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내용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각국이 출입국 관리 등 확진자 동선파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인원들의 이동경로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은 일. 감염병 발병국가를 방문한 뒤 여러 국가를 경유해 입국했다면 세부 경로 확인도 어렵고, 발병시 2차 이상의 감염 확산 차단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의 대안으로 로밍 정보 활용이 주목받고 있다. KT의 경우 메르스 사태 이후 로밍 정보를 활용한 '감염병 확산 방지 프로젝트(GEPP)'를 발표하기도 했다. 통신사가 가진 로밍 데이터를 전세계가 공유하면, 감염병 확산 등을 막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이 같은 로밍 관련 정보가 감염병 확산 방지 등에 일조할 수 있을까.


    감염병 방역에 로밍 정보 활용 …메르스 이후 시스템 갖춰


    '로밍'은 서로 다른 통신사의 서비스 지역에서 통신이 가능하도록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들에게는 필수다. 이 같은 로밍 정보를 감염병 확산 방지에 활용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이미 활용 사례도 있다. 2015년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MERS)가 계기가 됐다. 과거 메르스 1번 환자, 지카바이러스 1번 환자 모두 제 3국을 거쳐 들어오면서 동선 확인이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2016년 이통 3사와 '감염병 오염국가 방문 국민 관리 시스템'을 도입,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특정 감염병 오염국가 방문자 정보를 공유 받고 있다. 시범도입을 거쳐 2017년 '스마트 검역정보시스템'이 구축됐다.


    해당 시스템으로 효과도 봤다. 2015년 메르스 발병 때 확진자가 186명에 달했지만 2018년 발병 때는 추가 확대 없이 38일 만에 종식됐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도 활용되고 있다. 이에 더해 확진자 동선 파악에는 카드사 이용내역 등도 활용된다. 통신사 '위치정보'의 경우 개인정보여서 경찰서를 통해 정보를 공식 요청해 제공받고 있다.


    로밍 활용 원리는?-확대 위한 국제 공조는 과제


    로밍 정보가 감염병 확산 방지에 쓰일 수 있는 것은 이를 통해 감염자 이동 경로 등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밍에는 기지국과 단말이 주고받는 데이터, 즉 '기지국 GPS 정보'를 담고 있다. 서로 다른 통신사의 서비스 지역일지라도 전송방식은 동일하기 때문에 기지국 기반의 위치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것.


    가령, 특정 통신사 가입자가 해외로 나가 단말을 켜면 해외 통신사는 서비스 제공을 위해 국내 통신사와 가입자 정보를 공유한다. 가입자 휴대전화 정보와 로밍 네트워크 국가 및 사업자 정보 등이 제공되는 것.

    이는 최초 연결과정에서 근처 기지국을 통해 통신신호를 한번이라도 받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우리 국민이 해외 도착 후 외교부 안내 문자 및 통신사 로밍 서비스 요금에 대한 다양한 문자를 자동으로 받는 것도 같은 원리.


    이재호 KT AI/DX융합사업부문 AI이니셔티브팀 차장은 "KT 가입자가 외국 방문시 휴대전화 신호를 잡으면 해당 통신사는 KT에 가입자 접속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며 "이 정보를 통해 가입자가 어느 국가에 머물렀는지 파악하고,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제공받은 오염국가리스트와 대조해 감염병 오염국가 방문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질병관리본부는 입국 이후 시점부터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를 통해 잠복기 중 오염국가 방이력정보를 의료기관에서 조회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굳이 통화나 데이터, 문자를 주고받지 않아도 확인 가능하다. 다만 해외 도착 전, 또는 단말을 켜기 전 현지 유심(USIM)으로 교체할 경우 이 같은 과정이 생략돼 위치 파악이 어렵다. 이 경우 현지 이통사와 직접 연결돼 정보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SK텔레콤 로밍사업팀 송인방 매니저는 "해외 도착 전 현지 유심으로 교체하면 여행자의 해외 여행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재난 발생 시 긴급연락을 받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로밍' 정보를 감염병 확산방지 등에 적극 활용되려면 국제적인 공조가 필수다. 현재 이통 3사와 질본 등이 협력한 시스템은 우리 국민 로밍 정보에 국한된다. 로밍계약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 통신사, 국가의 국민이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그에 따른 로밍 정보는 얻을 수 없다. 코로나19 사태에서 보듯 외국인 국내유입에 따른 2차 감염의 경우 동선 파악 문제로 대응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다. 이에 따라 방문객의 로밍 정보까지 획득하려면 국가간 협력 체계부터 구축돼야 한다. 아직은 일부 국가에 그치고 있다. 


    로밍 등 위치도 개인정보인만큼 이의 보호, 유출을 막는 장치 등도 필수다. 국내의 경우 방역 외 목적으로 활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또 통신사-질병관리본부의 시스템이 모두 폐쇄망에 위치하고 있고, 양 시스템간 연결도 인터넷이 아닌 전용회선을 통해 이뤄지고 있어 외부 해킹 등에서도 안전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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