는 않습니다.


    차별금지법안(장혜영 의원 대표발의)

     

    차등 행위가 차별인지 아닌지는 국가인권위에서 판단하는데 국가인권위 역시 불가피한 경우 차별 금지의 예외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국가 인권위는 “차별금지법 권고법안 관련주요 질문/답변”에서 “특정 직무나 사업 수행의 성질상 불가피한 경우, 현존하는 차별을 해소하기 위하여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을 잠정적으로 우대하는 행위와 이를 내용으로 하는 법령의 제·개정 및 정책 수립 집행은 차별로 보지 않음”이라 명시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차별금지법 권고법안 관련주요 질문/답변 

     

    그러면 현실에서 ‘합리적 차등’과 ‘차별’을 어떻게 구분할까. 참고할 수 있는 해외 사례가 있습니다. 차별금지법의 ‘나이’ 조항은 유럽에서도 논쟁적이었는데, 이에 대한 판단은 국가별 관행에 따라 달랐습니다. 가령, 독일과 스웨덴에서는 유급 휴일 일수를 업무 숙련도가 아닌 ‘나이가 많을수록 많이 주는 것’이 차별금지법 위반이라는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스웨덴은 노인 근로자들이 퇴직급여 혜택을 받을 때까지 일하려면 유급 휴일을 많이 주는 배려가 필요하다 보고 차별이 아니라 했습니다. 반면 독일 은 고령자의 ‘필요’에 의해 휴일이 증가한 게 아니기 때문에 차별이라 봤습니다. 이는 차별에 대한 판단은 국가적, 사회 경제적 관행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또, 국내의 경우 다른 법안도 고려하기로 했습니다. 국가인권위는 인터뷰에서 “다른 법률에서 차별로 보지 않는 경우에는 차별의 예외로 규정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2. 차별금지법에 따른 차별 시정 절차 검토

    재계와 일부 경제지에서는 차별금지법의 ‘손해배상 조항’을 지적합니다. 손해배상 조항에 따르면 차별 입증 책임이 기업에게 있어 ‘묻지마 소송’이 급증하고, 징벌적 배상이 포함되어 기업의 자율 경영을 훼손할 여지가 크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역시 과장된 면이 있습니다. 우선, 앞서 설명했듯 소송으로 가기 전 국가인권위를 거칩니다. 국가인권위 단계에서 시정 명령을 내린 후에도 ‘합리적 이유 없이’ 개선되지 않는 경우 소송으로 가게 되는 것입니다. 또, 국가인권위에 피해자가 신고했을 때, 기업만 차별을 입증할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닙니다. 차별당한 사실은 피해자가 입증을 하되 그러한 차별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것을 기업이 입증하게 한 것입니다.


    MBC

     

    달리 말하면 이는 국가인권위가 시정 명령을 내렸을 때 시정이 이루어지면 소송까지는 가기는 쉽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2008년 시행된 장애인 차별 금지법이 도입됐을 때도 기업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 소송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2008년부터 2018년 말까지 국가인권위에 접수된 장애차별 관련 진정 사건 총 12,481건 중 절반 이상이 미인용 됐고, 인용된 건수 중에서도 대부분이 합의 종결되거나 권고 수준에서 마무리되어 수사 의뢰한 건수는 불과 4건, 긴급 구제한 건수는 단 1건에 불과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징벌적 배상의 경우 더욱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가인권위의 권고 후에도 차별이 시정되지 않은 경우 중에서도 차별행위가 악의적일 때만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차별금지법에서는 악차별행위의 악의성을 ‘고의성’, ‘반복성’, ‘보복성’, ‘피해의 내용 및 규모’를 고려해 판단한다고 명시했습니다.



    [검증 결과]

    차별금지법 도입으로 기업에 차별에 대한 시정 명령이 이루어지면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차별금지법이 모든 임금과 처우의 ‘차등’을 차별로 보는 것은 아닙니다.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차별로 보지 않습니다. 또, 다른 법에서 인정한 ‘차등’의 경우 차별로 보지 않습니다. 또, 기업이 ‘묻지마 소송’에 시달린다거나 징벌적 배상으로 기업활동에 방해를 받을 것이라는 주장도 지나치게 과장됐습니다. 장애인 차별금지법의 선례에 비추어볼 때, 시정명령을 이행할 경우 소송까지 가기는 쉽지 않으며, 징벌적 배상도 악의성이 명백한 경우만 해당됩니다. 따라서 ‘대체로 사실 아님’으로 판정합니다.

    검증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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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유럽위원회, FIRST DRA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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