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내용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검증대상] 이해찬 "21대 국회, 1987년 민주화 이후 첫 국회법 준수 개원" 


    21대 국회는 5일 본회의를 열고 국회의장과 국회부의장을 뽑았다. 국회의장에는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6선, 대전 서구갑)이, 국회부의장에는 김상희 의원(4선, 경기 부천병)이 당선했다. 이날 여야는 국회 개원 여부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사이에 협상이 진전되지 않고 있는 상임위원장 배분 등 원구성 이슈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오늘은 21대 국회 개원 첫 본회의가 열리는 아주 의미 있는 역사적인 날이다. 국회법 제5조 3항은 임기 개시 후 7일에 본회의를 열도록 돼 있고, 제15조 2항은 본회의의 의장단을 선출하기로 돼 있다. 21대 국회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국회법을 준수하여 개원하게 된다. 오늘은 새로운 국회시대에 맞는 새로운 관행을 세우는 날이 될 것이다."


    '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국회법을 준수해 개원한다'는 이해찬 대표의 말은 사실일까. 팩트체크했다. 


    [사실검증] 16·17대 국회, 법 준수해 국회 개원


    국회법에 총선 이후 최초의 임시회 개최 시기를 명시한 것은 1988년 6월부터다. "국회의원총선거후 최초의 임시회는 국회의원임기개시일로부터 30일이내에 집회한다"(국회법 5조 2항)는 조항은 1994년 "국회의원총선거 후 최초의 임시회는 의원의 임기개시후 7일에 집회"한다고 개정된다.


    국회의장단 선출은 국회 개원(총선 이후 첫 임시회 개최)과 맞물려 있다. 국회의장·국회부의장 선거 시기는 1991년 국회법 개정부터 "국회의원 총선거후 최초집회일에 실시"한다고 명시됐다(국회법 15조 2항).


     '1987년 민주화' 이후 국회를 14대 국회(1992)로 설정했을 때, 국회법을 준수해 국회를 개원하고, 의장단을 선출한 경우는 14대(1992), 16대 국회(2000), 17대 국회(2004)였다.


    14대 국회는 국회법을 준수하긴 했으나, 현행법과 비교해봤을 때 괴리가 크다. 당시 국회법은 총선 후 처음 열리는 임시회를 "국회의원 임기개시일로부터 30일 이내"로 잡아놨다. 14대 국회 첫 임시회는 1992년 6월 29일에 열렸는데, 임기개시일이 5월 30일인 점을 감안하면 법정시한에 임박해 국회를 연 것이다. 14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은 6월 29일에 선출됐다. 국회의장은 박준규 민자당 의원이었다. 


    ▲  2004년 6월 5일 오후 10시가 넘어서야 열린 17대 국회 첫 임시회 본회의. 이날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된 김원기 열린우리당 의원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는 모습.



    16대 국회의 임기 시작일은 2000년 5월 30일이었고, 당시 국회는 '임기개시 후 7일'에 맞춰 6월 5일 국회를 열었다. 그리고 같은 날 국회의장단도 선출했다. 당시 이만섭 민주당 의원과 서청원 한나라당 의원의 경선이 치러졌으며, 273표 중 140표를 차지한 이만섭 의원이 국회의장에 당선했다. 서청원 의원은 132표를 얻었다. 국회부의장은 홍사덕 한나라당 의원과 김종호 자민련 의원이 당선했다. 당시 민주당은 자민련과 공조했다.


    17대 국회는 법정시한인 2004년 6월 5일에 국회 본회의를 열려고 했으나 여야간 원구성 협상 등 이슈가 발생해 본회의 개의가 예정 시각보다 늦어졌다. 여야는 법정시한 미준수를 우려해 6월 5일 밤 10시 10분께 본회의를 열고 김원기 열린우리당 의원을 국회의장으로 선출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본회의 개의를 하지 않고 협상하는 사이 원내교섭단체가 아닌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멍하니 12시간 동안 대기하기도 했다. 이날 국회부의장은 선출되지 않았다. 이틀 뒤인 6월 7일 국회부의장에 열린우리당 김덕규, 한나라당 박희태 의원이 선출됐다. 


    15대(1996), 18대(2008), 19대(2012), 20대(2016) 국회는 모두 법이 규정하는 개원시기를 맞추지 못했다. 그중 18대 국회 개원은 7월 10일이 돼서야 이뤄져 '민주화 이후 가장 느린 개원'으로 기록됐다. 임기개시 후 42일 만이었다.


    [검증결과] 전혀 사실 아님


    언론보도 및 국회사무처 역대 국회의장단 임기표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결과,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21대 국회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국회법을 준수하여 개원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16대·17대 국회는 총선 이후 첫 임시회 개최 시한으로 정해진 '임기개시 후 7일'인 6월 5일에 맞춰 개원했다. 이에 따라 이해찬 대표의 발언을 '전혀 사실 아님'으로 판정한다. 


    [추가 팩트] 원구성 법정시한 지킨 국회... 여태 없었다

      

    ▲ 첫 회동하는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박병석 국회의장(가운데)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왼쪽),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5일 국회 의장실에서 첫 회동하고 있다.



    현재 21대 국회는 여야간 원구성 협상이 한창이다. 쟁점은 '법사위원장-예결위원장' 등 상임위 배분 문제다.. 5일 국회 개원 후 처음으로 이뤄진 국회의장-여야 원내대표간 회동에서 여야는 이견을 보였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국회 룰을 정하는 개원 협상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는 입장인 반면,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상임위 배분 등 원구성 문제도 8일 법정 시한까지 법대로 하겠다"라는 입장이다. 박병석 새 국회의장은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원구성과 관련해 "빠른 시일 내에 합의되지 못하면 의장이 결정하겠다"라고 말했다.


    현행법상 상임위원장 선출에 대한 법정시한은  8일이다. 국회법이 상임위원장 선거를 "국회의원 총선거 후 첫 집회일부터 3일 이내에 실시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국회법 41조 3항).


    역대 국회의 원구성 법정시한 준수 여부는 어떻게 될까. 국회법상 상임위원장 선출에 대한 법정시한을 정한 건 1994년부터인데, 15대 국회부터 20대 국회까지 단 한 번도 법정시한 내에 원구성을 완료한 적이 없다.


    총선 이후 첫 집회일부터 원구성까지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 국회는 18대 국회였다. 2008년 7월 10일 본회의를 열고 김형오 국회의장을 뽑은 18대 국회는 같은 해 8월 26일에서야 원구성을 완료했다. 임기시작일로부터 89일, 국회 개원일로부터 47일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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