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내용

    [검증대상]

    "정부가 국민이 낸 건강보험료로 중국인에게 공짜·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검증내용] 

    중국인 건보료 면제·할인 제도 없어 

    중국인이라는 이유로(한국계 중국인 포함) 건강보험료를 할인해주거나 면제해주는 혜택을 주진 않는다. 다른 외국인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보험료를 낮춰주는 경우는 특정 국적이라서가 아니라 생활이 극히 어려운 세대나 장애인, 국가유공자로서 상이 등급을 받은 사람, 요양기관까지 거리가 먼 섬·벽지 거주자, 농어촌에 거주하는 지역가입자, 고령 가입자만 있는 세대 등 사회적 도움이 더 절실한 계층에 한해 적용된다. (보험료 경감고시)

         

    다문화정책의 일환이나 지자체별로 의료비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들이 있지만, 그런 경우에도 중국인이란 이유만으로 건강보험료를 할인해주거나 면제해주는 경우는 없다.

         

    '중국인 공짜 치료'가 대중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 건 최근 국내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인 환자들이 국내 의료기관에서 무상 진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이다.

         

    하지만 외국인 감염병 환자의 입원치료 등 경비는 국고로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감염병예방법에 명시돼 있는 내용이다. (감염병예방법 제67조 9항)

         

    WHO도 잠시 방문한 외국인에게 감염병 진료에 따르는 비용을 청구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이는 감염병이 국경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하는 걸 우선적으로 막기 위해서이다.

         

    2015년 중국에서 메르스 확진을 받았던 한국인 환자의 치료비를 중국 정부가 부담했던 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다시 말해, 중국인이라서 특별히 공짜로 치료해주거나 건강보험료를 할인·면제해주는 게 아니다. 그래서 “정부가 건강보험료 걷어서 중국인을 공짜·할인해준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외국인 가입자들은 보험료를 얼마나 낼까?

    이제부터는 외국인 건보 관련해서 더 구체적인 맥락 덧붙이려 한다.

    국내 체류 외국인은 건강보험료를 얼마나 낼까?

    외국인도 우리처럼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로 가입하게 되는데 모두 당연 가입이다. 특히 직장가입자는 보험료율이 내국인과 같다. 6.67%(올해 기준)를 사용자와 가입자가 반반씩 내는데, 외국인의 직장가입자 비율이 70% 가까이 되니 대부분 소득 수준에 따라 한국인과 똑같이 보험료를 부담하는 구조이다. (2018년 건강보험통계연보 자료)

    다만 지역가입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외국인 지역가입자는 원래 3개월 이상 체류하면 임의로 가입할 수 있었다. 이 규정을 악용해 한국에서 단기간 체류하면서 건강보험에 가입하고 큰 비용이 들어가는 치료를 받은 뒤 자기 나라로 돌아가는 일명 '먹튀' 수법이 자행되기도 했다.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자 제도가 바뀌었다.

    의무 체류 기간이 2018년에 6개월로 늘어났고 지난해 7월부턴 임의 가입이 당연 가입으로 상향 조정됐다. 그 결과 소득이 없는 지역가입자도 내국인 평균 보험료만큼을 무조건 내야 한다. 지난해 처음으로 적용한 액수는 월 11만 원 정도였다.

    평균 보험료는 매년 11월 기준으로 책정되는데, 내국인에 대한 보험료가 인상되면 외국인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도 상승하게 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런 제도가 "불합리하다.", "차별적이다."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참여연대는 "저소득층 외국인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차별적인 정책"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 보험정책과 김도균 사무관은 "불합리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외국인 건보 먹튀'에 대한 우려가 더 컸기 때문에 제도를 개선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니까 "나는 이렇게 죽도록 보험료 내고 있는데 외국인은 너무 적게 낸다."거나 "공짜로 내가 낸 보험료 혜택을 가로채고 있다."는 주장도 대체로 사실이 아니다.  


     중국인 건보 지출액 규모는 꾸준히 논란 

    "정부가 건강보험료 걷어서 중국인을 공짜·할인해준다."는 주장과 함께 많이 나오는 것이 "중국인이 우리의 건보 재정을 갉아먹고 있다."는 주장이다. 사실일까?  

    국내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중 중국인의 건강보험금 지출이 가장 많은 것은 사실이다.  

    최근 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2017~2019 외국인 국적별 건강보험 급여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 진료 부담금은 5,184억 원으로 211개 나라 중에서 압도적으로 많았다.

    2위를 기록한 베트남(394억 원)과 3위 미국(331억 원)보다도 훨씬 많았고, 진료 건수는 베트남의 13배였다. 중국인 지출액은 전체 외국인 건보 지출액의 70% 수준이다.

    이번엔 인구 대비 지출액으로 따져봤다.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중국계(한국계 중국, 중국, 대만 포함) 외국인은 76만 명으로 전체 외국인 165만 명의 46%를 차지한다. 베트남(10.2%)과 태국(9.1%) 미국(4.0%)이 그다음으로 많지만, 훨씬 많은 수이다. 

    이 수치만 보면 46%의 인구가 건보 지출액의 70%를 차지하니 많아 보인다.

    그렇다면 이를 대한민국 인구와 건보 지출액 전체로 확대해서 보면 어느 정도일까?  

    2018년 총 급여비 지출은 63조2천억 원, 이중 중국인 지출은 4,871억 원으로 0.8%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건강보험 통계' 자료)

    중국계 외국인은 우리나라 전체 인구(5,163만 명)의 1.5%를 차지하니까 결국 1.5%의 중국인에게 건강보험급여의 0.8%가 지출됐다는 말이 된다. 

    이 정도면 많을까? 적을까?


    사회보험의 의미... 어디까지 어떻게 적용해야 할까 

    이 수치는 바라보는 사람들의 생각과 건강보험에 대한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저 수치가 높다고 볼 수도, 적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인이 우리의 건보 재정을 갉아먹고 있다."는 부분은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어렵다.

    다만 "내가 낸 만큼 내게 혜택이 돌아오지 않는다."라거나 "내국인을 위한 건강보험을 왜 외국인에게까지 적용해야 하느냐?"라는 불만의 목소리도 높은데, 그 과정에서 건강보험이 '사회보험'이라는 개념을 잊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할 필요가 있다.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함께 모으고 필요한 사람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사회보험이다.

    단적인 예로, 누군가는 수십 년간 보험료를 내면서도 입원 한 번 안 해볼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태어나자마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고액 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후자의 경우를 건강보험 무임승차자로 비난할 수 있을까? 내국인은 괜찮고 외국인은 용납이 안 되는 걸까? 국내 체류 중인 수 많은 외국인의 건강권은 그냥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내버려둬도 되는 걸까? 그들 중에는 우리 경제에 이바지하고 있는 노동자들도 많다.

    결국, 이 부분은 관점과 공감대의 문제이다.


    사회적 논의가 계속되어야 하고 그 과정을 통해서 건강보험의 형평성과 공정성, 재원의 안정성을 추구하는 방법을 찾아 나가야 할 것이다.  


    [검증결과]

    전혀 사실 아님. 

    검증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