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팩트체크 상세보기

HOME > 팩트체크 상세보기

언론사 자체 문제 제기

  • 기타
  • 경제, 사회, 기타
보충 설명

이천 물류창고 화재를 계기로 쿠팡의 열악한 노동환경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직원들의 휴대전화 반입을 금지한 쿠팡 측의 조치도 그 중 하나입니다. 특히 이번 화재의 경우, 쿠팡 물류센터에 휴대전화 반입이 불가능해 119에 즉시 신고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며 이러한 조치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쿠팡의 휴대전화 금지 조치, 위법 소지는 없는지 팩트체크했습니다.

    검증내용

    [검증대상]

    쿠팡의 휴대전화 금지 조치를 위법 사항으로 볼 수 있는지



    [검증방식]


    1. 근로기준법 검토를 통한 휴대전화 사용 금지의 위법성 검토

    쿠팡이 휴대전화를 금지시키는 것이 근로기준법상 위법에 해당하지 않는지 검토했습니다.


    2. 물류센터 내 휴대전화 금지 조치의 타당성 검토

    쿠팡 내에서 물류센터에 반입이 제한되는 다른 물품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휴대전화 금지 조치가 타당한지 검토했습니다. 또, 쿠팡을 제외한 물류센터에서도 휴대전화 금지 조치가 시행되고 있는지 관련 사례를 조사했습니다.



    [검증내용]


    1. 근로기준법 검토를 통한 휴대전화 사용 금지의 위법성 검토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휴게시간에는 휴대전화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근로기준법에서의 휴게시간이란, ‘사용자의 지휘 명령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고 자유로이 이용이 보장된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근로기준법 54조에서는 8시간 이상 근무하는 노동자의 경우 최소 1시간의 휴게시간이 주어져야하며, 휴게시간은 자유롭게 이용해야한다고 명시합니다. 즉, 업무시간에 휴대전화를 통제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지만, 휴게시간에도 휴대전화를 금지할 경우 위법의 소지가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 54조

     

    쿠팡도 휴게시간에는 직접적으로 휴대전화 사용을 통제하지는 않습니다. 쿠팡 관계자는 “휴대전화를 사물함에 두고, 휴게 시간과 식사 시간에 사용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현장 노동자들에 따르면, 휴게시간에 휴대전화를 자유롭게 사용할 권리는 사실상 보장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실질적인 휴게시간이 너무 짧기 때문입니다. <알고보니>팀에서 접한 한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는 “최근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되면서 식사 대기시간이 너무 길어져 40분 가량이 걸린다”며 사실상 식사를 하자마자 일에 투입되어 휴게 시간을 보장받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쿠팡 대책위원회 김혜진 집행위원장은 “물류센터가 어마어마하게 넓기 때문에 휴게시간 10분 동안 검색대 밖 사물함으로 가서 전화를 하고 되돌아오는 건 불가능하다”며 법적 휴게시간으로 보장된 1시간 식사시간을 40분, 50분으로 줄이고, 그중 휴게시간을 10분, 20분을 떼어 주는 식으로 운영한다고 했습니다.



    제보사진, 바닥에서 휴식 중인 쿠팡 노동자

     

    즉, 휴게시간까지 노동자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지는 않지만, 짧은 휴게 시간을 고려하면 휴게시간에 휴대전화를 사용할 자유를 보장했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10분, 20분 정도의 휴게 시간은 법적 휴게 시간이 아닌 대기시간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과거 판례에서 자유롭게 쓸 수 없는 시간은 휴게시간이 아닌 ‘대기시간’이며 이를 포함해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할 경우 위법이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실질적인 근로시간이 짧다면, 해당 시간은 휴게시간이 아닌 근로시간(대기시간)에 해당하고, 본래는 그 만큼의 실질 입금을 지급해야합니다.

    근로시간_휴게시간 관련 판례.pdf


    2. 물류센터 내 휴대전화 금지 조치의 타당성 검토

    기업이 안전이나 보안을 이유로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는 것 자체만으로는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휴게시간 보장과 노동자의 기본권을 고려한 합리적인 수준을 넘어설 경우, 위헌소지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서보건 변호사는 “완전히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해 연락을 차단하는건, 그만큼 합리적인 보안상 혹은 안전상 이유가 확실히 없는 한 헌법상의 과잉금지 원칙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학교에서 학생들이 휴대전화를 소유하지 못하게 하면 헌법상의 ‘통신권 침해’라는 결정을 내리고 있습니다.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꼭 강제로 걷는 것만 방법은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 휴대전화 관련 권고 .pdf



    쿠팡 물류센터 앞 반입금지 품목 게시

     

    쿠팡의 휴대전화 금지 조치는 ‘합리적인 수준’으로 볼 수 있을까. <알고보니>팀에서 물류센터의 반입 금지 품목을 확인한 결과, 망치나 송곳 같은 공구나 도검류, 폭발 위험이 있는 인화성 물질 외에도 휴대전화, 스마트워치, 카메라, 음성 녹음기와 같이 작업현장을 ‘기록’할 수 있는 장치들이 포함됐습니다. 쿠팡 물류센터 내 열악한 노동환경이 이미 수차례 고발된 바 있다는 점, 이러한 ‘기록 장치’들을 제출하고 소지품 검사 동의서까지 사실상 강제로 제출하는 점을 고려하면 휴대전화 금지 조치를 단순히 안전이나 보안을 이유로 한 합리적 조치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쿠팡 노동자 소지품 관련 동의서

     

    게다가 해외 물류센터의 경우, 휴대전화 반입 금지 조치가 사라지는 추세입니다. 미국 아마존, 페덱스의 경우 과거 쿠팡처럼 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의 휴대전화 반입 금지 조치를 시행한 바 있습니다. 이들 역시 안전과 생산성 증대를 이유로 들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4월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의 페덱스 물류센터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하며 이러한 조치가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총기사고 당시, 휴대전화가 없는 종업원들의 생사여부를 알 수 없게 되자 미국의 노동관계위원회는 생산과 관계된 일 외에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해석을 내놨습니다. 아마존의 경우 코로나 상황 이후 ‘긴급하게 가족과 아이 돌보미에게 연락을 해야할 상황이 생길 수 있는 점을 고려해’ 노동자들의 휴대전화 반입을 허용했습니다.


     

     

    아마존 노동자 휴대전화 반입 허용 관련 기사 

     

     

    [검증결과]

    쿠팡이 직접적으로 휴게시간 중의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쿠팡 측도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금지한 건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짧은 휴게시간을 고려하면 사실상 휴대전화 사용이 불가능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 경우, 근로기준법 54조의 ‘휴게시간은 자유롭게 이용해야 한다’는 조항에 위배될 소지가 있습니다. 또한, 휴대전화를 비롯한 기록용 장치를 반입할 수 없게 하고, 소지품 검사 동의서까지 강제로 받는 행위는 분명한 안전상의 이유가 없다면 위헌소지도 있습니다. 따라서 ‘절반의 사실’로 판정합니다.

    검증기사

 

×

SNU팩트체크는 이렇게 운용됩니다.

×

온라인 허위정보 대응 방법

출처: 유럽위원회, FIRST DRAFT

자세히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