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내용

    "후쿠시마 오염수, 일본 기준대로 정화하면 문제없을까?" → 대체로 사실 아님


    지난 13일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2년 뒤인 2023년부터 방류를 시작할 계획이며 오염수 속 삼중수소 농도를 일본 기준의 40분의 1, WHO의 식수 기준의 7분의 1까지 낮출 것이란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바닷물로 400~500배 희석해 방류하면 삼중수소 농도가 떨어져 안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 집권 여당 의원은 "한국 원전의 삼중수소 방출량이 일본보다 큰 것으로 드러나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혈병·암 유발 '스트론튬' ...日기준 최대 만 4천 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속에 든 삼중수소 외 다른 핵종들을 살펴봤다. 뼈에 축적돼 백혈병과 혈액암 등을 유발하는 방사성 물질 스트론튬의 경우, 평균 배출량은 일본 내부 기준으로 123배, 최대 배출량은 무려 1만 4천443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WHO가 제시한 기준은 1ℓ당 10㏃(베크렐), 한국은 20㏃이다. 일본은 리터당 30㏃로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편이지만 이 일본 내부 기준을 적용해도 오염수 속 스트론튬 수치는 기준치를 웃돈다.


    근육과 장기에 축적돼서 감마선 등을 내뿜고 인체 세포 유전자를 손상시키는 세슘137은 최대 배출량이 일본 기준의 9배를 초과한다.  WHO 기준인 10㏃/ℓ에 비하면 82배 높고, 한국 기준인 50㏃/ℓ에 비해도 두 배 이상에 가까운 수치다. 갑상샘암을 유발하는 아이오딘도 배출 최댓값이 일본 기준의 7.9배, 평균값은 1.1배다.


    서균렬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는 "(일본 정부는) 삼중수소와 더불어 2백 종류가 넘는 방사성 물질이 섞여 있는 오염수를 처리했다고 하지만 100% 처리는 어려울 정도로 양이 많다. 현재 저장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 125만 톤은 올림픽 규격 수영장 625개, 2년 후에 140만 톤이 되면 올림픽 규격 수영장 700개 규모다. 일본 정부나 도쿄전력이 제시하는 숫자를 믿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일본 기준이 WHO나 우리나라에 비해 지나치게 느슨한 만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오염수를 정화한다 해도 "마실 정도로 깨끗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맞지 않다.


    ■日핵종 '비공개' 문제...정화수 vs 오염수 "비교 대상도 아냐"


    국내 원전과 후쿠시마 원전을 비교했을 때, 공통으로 배출되는 물질은 삼중수소, 코발트60, 세슘137 등이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삼중수소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정화 불가능한 핵종이다. 도쿄 전력 등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은 46종이 더 많은데, 정확한 핵종을 전부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에도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한 차례 정화 작업을 거친 오염수의 73%에는 기준을 초과하는 농도의 방사성 물질이 들어 있어 다시 정화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언급돼 있다. 일


    본 정부 인사들은 한국 원전이 배출하는 삼중수소가 더 많다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정상 원전의 정화수와 사고 원전의 오염수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日, 이미 배출한 삼중수소 미포함..."30년간 같은 양 방류 주장, 신뢰 어려워"


    현재 후쿠시마 원전 부지 탱크에 저장 중인 오염수는 125만 톤이다. 여기에 포함된 삼중수소는 1천 테라베크렐(T㏃)이다. 반면 작년 한 해 동안 국내 5개 원전에서 발생한 삼중수소 양은 약 210.81T㏃이다.


    일본은 이 오염수를 30년 동안 나눠서 배출한다고 밝혔다. 단순 계산하면 매년 33.3T㏃을 배출하는 셈이다. 이렇게 계산했을 때 한국 원전에 비해 삼중수소 배출량은 적어지지만, 일본은 사고 당시 배출한 오염수 규모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서균렬 교수는 "사고 당시에 석 달 동안 방출된 삼중수소는 집계에 포함되지도 않았다. 일본 정부에서 유리한 데이터를 뽑아내면 다른 나라 원전의 삼중수소 배출량이 훨씬 많아 보일 수 있다. 일본 정부와 도쿄 전력이 제시하는 숫자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대신 한중일 안전 협의체를 재가동시키는 등 국제적인 모니터링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검증결과]


    "일본 기준에 맞춰 정화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는 안전하다"는 일본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삼중수소는 원자력발전소를 운전할 때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물질로, 사고 원전 오염수에는 삼중수소 외에도 인체에 치명적인 핵종들이 기준치 이상 포함돼 있다. 


    후쿠시마 원전이 보관중인 오염수 속 삼중수소의 총량이 국내 5개 원전의 배출량보다 많다. 일본 측은 30년간 같은 양을 방류할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주장대로라면 연 삼중수소 배출량은 국내 원전이 더 많다. 그러나 일본은 사고 당시 방류한 삼중수소의 총량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으며 30년 간 방류하고 폐로를 한다는 보장도 없다. 후쿠시마 원전은 오염수 속 핵종의 종류도 대부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이 제시한 자료를 토대로 삼중수소의 배출량을 따지기보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안전한 수준까지 정화할 수 있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에 주목하고, 국제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

    검증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