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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충 설명

법무부가 이달 16일까지를 의견수렴 기한으로 설정해 지난달 7일 입법예고한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이하 규정) 제정안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쟁점은 입법예고된 규정의 제16조 1항이다.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혐의자의 수사기관 출석조사’, ‘피의자 신문조서의 작성’, 긴급체포, 체포·구속영장의 청구(또는 신청), 압수수색영장 청구(또는 신청) 등에 착수한 때에는 수사를 개시한 것으로 보고, 해당 사건을 즉시 입건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법무부는 “검사와 사법경찰관이 실질적 수사 행위를 한 경우 의무적으로 입건하도록 하여 사건관계인의 절차적 권리를 보장하고 사법통제를 받도록 하며, 별건수사를 금지하고 내사를 통제”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은 이에 대해 “내년부터는 범죄와 관련이 없어도 검찰이나 경찰에 가서 조사를 받으면 ‘피의자’ 신분이 된다”, “악의적인 진정으로 내용 확인을 위해 경찰서에만 가도 입건된다”고 지적하는 기사를 실었고, “이게 무슨 민주주의입니까. 중국 공안이네요”, “홍콩 보안법보다 더 악한 법 아닌가요?” 등의 댓글이 붙었다. 과연 일부 언론의 기사처럼 검찰이나 경찰에 가서 조사를 받으면 누구나 입건돼 피의자 신분이 되는 것일까?

    최종 등록 : 2020.09.14 10:17

    검증내용

    [검증 대상]

    “경찰서에서 조사만 받고 나면 누구나 입건돼 피의자 신분이 된다”는 일부 언론 보도

    -법무부가 지난달 7일 입법예고한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이하 규정) 제정안의 제16조 1항 관련


    [검증 방법]

    전문가 인터뷰


    [검증 내용]

    ◇입건은 무엇인가?…법률용어 아니지만 ‘사건 공식화’ 절차

    논란의 조문에 대한 문제 제기는 ‘입건’에 대한 것인 만큼 입건의 개념부터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헌법에도 형사소송법에도 입건은 명시적으로 규정돼 있지 않지만 ‘실체’는 있다.

    수사기관이 범죄혐의를 포착해 기소를 전제로 사건화하는 절차라고 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는 한 결정문에서 “형사입건은 수사기관이 사건을 범죄사건부에 올리는 내부적 행위”(2014헌마701 형사입건 불고지 위헌확인)라고 해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11일 “입건은 형사소송법에도 형사소송규칙에도 없는 용어로, 처분이라고 보기도 어렵다”며 “다만 특정인을 입건하게 되면 그 사람의 혐의에 대해 (기소할 만한 죄가 된다, 또는 안 된다는 것에 대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 입건 자체가 당사자에게 불리한 법적 효과를 만들어 낼까?

    헌재는 결정문에서 “피의자의 지위는 입건 여부와 상관없이 수사기관이 범죄혐의를 인정하여 수사에 해당하는 행위를 개시한 때에 인정되는 것”이라며 “입건 그 자체로 직접적으로 국민의 권리의무에 영향을 미치거나 법률상 지위에 변동을 일으키지 아니한다”고 판단했다.

    익명을 요구한 현직 경찰 간부는 “입건됐다가 ‘무혐의’처리될 경우 전과기록과 같은 기록으로 남지 않는다”며 “공직선거법상 출마자에게 전과 기록을 제출하도록 하는데 거기에도 입건 사실이 기록에 남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입건이란 것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기소를 전제로 이뤄지는 절차인 만큼 입건되는 사람 입장에서는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다수의 형사사건을 수임한 경험이 있는 조순열 변호사(법무법인 문무 대표)는 “입건없이 조용히 내사 종결하면 피의자 신분이 전혀 아닌 상태에서 어떤 기록에도 남지 않는데 입건되면 피의자가 되고 검찰은 나중에 무조건 (기소 또는 불기소) 처분을 해야 한다”며 “그러면 ‘혐의없음’ 등의 처분을 해도 수사기록에 남고, 수사기관은 그것을 언제든 열람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사만 받으면 범죄 관련 없어도 입건된다?

    그렇다면 일부 언론이 보도한 것처럼 범죄와 관련이 없어도 수사기관에 출두해 조사만 받으면 자동 입건돼 피의자가 되는 것일까? 법안 내용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그렇지는 않다.

    입법예고된 규정이 검·경 조사과정에서 착수 즉시 입건하도록 한 것은 피혐의자의 출석조사와 피의자 신문조서 작성이다피혐의자 또는 피의자 신분이 전제된 채 조사를 받거나 피의자 조서를 작성해야 입건이 되는 것으로단순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을 통보받은 사람까지 무조건 입건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새 규정하에서는 참고인과 피의자의 경계에 있는 사람이 ‘입건된 피의자’ 신분이 되기가 이전보다 더 쉬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있다.

    조순열 변호사는 “피의자성 참고인, 즉 피의자와 참고인의 경계선에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피의자가 되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 새 규정 하에서 소환통보를 받은 후 피의자가 되는 비율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입건 관련 새 규정이 수사기관으로 하여금 소환조사에 신중을 기하게 만들 것이라는 측면에서 수사받는 사람에게 유리한 점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현직 경찰 간부는 “추진 중인 법무부 규정을 반대로 해석하면 수사 담당자가 입건할 정도로 혐의소명에 자신이 없으면 출두시키지 말라는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피혐의자 소환조사 시 무조건 입건을 하게 되면 ‘피의자’를 양산하게 될 우려도 있지만 정식 입건된 피의자가 되면 진술거부권, 변호인 선임권 등 권리가 보장되는 측면도 있다”며 “신규 도입 규정의 취지는 수사기관이 함부로 사람을 부르지 말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순열 변호사는 수사기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억울하게 입건되는 사람이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입법예고된 규정에 명시된 '피혐의자'의 개념을 먼저 명확하게 정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증 결과]

    검찰이나 경찰에서 출석조사를 받았다고 해서 모두가 입건되는 것은 아니다. 단순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을 통보받은 사람까지 무조건 입건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 규정하에서는 참고인과 피의자의 경계에 있는 사람이 ‘입건된 피의자’ 신분이 되기가 이전보다 더 쉬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는 있다. 따라서 “경찰서에서 조사만 받고 나면 누구나 입건돼 피의자 신분이 된다”에 대해 ‘대체로 사실 아님’으로 판정했다.

    검증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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