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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충 설명

국내 온라인 쇼핑몰인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추진하자 이를 둘러싼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에선 적자 기업은 상장이 어렵다” “금융 규제를 피해 해외로 갔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쿠팡의 미국행을 둘러싼 이모저모를 팩트체크해봤다.

    검증내용

    [검증대상]

    "적자 기업 쿠팡은 대한민국 금융 규제를 피해 해외로 갔다"


    [검증방법]

    쿠팡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상장 신고서 참고 및 전문가 인터뷰


    [검증내용]

     

    1) 쿠팡은 한국 증시 상장이 어렵다?

    쿠팡이 미국 뉴욕 증시를 택한 이유 중 하나로 ‘까다로운 국내 증시 상장 요건’이 지목된다. 만년 적자인 쿠팡이 상장 심사를 뚫기 어려울 것이란 논리다.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회(SEC)에 제출한 상장 신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누적 적자 규모는 41억1800만 달러(약 4조538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쌓인 ‘적자’가 한국 증시 상장의 걸림돌은 아니다. 2017년 1월부터 적자기업이어도 성장성이 있으면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테슬라 요건'이 생겼다. 전자상거래업체인 카페24가 테슬라 요건에 따라 처음 상장됐다.

    코스피의 경우 '테슬라 요건'은 없지만 이에 준하는 성장성 기준이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을 위한 요건은 경영성과와 성장성 두 가지다. 경영성과 요건은 최근 연간 매출액이 1000억원(3년 평균 700억원) 이상이어야 하고, 최근 사업연도 세전 이익 30억원(3년 합계 60억원) 등을 충족해야 한다.

    적자 규모가 큰 쿠팡은 경영성과 대신 성장성 요건을 택하면 된다. 2015년 11월 도입한 성장성 요건은 ‘미래 성장성’ 에 높은 점수를 주기 때문이다. 기준은 ‘시가총액 2000억원ㆍ매출액 1000억원’, ‘시가총액 6000억원ㆍ자기자본 2000억원’, '시가총액 2000억원·영업이익 50억원' 세 가지 중 하나만 충족하면 상장 문턱을 넘을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팜이 성장성 요건을 충족해 상장했다.

    쿠팡 역시 지난해 매출(약 13조원)과 시가총액(기업가치 약 55조원)을 무기로 거뜬히 국내 증시에 입성할 수 있다. 신병철 한국거래소 상장부장은 “성장성 요건을 통하면 쿠팡 같은 회사는 얼마든지 상장할 수 있다”고 했다. 앞으로 상장 문턱은 더 낮아진다. 금융위원회는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으면 시총만으로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수 있는 경로도 도입할 계획이다.

    세간의 이야기와 달리 오히려 국내 증시보다 미국 증시 입성이 더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다. 쿠팡이 도전장을 낸 NYSE는 나스닥보다는 상장 요건이 더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기업공개(IPO) 담당자는 “실질적인 상장 문턱은 미국이 더 높다”며 “뉴욕 상장을 꿈꾸는 기업들도 까다로운 상장 심사와 높은 비용에 도전하기도 전에 좌절하기 일쑤”라고 했다. 상장 이후에도 공시 의무 등 규정이 더 많고, 어길 경우에도 과태료 부과 등 제재 강도가 더 센 만큼 뉴욕 증시 상장이 더 힘들다는 것이다.


    2) 차등의결권은 뉴욕 증시만 있나

    내에는 없는 차등의결권이 쿠팡의 미국행의 주요 요인 중 하나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등의결권은 창업주나 경영자가 경영권을 잃을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기업을 운영하도록 하기 위한 제도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가진 클래스B 주식 1주는 일반 주식 29주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갖는다.

    하지만 차등의결권은 미국에만 있는 제도는 아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인도 등에서도 차등의결권을 허용한다. 2014년 알리바바가 홍콩 대신 뉴욕 증시를 택한 뒤 2018년 홍콩과 싱가포르에도 도입됐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차등의결권은 최근 3년간 동아시아로 확산했는데, 테크 기업의 미국행을 막고 자국에 유치하기 위한 대응책 측면이 강했다”고 말했다.


    3) 까다로운 절차, 고비용에도 왜 미국행?

    쿠팡의 뉴욕행은 차등의결권은 물론 자금조달이 수월하다는 점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뉴욕 증시에 상장하면 국내보다 기업가치를 더 높게 평가받고 투자자금(투자자)을 더 끌어모을 수 있어서다. NYSE가 혁신기업이나 특허기업의 가치를 더 제대로 잘 평가하는 만큼 자금 조달에 있어 유리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쿠팡의 기업가치가 500억 달러(약 55조1100억원)를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대형 유통업체인 이마트 시가총액(4조9619억원)보다 11배 높은 몸값이다. ‘만년 ‘적자’라는 꼬리표보다 미래 성장성에 높은 점수를 준 결과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한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5배 안팎으로 뉴욕(25배)보다 저평가돼 있다”며 “쿠팡이 미국행을 선택한 데는 더 높은 몸값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증권거래소인 NYSE 입성으로 글로벌 시장의 인정을 받으면서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다는 것도 뉴욕 증시로 직행한 이유로 풀이된다.


    4) 금융당국 ‘규제’ 피한 우회 전략?

    쿠팡은 여러 차례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2019년 금융감독원 전자금융업 검사에서 ‘경영유의’ 경고 조치를 받은 게 대표적인 사례다. 전자금융업자의 자기자본 기준(20% 이상)에 미달한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금감원은 유상증자 등 경영개선계획을 세워 이행 실적을 주기적으로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또 현금을 충전하면 쿠팡캐시로 지급하는 ‘로켓머니’ 마케팅은 불법인 유사수신 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국 상장심사가 더 까다롭지만 한국에 상장되는 것보다 금융당국의 규제를 덜 받고 글로벌 시장에서 자유롭게 경영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 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쿠팡은 상장 신청서에 ‘규제’를 상장 리스크(위험) 중 하나로 꼽았다. 한국에서 사업하니 한국 법규의 적용을 받아 비용과 벌칙을 부과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학습효과'도 쿠팡의 미국행에 영향을 줬다는 시각도 있다. 나스닥 상장을 염두에 뒀지만 금융당국의 권유 등으로 2016년 코스피 상장한 뒤 기업 가치 평가가 적정했는지에 대한 분식회계 논란에 휩싸이며 곤욕을 치렀기 때문이다.


    [검증결과]

    쿠팡이 적자 기업이라고 해서 코스피 상장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한국 거래소에 따르면 테슬라 요건 및 이에 준하는 성장성 기준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차등 의결권’을 위해 미국행을 택했다고 단정짓는 것 역시 어렵다. 최근 들어 차등 의결권을 허용하는 추세는 미국뿐 아니라 유럽, 동아시아 등 세계 각국으로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쿠팡이 고비용을 들여 뉴욕 증시를 택한 배경에는 ‘미래 성장성 점수에 후한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점, ‘한국 금융당국의 규제를 덜 받을 수 있다’는 점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적자 기업 쿠팡은 대한민국 금융 규제를 피해 해외로 갔다"는 '절반의 사실'인 것으로 판단했다. 


    검증기사

    최종 등록 : 2021.03.04 14:30

    검증내용

    [검증 대상]

    2월 12일 쿠팡이 뉴욕 증권 거래소에 상장 신고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경제지 등 일부 언론을 중심으로 비판이 쏟아졌다. 한국의 과한 규제가 기업 혁신을 가로막아 쿠팡이 한국을 탈출했다는 게 핵심이다.

    ▲관련 기사 캡처

    핵심은 쿠팡이 경영권 보장을 위해 차등의결권 있는 미국을 선택했다는 주장이다. 차등의결권이란 주식 종류에 따라 의결권 수를 달리하는 제도다. 이외에도 쿠팡은 적자가 많아 한국 주식시장에 상장하기란 불가능하며, 한국 기업 쿠팡을 미국에 뺏겼다는 말도 나왔다. 정치인들도 논란에 가세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와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각각 페이스북에 쿠팡이 차등의결권 때문에 미국 상장했다는 취지의 글을 적었다.

    ▲나경원 페이스북 게시물

     

    ▲하태경 페이스북 게시물

    언론과 SNS를 중심으로 확산한 해당 주장들이 사실인지 팩트체크했다.


    [검증 방법]

    쿠팡 뉴욕 증권 거래소(SEC) 상장 신고서 원문 분석, 관련 자료 해석, 전문가 및 관계자 인터뷰


    [검증 내용]

    1. 적자 때문에 한국에 상장 못 한다?

    쿠팡의 누적 적자가 많아 애초에 한국 상장이 불가했다는 주장이 유튜브 등 SNS를 통해 퍼졌다. 우리나라에선 적자가 많은 기업이 상장할 수 없고, 법적으로도 불가능하다는 이유다. 쿠팡이 SEC에 제출한 증권 거래 신고서에 적힌 지난해 기준 누적 적자는 41억 천7백만 달러로, 우리 돈 4조 5천억 원 규모다.

    ▲쿠팡 뉴욕증권거래소(SEC) 신고서 내용 중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 화면 캡처

    강용석 가로세로연구소 : "한국은 저렇게 적자가 계속 나는 회사를 상장시켜 주는 법이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진작부터 상장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한국거래소 상장요건에 따르면 쿠팡은 코스피에 상장할 수 있다. 코스피 상장에는 경영성과와 성장성이 주 요소인데, 쿠팡은 성장성 지표를 충족해 상장에 무리가 없다. SEC 증권신고서 기준 쿠팡의 작년 총순이익은 약 13조 3000억원이다. 전년도(약 7조 323억원)보다 높은 액수로, 5년  추이를 비교할 때 총순이익은 꾸준히 증가한다. 예상 시가총액을 55조원으로 평가받을 만큼 국내외로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는다.

    ▲한국거래소 코스피 상장요건 중 '경영성과요건'과 '안정성 및 건전성 요건'

    코스닥 상장도 가능하다. 2017년 1월부터 상장 요건에 미달되는 적자 벤처 기업도 성장 잠재력이 있다면 상장 기회를 주는 일명 ‘테슬라 요건’이 생겼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상장 관계자도 쿠팡 한국 상장이 제도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팜도 적자 상태에서 국내 상장했다. 즉 적자가 많은 쿠팡이 한국 상장을 못 해 미국에 상장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 상장요건

    ▲<팩트와이> 화면 캡처

    2. 한국 기업 쿠팡을 미국에 뺏겼다?

    쿠팡은 한국 기업인데 미국에 상장하면 미국 기업이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이는 쿠팡의 기업 구조에 대한 오해에서 출발한다. 미국 증시 상장이 추진되는 것은 한국에 있는 (주)쿠팡이 아닌 미국 델라웨어에 있는 쿠팡 INC다. 따라서 쿠팡 증권 거래 신고서 첫 페이지에 적힌 ‘S-1’은 미국 국내 기업이 미국 증시에 공시할 때 쓰는 문서 양식이다. 외국 기업이 미국 상장을 위해 사용하는 ‘F-1’ 양식과는 구분된다.

    ▲쿠팡 뉴욕증권거래소(SEC) 신고서 첫 페이지

    쿠팡은 다국적 기업이다. 온라인 쇼핑 기업 (주)쿠팡의 매출과 고용, 투자는 모두 한국에서 이뤄진다. 쿠팡 INC는 (주)쿠팡의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모회사로, 자금 조달 목적의 페이퍼컴퍼니다. 쿠팡에 자금을 대는 건 일본과 중국, 미국계 자본이다. 따라서 모회사인 쿠팡 INC가 미국 증시에 상장됐다고 해서, 미국에 쿠팡을 뺏겼다고 하기는 어렵다.

    ▲<팩트와이> 화면 캡처

    박상인 서울대 행정학과 교수 : "쿠팡은 만들 때부터 미국에 모회사가 있고 한국에 자회사 사업회사가 있는 형태고요, 결국은 모회사를 미국에 기업공개하는 형태로 간 겁니다."

    3. 쿠팡 미국행은 차등의결권 때문이다?

    쿠팡 증권 거래 신고서에 의하면, 이번에 미국 상장하는 쿠팡 INC 주식은 A부터 J까지 총 10가지 종류로 구성된다.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은 B 주식(Class B)을 갖고 있는데, 차등의결권이 반영돼 B 주식은 29배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경영권 강화를 목표로 하는 경영진 입장에선 미국행이 한국보다 유리한 게 사실이다.


    ▲쿠팡 뉴욕증권거래소(SEC) 신고서 해당 부분

    그러나 B 주식 의결권 영향력을 명시한 부분만으론 쿠팡이 차등의결권 확보를 위해 미국에 상장했다 단정할 수 없다. 신고서는 김범석 의장이 보유한 B 주식 외 A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의 이익에 반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도 설명한다. 차등의결권으로 투자자들이 얻을 득실을 비교적 객관적이고 종합적으로 담고 있다. 다국적 기업인 쿠팡이 현 경영진의 경영 능력을 미국 시장에서 평가받아 다국적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한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팩트와이> 화면 캡처

    ▲<팩트와이> 화면 캡처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 "뉴욕증권거래소를 선택한 이유는 더 많은 투자자들한테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 문호가 열려 있고 앞으로 쿠팡이 만년 적자 기업이지만 흑자 전환 가능하다라는 거예요."


    [검증 결과]

    쿠팡 김범석 의장은 2011년부터 미국 증시 상장을 공언했다. 차등의결권도 한 가지 요인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전부는 아니다. 쿠팡의 지배 구조와 매출, 투자 등의 경영 상황을 살펴 볼 때, 혁신 막힌 기업의 탈한국이라는 주장은 대체로 사실이 아니다.  

    검증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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