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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 정치인(공직자)의 발언
  • 정치, 사회
보충 설명

한국토지주택공사 LH 직원들의 투기 파문이 만들어 낸 처벌 강화 법안들이 줄줄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기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50억 원 이상의 투기 수익을 챙길 경우 최대 무기징역까지 내릴 수 있는 조항도 포함됐다. 이 법을 대표 발의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투기에 '투'자도 엄두를 못 내도록 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무턱대고 형량만 높이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투기 예방 효과가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오히려 처벌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검증내용

    [검증 대상]

    부동산 투기에 무기징역의 철퇴를 내릴 수 있도록 한 법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이다. 법정 형량을 높여 투기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취지다. 과연 형량을 높이면 범죄는 줄어들까?


    ▲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 기자회견 캡처 사진 (팩트와이)


    [검증 방법]

    이 법안의 모태는 '자본시장법'이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 등 금융 범죄에 대한 가중 처벌 기준과 똑같은 형량을 부동산 투기에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의 사법처리 통계를 바탕으로 처벌 강화 법안이 투기 근절에 효과를 냈는지 검증해 본다.


    [검증 내용]

    ● 형량 높여서 투기 줄인다?

    자본시장법은 2007년에 제정된 뒤, 2009년부터 시행됐다. 무기징역 조항은 443조 2항에 나온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50억 원 이상의 부당 이익을 챙길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명시했다.


    ▲ 자본시장법 443조 2항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주식 투기는 줄어들었을까?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자료를 보면, 법 시행 이전인 2008년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거래 의심 사례는 80건이다. 법이 시행 첫해인 2009년에 116건으로 늘어났다가 이후 등락은 있으나 대체로 감소 추세다. 처벌 강화가 투기 억제 효과를 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 처벌 문턱 덩달아 높아진다?

    그러나 불공정 주식 거래 의심 사례 가운데 금감원이 별다른 처분 없이 종결하는 건수는 반대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법 시행 직후인 2009년과 2010년엔 무처리 건수가 23건으로 살짝 줄었지만, 이후엔 다시 늘어나기 시작해 2015년에 47건, 2018년에 39건으로 집계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모든 의심 사례의 불공정 거래 구성 요건을 채우긴 어렵다"라며 혐의 입증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미국의 경우 미공개 정보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이뤄진 주식거래는 모두 내부자거래 범죄로 보고 처벌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하면 처벌할 수 없다.



    사건이 복잡하고, 증거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불공정 거래 의심 사례의 적발부터 기소 또는 불기소 처분을 받기까지 평균 393일이 걸린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특히 미공개 정보 이용 사건은 430일로 시세조종(371일)이나 부정 거래(312일) 보다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자본시장 3대 불공정거래 혐의 행위의 특징과 시사점>, 자본시장연구원, (2018)  


    실형 선고 비율도 낮았다. 대법원 양형위원회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자본시장 공정성 침해 범죄 52건 가운데 실형이 선고된 건 21건으로 40%에 그쳤다. 나머지 60%는 집행유예, 솜방망이 처벌이었다. 이렇다 보니 불공정 거래 혐의로 반복 적발된 비율은 16%에 달하는 실정이다.


    ▲ 양형위원회 2019 연간보고서 P.353


    법조인들은 투기 의혹을 받는 LH 직원들의 형사 처벌이 녹록지 않을 거라고 입을 모은다. '업무상 미공개 정보를 투기에 이용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문제가 된 LH 직원들 중 다수가 신도시 개발 관련 부서에서 일한 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언론 보도나 인터넷 또는 지인 등을 통해 얻은 부동산 투자 정보를 바탕으로 땅을 샀다고 주장할 경우 단순 징계에 그칠 수도 있다. 신장식 변호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기 범죄는 구성 요건이 엄격해서 입증이 쉽지 않다"라며 "형량을 높이면 판사들이 굉장히 신중해져서" 오히려 처벌이 어려워지는 역설이 성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정인이법 '데자뷰' 

    지난 1월에 통과된 '정인이 법'도 이런 이유로 형량을 높이는 조항은 막판에 빠졌다. 당시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는 "형량을 높이면 아예 기소도 안 되거나, 유력한 증거가 없으면 법정에서 무죄가 나온다"며라며 형량 강화 법안 저지에 앞장섰다.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더욱더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되기 때문에 가해자 쪽은 사력을 다해 방어권을 행사하고, 수사 기관과 재판부도 더 까다롭게 증거를 따지게 된다는 설명이었다. 실제 2013년 6월 장애인 성폭행에 대한 처벌이 대폭 강화되자, 해당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는 비율이 떨어지는 현상이 통계에 잡혔다. 2013년 69.1%였던 기소율이 2014년 56.8%로 내려앉은 것이다.


    ▲ 장애인 성폭행 기소율 증감 그래프 캡처사진 (팩트와이)


    김대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부패경제범죄연구실장은 "형량을 높이는 방식보다 처벌 가능성을 높여야 범죄 예방 효과도 높아진다"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LH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처벌을 무겁게 하는 것보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기 범죄의 구성 요건을 낮추는 방식이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검증 결과]

    앞으론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에 최대 무기 징역을 선고할 수 있게 됐다. 부동산 투기에 대한 '일벌백계' 의지를 밝히고, 주식 투기와 처벌 수위를 맞췄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입법이다. 하지만, 처벌 강화의 범죄 예방 효과가 제한적이고, 오히려 처벌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무기징역 조항을 담은 자본시장법이 2009년 시행된 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 의심 건수는 다소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금감원의 무혐의 처리 비율은 반대로 올라갔다. 사건이 복잡하고 혐의 입증이 어려워 사건 처리에 걸리는 시간도 평균 430일이나 됐다. 장애인 성폭행 사건의 경우 2013년 처벌이 대폭 강화된 뒤, 기소율이 현격히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 1월에 통과된 '정인이 법'도 이런 이유로 형량을 늘리는 조항이 막판에 빠졌다. 들끓는 여론에 편승해 형량만 높일 게 아니라, 처벌 문턱을 낮추는 입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이유다. 처벌 강화가 투기 근절로 이어질 거란 주장은 '절반의 사실'로 결론 내린다.

    검증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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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유럽위원회, FIRST DRA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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