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내용

    총선 원내 제1당이 국회의장을 차지한다는 것은 정계(政界)의 상식으로 알려져 있다. 단 한 석이라도 의석을 더 확보하고자 치열하게 경쟁하는 이유다. 제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123석, 새누리당은 122석을 차지한 바 있다. 당시 국회의장은 민주당 출신 정세균 의원이 차지했다. 


    정치권에서는 잘못된 내용이 상식처럼 굳어지는 경우가 있다. 국회의장 배정 문제가 대표적이다. '언제나' 국회의장은 원내 제1당의 몫이라고 주장한다면 이는 사실과 다르다. 정치적인 타협의 산물이자, 관례일 뿐이지 법적인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국회법 제15조(의장ㆍ부의장의 선거)에 따르면 의장과 부의장은 국회에서 무기명투표로 선거하고 재적의원 과반수 득표로 당선된다. 핵심 키워드는 '무기명 투표'와 '재적 과반수 득표'이다. 원내 제1당에 국회의장을 배정한다는 내용은 국회법 어디에도 없다.


    원내 제1당이 아닌 정당 출신이 국회의장에 뽑힌 사례도 있다. 1998년 8월3일 제15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선출을 놓고 벌어진 사건이다. 당시 원내 제1당은 한나라당이었다. 하지만 국회의장은 제3당인 자유민주연합(자민련) 박준규 의원이 뽑혔다. 박 의원과 오세응 한나라당 의원을 놓고 3차 투표까지 이어진 끝에 149표 대 139표로 결론이 났다. 박준규 국회의장 선출은 원내 제2당인 새정치민주연합과 3당인 자민련의 합작품이었다.


    2000년 6월5일 제16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출 과정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일어났다. 16대 총선은 한나라당이 제1당, 새천년민주당이 제2당, 자민련이 제3당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제2당인 민주당 이만섭 의원이 국회의장에 선출됐다. 한나라당 서청원 의원과 맞대결을 펼친 결과 이 의원 140표, 서 의원 132표로 국회의장 당선자가 결정됐다. 한나라당은 16대 총선에서 승리했음에도 국회의장 자리를 내준 셈이다.


    총선에서 원내 제1당을 차지하더라도 국회의장 보증수표를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내 제1당 출신 국회의장이 많은 이유는 의장ㆍ부의장ㆍ상임위원장 등 원 구성 협상에서 정치적인 타협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상대 정당이 만족할 원 구성이 이뤄졌을 경우 원내 제1당에 국회의장을 안겨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원내 제1당이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점하고 있지 못하거나 정치적인 역학 구도에 따라 제1당 지위를 위협받는다면 국회의장은 원내 제2당 또는 제3당의 차지가 될 수도 있다. 원 구성을 둘러싼 정치적인 협상 과정에 따라 국회의장 배출 정당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21대 총선에서 모(母)정당과 위성정당 의석 결과에 따라 국회의장 배출 정당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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