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내용

    [검증 대상]


    “북한 사람이 내 집 주인 될 수 있다"


    통일부가 지난달 27일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해당 개정안에는 남북 주민이 같이, 혹은 따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상대방 지역에 투자할 수 있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일각에서는 이것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위반이며, 앞으로 북한 주민이 국내 부동산을 사들일 것이라는 얘기들을 하고 있다. 이런 주장들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공유되고 있다.

     

     

    이 내용, 과연 사실일지 팩트체크해보았다.

     


    [검증 방법]

     

    관련 법안 세부 조항 분석, 정부 관계자 및 전문가 인터뷰

     

    [검증 내용]

     

    1.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반된다?

     

    정치권은 물론,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도 개정안이 대북 제재 조치에 위반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남북 합작 회사를 만들지 못하도록 한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 2375호 등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개정안의 신설 조항만 떼서 보면, 그렇게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확인 결과, 교역과 협력사업 분야에서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를 따르도록 한 내용은 이미 다른 조항에 들어있다. 제15조와 18조의 내용이 그것이다.

     

     

    통일부는 같은 법 다른 조항에 있어 지금까지 지켜온 내용을 굳이 새 조항에 넣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2.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대로라면, 북한 주민에게 집세를 내야 한다?

     

    인터넷 상에서는 앞으로 북한 주민에게 월세를 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들도 돌고 있다. 개정안 때문에 북한 주민이 우리나라 부동산에 투자할 길이 열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근로자 평균 월급이 12만 원 정도인 북한의 실정은 둘째 치고, 법만 자세히 들여다봐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남북교류협력법에서는 제1조에서 상호 교류와 협력을 촉진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이바지하는 게 이 법의 목적이라 규정하고 있다. 수익 창출을 위한 단순 투자는 교류협력 사업에 해당하지 않아 사업 승인을 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또 통일부도 민족 공동체 회복이 아닌 단순 수익을 위한 투자는 협력 사업의 개념에서 아예 배제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3.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은 갑자기 추진됐다?


    통일부가 남북교류협력법 제정 30주년을 맞아 법 개정을 추진하고는 있지만, 사실 논란이 된 신설 조항들은 새로운 것도 아니다. 김영삼 정부 시절, 제1차 남북경제협력 활성화 조치가 발표된 지난 1994년, 이미 정부 고시를 통해 대외 구속력이 있는 관련 규정이 관보에 게재돼 지금까지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개정안과 똑같은 내용의 정부 고시가 시행돼온 지난 26년 동안 북한 주민이나 기업이 어떤 식으로든 우리나라에 투자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검증 결과]

     

    27일 입법 예고된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은 여러 조항들을 함께 놓고 봐야 정확한 해석이 가능하다. 신설 조항만 두고 보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안 위반 소지가 있어 보이지만, 이미 다른 조항에서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를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가장 논란인 북한 주민의 국내 부동산 구입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단순 수익 창출을 위한 투자는 교류협력 사업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함께 담겨있다. 상호 교류와 협력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에 이바지한다는 목적이 아니라면 애초부터 사업 승인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통일부가 해당 법 개정을 갑자기 추진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도 사실이 아니다. 지난 1994년부터 정부 고시를 통해 지금까지 26년 간 관련 규정이 시행되는 동안 북한 주민이나 기업의 국내 투자 사례가 한 건도 없었던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따라서 “북한 사람이 내 집 주인 될 수 있다”는 주장은 정확한 근거에 기반한 사실로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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