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대상]
질문의 핵심은 '플랫폼 노동=취업' 공식이 성립하는지 여부다. 플랫폼 노동자는 개인 사업자 신분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어서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이 때문에 플랫폼 노동을 취업으로 간주해야 할지 의견이 분분하다.
[검증방법]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배민·쿠팡에서 배달하고 일정 금액 이상의 임금을 받으면 구직급여를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구직급여 전체를 못 받는 게 아니라 일한 날에 해당하는 구직급여만 제공되지 않는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실업급여의 개념과 원리를 살펴야 한다. 실업급여는 크게 구직급여와 취업촉진수당으로 나뉜다. 일상에서 흔히 말하는 실업급여는 실업 상태에서 구직 활동을 하거나 직업 훈련을 받는 대가로 지급되는 구직급여를 뜻한다.
구직급여는 하루 단위로 제공된다. 수급자가 4주 간격으로 재취업 활동을 신고하고 실업 인정을 받으면, 고용노동부는 6만 6천~6만 120원의 1일 구직급여에 실업인정일 수를 곱해 월 최대 198만 원을 지급하는 구조다.
고용보험법 제47조에 따르면 수급자는 취업 사실을 직업안정기관의 장에게 신고해야 한다. 그러면 고용노동부는 취업한 날을 실업인정일에서 제외하고 나머지에 해당하는 구직급여를 제공한다. 예컨대 열흘 동안 단기 취직했다면 20일간 6만 6천원씩 총 132만 원을 받는 셈이다.
[검증내용]
그렇다면 이때 '취업' 개념에 플랫폼 노동도 포함될까?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92조에 따르면 ▲한 달간 근로시간이 60시간 이상 또는 한 주간 15시간 이상으로 정하고 취직하는 경우 ▲3개월 이상 일하는 경우 ▲한 달 미만의 일용근로자로 취직하는 경우 ▲아르바이트 등으로 1일 구직급여 이상의 소득을 얻은 경우 ▲가업에 종사하거나 다른 사업에 참여해 상시 취직이 곤란한 경우 ▲사업자 등록을 하는 경우 ▲그 밖에 사회 통념상 취업을 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취업으로 인정한다.
사실상 배민·쿠팡 배달뿐 아니라 일일 아르바이트까지 모두 신고해야 하는 셈이다. 이를 어기면 부정수급으로 간주해 해당 실업인정 기간 또는 남은 기간의 구직급여를 받지 못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받은 구직급여를 반환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서구사회에선 소득을 기준으로 취업 여부를 판단하지만, 우리나라는 근로를 제공하면 취업한 것으로 본다"며 "대리운전 등 플랫폼 노동을 취업으로 간주해 구직급여 대신 일찍 취업한 사람에게 제공되는 조기재취업수당을 지급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근무 기간이나 급여 수준에 따라 배민·쿠팡에서 일한 날에도 구직급여가 제공될 수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소득이 1일 구직급여 기준 이하면 구직급여를 지급하고 있다"라며 "최근 고용 형태가 다양해져 사안마다 판단해야 하는 만큼, 근로 여부를 고용센터에 정확히 알리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즉, 고용보험법에 따라 실업 상태에서 배민·쿠팡 배달을 했다면 반드시 고용노동부에 신고해야 하며, 이 경우 1일 구직급여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급여가 미미한 수준이라면 구직급여가 제공될 수는 있으나 이를 권하지는 않는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검증결과]
고용보험법에 따라 실업 상태에서 배민·쿠팡 배달을 했다면 반드시 고용노동부에 신고해야 하며, 이 경우 1일 구직급여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급여가 미미한 수준이라면 구직급여가 제공될 수 있어 배민·쿠팡 배달수익과 실업급여를 동시에 받을 수 있다는 온라인 커뮤니티 주장은 '대체로 사실 아님'으로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