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내용

    [검증대상] 

    코로나19 3번 확진자는 슈퍼전파자? 


    [검증내용] 

    '슈퍼 전파자(super-spreader)'란? 


    세계보건기구(WHO)는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 '슈퍼 전파자'는 '다수의 개인에게 질병을 퍼뜨리는 사람(who have been implicated in spreading the disease to numerous other individuals)'이라고 설명했다.

     

    국제감염학회지에 실린 한 논문(Stein, Richard A. (2011). "Superspreaders in Infectious Disease". International Journal of Infectious Diseases. 15(8): 510-513)은 아래와 같이 규정한다. 


    "소수의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특히 많은 감염 사례에 영향을 미치는 '20대 80의 원칙'이 존재하며, 이 원칙은 몇몇 생물 종들의 병원체 감염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다른 사람보다 훨씬 많이 2차 감염을 유발하는 사람들은 '슈퍼 전파자'로 알려져있다.


    감염병 창궐 때 특정인이 다른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은 2차 감염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생긴 용어로 보인다. 


    우리 국립국어원이 제공하는 오픈사전인 우리말샘에도 나오는데, '주로 나이가 들고 기저 질환이 있는 감염자로, 면역 체계가 망가져 고농도의 바이러스를 보유하게 되면서 많은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사람'이라고 밝힌다. 


    간단히 설명하면 '슈퍼 전파자'는 '특별히 질병을 많이 퍼뜨리는 사람', '2차 감염을 많이 일으키는 사람'이다. 


    의학계에 아직 '슈퍼 전파자'에 대한 합의된 기준은 없다. 특히 몇 명에게 병을 옮겨야 되는지에 대한 기준이 부재하다. 슈퍼 전파자가 왜 생기는지에 대한 확정적인 이론도 없다. 


    "3번 확진자 '슈퍼 전파자'로 볼 수 없어"


    코로나19 감염증의 3번째 확진자가 직접적으로 감염시킨 환자는 6번과 28번 2명 뿐이다. 따져보면 두 가지 경로를 거쳐 감염 대상이 확산됐다. '3번-6번-11번·12번', '3번-6번-21번'으로 갈라지는 한 축과 '3번-28번'으로 연결되는 경로이다. 파생 환자는 모두 5명이지만 2차 감염은 2명에게만 일어났다.

    WHO에 따르면 12일 기준, 코로나19 확진환자 한 명은 평균적으로 1.4~2.5명을 감염시킨다. 3번 확진자가 유발한 2차 감염은 평균 범위 내에 있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와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공통적으로 "2명의 2차 감염자를 발생시켰다고 해서 3번째 환자를 '슈퍼 전파자'라고 규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아직 국내 보건당국도 확진 환자 중 누구도 슈퍼 전파자로 규정하지 않았다.  


    메르스 땐 5명이 153명(80%)에게 전파


    현재까지 국내 양상만을 놓고 보면 '슈퍼 전파' 측면에서 2015년 확산한 메르스는 코로나19 국면과는 다른 양상이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펴낸 '메르스 백서'에 따르면 당시 5명의 환자가 전체 감염자 186명 중 153명(82.3%)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최초 감염자는 28명에게, 14번 환자는 85명, 15번 환자는 6명, 16번 환자는 23명, 76번 환자는 11명에게 각각 감염시켰다. 특히 14번 환자는 서울삼성병원 안에서만 81명의 감염자를 발생시켰다. 


    어떤 경우에 '슈퍼 전파' 일어나나?


    '슈퍼 전파'는 개인의 신체적인 특질이나 행동 외에도 여러 상황적 요인들이 함께 조합되면서 발생한다는 게 의학계 설명이다. 


    감염학 논문(Stein, Richard A. (2011). "Superspreaders in Infectious Disease". International Journal of Infectious Diseases. 15 (8): 510–513)에 따르면 2003년 사스 국면에서의 '슈퍼 전파'는 ▲'다른 병원체와의 동시감염(co-infection with another pathogen)', ▲'면역억제유전자(immune suppression)' ▲'공기 흐름의 변화(changes in airflow dynamics)', ▲'입원 지연(delayed hospital admission)' ▲'질병 오진(misdiagnosis)' ▲'병원 간 이동(inter-hospital transfers)' 등의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결합할 때 나타났다.

    엘리자베스 맥그로(Elizabeth McGraw) 펜실베니아주립대 감염병센터장이 
    한 과학 전문 매체에 기고한 글에 따르면 '슈퍼 전파'는 병원체와 환자의 생체, 환경적인 조건, 일정 시간 안에서 어떤 행위들이 이뤄지는지 등 여러 요소들이 결합할 때 일어난다.

    환자 개인의 신체적 특질과 관련해서는 '면역력'이 변수가 된다. 면역력이 강한 사람은 증상을 느끼기 전에 많은 사람들을 감염시키게 되고,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바이러스 복제량이 더 많아 타인과의 접촉 많지 않더라도 전파력은 더 강할 수 있다. 기침이나 재채기 같은 증상이 더 많이 나타나는 사람 역시 슈퍼 전파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역사에 남은 '슈퍼 전파자'들 


    미국인 여성 메리 맬런은 '장티푸스 메리'로 역사에 남아있다. 미국 뉴욕에서 장티푸스가 유행할 당시 1900년부터 7년 동안 혼자 51명을 감염시켰다. 미국 보건 당국의 추적 끝에 '슈퍼 전파자'로 지목되면서 이후 30년 간 격리 생활을 하다가 생을 마감했다. 무증상 보균자였던 데다 직업이 요리사였기 때문에 바이러스 확산이 광범위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미국의 언론사들은 이 사건을 처음 보도하면서 메리 맬런을 마녀처럼 묘사하는 삽화와 함께 '인간 장티푸스균'이라는 제목을 썼다고 한다. 그녀의 신상과 체포 과정은 신문에 낱낱이 공개됐다.

    아래는 당시 〈뉴욕 아메리칸〉 신문에 실린 메리 맬런 관련 기사 내용이다.

    "악의는 전혀 없으나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여자 '장티푸스 메리'. 기괴한 곤경에 빠진 메리 맬런, 뉴욕의 격리 병원 섬에 갇힌 수감자, 병 때문이 아니라 장티푸스균을 번식해서 가는 곳마다 뿌리고 다니는 탓." 〈위험한 요리사 메리/돌베개〉

    그밖에 핀란드에서는 1998년 고등학생 한 명이 22명에게 홍역을 옮긴 것으로 보고됐고, 민주콩고에서는 1995년 2명이 50명에게 에볼라를 전염시킨 사례가 있었다. 


    "정확한 용어는 '슈퍼 전파 사건(superspreading events)'"


    WHO가 사스 국면에서 내놓은 보고서('Consensus document on the epidemiology of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에 따르면 '슈퍼 전파자'라는 표현을 지양하라는 내용이 나온다. '슈퍼 전파자'라는 표현보다는 '슈퍼 전파 사건(superspreading events)'이 더 정확하다는 설명이다. 


    이유는 '낙인' 때문이다. '슈퍼 전파자'라는 용어로 사람을 지칭하면 '장티푸스 메리' 사례처럼 감염병 전파의 책임을 개인에게만 돌리게 되는 문제가 생긴다. '슈퍼 전파자'는 감염병 전파가 환자 개인 외에 수많은 환경적 요소들의 조합에 의해 발생한다는 점을 놓치는 표현이다. 


    고려대학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환자가 의도적으로 전파를 한 것이 아니라면 '슈퍼 감염자'라는 명명은 피해야 하며, 감염병 환자 개인에 대한 보호는 철저히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검증결과]

    대체로 사실 아님. 


    검증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