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총기 사고를 다룬 연구 논문 약 30건을 분석한 미국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의 기사에 따르면, 결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총기 소유는 살인 및 자살 확률을 비약적으로 높인다(아래는 기사에 소개된 주요 논문 가운데 일부와, 기타 논문들을 원 논문을 확인해 인용한 것이다).
먼저, 총기 소유는 그 자체로 살해 및 자살 위험을 높인다. 아서 켈러만 미국 유니폼드서비스 보건과학대 의대학장은 1993년, 1987~1992년 사이에 미국 세 개 지역의 가정에서 발생한 사망 사건 가운데 자신의 집에서 사망한 사람 444명을 대상으로 사망 원인과 총기의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방어 목적으로 집안에 총을 소지했던 사람은 그렇지 않았던 사람에 비해 살해 당할 위험이 2.7배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자살 위험은 훨씬 높다. 2개 지역 803명의 자살자를 연구한 1992년 연구에서는 가정에 총기를 지닌 사람의 자살 위험이 4.8배 높았다.
2003년에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더글러스 위비 미국 펜실베니아대 의대 교수팀이 살인 사건 피해자 1720명과 자살자 1959명을 2만 명 이상의 대조군과 연구한 결과, 가정 내 살인사건 위험은 1.41배 높았고 자살 위험은 3.44배 높았다. 위버 교수팀은 2009년에도 이 문제를 파고 들었는데, 여기에서는 총기를 소지한 사람이 피해를 입을 위험이 4.46배 높았다. 흥미로운 것은 총기로 저항할 기회가 있었던 사람의 위험인데, 5.45배로 한층 높았다. 총기를 사용하려는 시도 자체가 위험 요인인 셈이다.
반면 방어 효과는 의문스럽다. 방어보다는 범죄에 오히려 더 많이 이용됐기 때문이다. 켈러먼 교수가 미국 3개 도시의 총격 626건을 분석한 1998년 논문에 따르면, ‘정당 방위 목적의 총격’에 비해 ‘우발적 총격’은 네 배, ‘타인 총격’은 7배, ‘자살 시도 또는 자살’은 11배 더 많았다.
지지자들의 주장과 달리, '실전'에서 무용지물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15년, 데이비드 헤먼웨이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교수팀이 2007~2011년 사이에 발생한 범죄 피해자 통계를 이용해 1만 4000명 이상의 피해자를 조사했다. 그 결과, 사고 당시 총을 방어 목적으로 쓴 사람은 전체의 0.9%(127명)에 불과했다. 거의 사용되지 않은 셈이다. 헤먼웨이 교수팀은 논문에서 "다른 방어 행동과 비교했을 때, 방어용 총기 사용이 부상이나 재산상 피해를 줄이는 데 특출나게 이롭다는 증거는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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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팩트체크] 미국 총기사고 빈발하는데... 총기 소유가 개인 안전 지켜줄까
근거자료 1
: 김승섭.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면, 우리는 안전해질까’. <아픔이 길이 되려면>. 동아시아. 2017
근거자료 2
: 링크(제목없음)
근거자료 3
: Melinda W. moyer. ‘Journey to Gunland’, Scientific American. 2017. 10.
근거자료 4
: Kellermann, AL, Rivara, FP, Rushforth, NB et al. Gun ownership as a risk factor for homicide in the home. N Engl J Med. 1993; 329: 1084–1091
근거자료 5
: Kellermann, AL, Rivara, FP, Somes, G et al. Suicide in the home in relation to gun ownership. N Engl J Med. 1992; 327: 467–473
근거자료 6
: Wiebe, Douglas J. (June 2003). "Homicide and suicide risks associated with firearms in the home: A national case-control study". Annals of Emergency Medicine. 41 (6): 771–782.
근거자료 7
: Branas, Charles C.; Richmond, Therese S.; Culhane, Dennis P.; Ten Have, Thomas R.; Wiebe, Douglas J. (November 2009). "Investigating the Link Between Gun Possession and Gun Assault". American Journal of Public Health. 99 (11): 2034–2040.
근거자료 8
: Kellermann, Arthur, et al. Injuries and Deaths Due to Firearms in the Home. Journal of Trauma-Injury Infection & Critical Care: August 1998. Volume 45. Issue 2. pp 263-267
근거자료 9
: DavidHemenway, et al. The epidemiology of self-defense gun use: Evidence from the National Crime Victimization Surveys 2007–2011. Preventive Medicine. Volume 79, October 2015, Pages 2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