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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 정치인(공직자)과 관련된 사실
  • 사회
보충 설명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상임위에 통과되자마자 자신의 SNS를 통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영미법 국가에서 다 운용되고 있는 제도라고 언급했다. 과연 그럴까.

    검증내용

    [검증대상]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강행 처리되면서 찬반 논란이 뜨겁다. 이에 따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포함한 여권에서도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조국 전 법무부장관은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상임위에 통과되자마자 자신의 SNS를 통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영미법 국가에서 다 운용되고 있는 제도라고 언급했다. 정말 영미법 국가에선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포함된 언론중재법이 있을까 팩트체크를 해봤다.


    [검증방법]


    - 해외 사례를 찾아봤다


    - 전문가와 인터뷰를 했다.


    - 관련 보고서를 검토했다.


    [검증내용]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같은 대륙법 체계 국가 가운데 언론 보도에 대해 영미법이 규정하는 징벌적 손배제까지 혼용토록 특별법을 제정한 나라는 찾아볼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법률용어로 '전보배상(塡補賠償)'이 손해배상의 기본 원칙이다. 손해를 입었을 때 그 손해에 따라 손해배상액이 정해진다. 예를 들어 A씨가 특정 시간에 10억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택시를 탔는데 택시 운전기사의 부주의로 사고가 났을 경우, △치료비, △사고로 일을 하지 못한 손해, △정신적 충격에 의한 손해배상만 받을 수 있다. 택시기사가 10억 계약을 알거나 알 수 있었던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 한해서만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전보배상이 손해배상의 기본 원칙인 나라의 경우, 예외적으로 특별법을 만들어야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적용시킬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04년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및 각종 공청회 등을 통해서 징벌적 손배제 도입 논의를 이어 왔으며, 현재는 '제조물 책임법' 등 특정한 분야의 개별법에서 제한적으로 도입돼 있다. 하지만 이런 특별법 제정은 특정 분야에 대해 지극히 제한적으로 사용되야 한다는 것이 법학계의 정설이다. 


    한국법학교수회 정영환 회장(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하기 위해선 특별한 사정이 존재해야 한다"면서 "권리침해가 다수인에게 발생해 기업에게 사회적 책임을 물어야 할 정도에 이르렀거나, 권리 침해가 명백하고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특허권 침해 등) 경우 등과 같이 특별한 사정의 필요·충분조건이 있는 때 예외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 영미법 체계 국가인 미국은 징벌적 손해배상의 범위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고 판례마다 다소 다르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1791년 뉴저지주 법원이 최초로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한 뒤, 여러 주의 법원에서 이를 도입해 1851년에 연방 대법원은 "징벌적 손해배상은 미국 법체계에 확고하게 자리 잡았고, 따라서 그 손해액 산정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논쟁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1873년 뉴햄프셔주 대법원은 Fay v. Parker 사건에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는 법체계의 균형을 허무는 것이라고 판결한 이후 지금까지 폐지론이 제기돼 왔으며, 이를 명시적으로 부정하거나 제한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더구나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의 요건이 되는 언론의 '실질적 악의' 등 제반 조건을 더욱 엄격하게 따진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대표적 사례로 '푸드 라이온'사가 미국 ABC 방송국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항소심 결과를 들 수 있다. ABC는 1992년 11월 '프라임 타임' 프로그램에서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대형 식품체인 '푸드 라이온' 직원들이 날짜가 지난 쇠고기를 새 고기와 섞고 제조일자를 바꾸고 상한 생선을 재포장하는 모습들을 전격 보도했다. ABC 방송 소속 기자들이 경력을 속여 취업한 뒤, 45시간에 걸쳐 두 곳의 체인점에서 이를 몰래 카메라에 담았다. 보도가 나간뒤 1주일 만에 이 체인점 주가가 폭락해 시가 총액 13억 달러가 빠져나가자 푸드 라이온 측은 ABC측의 사기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 배심원단은 회사측 손을 들어줬다. 징벌적 차원에서 ABC에 대해 무려 550만 달러를 지급하라는 평결을 내렸고, 연방지법은 31만 5000달러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연방 항소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연방 항소법원은 "두 기자가 경력을 속였기 때문에 사기라는 주장은 푸드 라이온 측이 수정헌법 1조(표현의 자유)를 피해가기 위한 방편"이라며 원심을 뒤집었다. 징벌적 손해배상도 헌법상 명시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내에서 효력이 있다는 의미다.


    미 연방대법원은 1988년 "공적 인물은 언론보도 등 명예훼손적 표현이 실질적 악의를 갖고서 공표됐음을 증명하지 않으면 터무니없고 추잡한, 고의적인 풍자로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취재의 악의성 여부를 증명할 의무도 취재대상에게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오히려 미국 내 29개 주(2019년 기준)는 표현의 자유 위축·냉각 효과를 기대하며 소송부터 거는 '전략적 봉쇄소송'(SLAPP· Strategic Lawsuit Against Public Participation)에 대한 통제 장치를 함께 갖추고 있다. 표현의 자유 침해 목적 등의 SLAPP인 경우 법원이 조기에 소송을 각하하도록 하는 이른바 'SLAPP 억제법'(Anti-SLAPP Law)이다. 


    조 전 장관은 영미법계 국가들이 마치 언론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강하게 암시했지만 미국은 시간이 지날수록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언론을 제재하기 보다 수정헌법 1조를 보장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영미법, 대륙법 등 법체계를 문제를 삼는 이유는 처벌 방식이 혼용되기 때문이다. 영미법계 국가에서는 민사적 구제를 중시하기 때문에 집단 소송이나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로 구제를 하는 반면, 과징금 과태료 같은 행정처벌이나 형사 처벌은 적다. 


    반면 일본, 독일, 프랑스 같은 대륙법계 국가는 행정 처벌과 형사 처벌이 중심이므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없다. 대륙법계인 우리나라가 영미법 제도인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한다면 유례없는 언론 과잉 처벌 국가가 될 수도 있다. 


    [검증결과]


    팩트체크 결과,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한 언론 중재법이 영미법 국가에서 다 운용되고 있다는 것은 사실과 달라 '전혀 사실 아님'으로 판명했다.

    검증기사

    • [노컷체크]"영미법 국가 모두 언중법" 조국 얘기 맞나

      근거자료 1 :  국회입법조사처 '해외 입법례: 언론 징벌적 손해배상, 열람 차단 청구, 기사삭제 청구'

      근거자료 2 :  한국법학교수회 정영환 회장 인터뷰

      근거자료 3 :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근거자료 4 :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검토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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