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등록 : 2020.02.06 09:44

    수정이유: 과학 학술지 Science에 잠복기 감염 사례에 대한 정정 소식이 있어 내용 추가

    검증내용

    [검증 대상]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NHC) 주임 마 샤오웨이(Ma Xiaowei)는 2020년 1월 26일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잠복기는 약 10일이고, 최소 1일부터 최대 14일까지이며, 사스와 달리 그 잠복기 내에 전염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 대변인 크리스티안 린드마이어(Christian Lindmeier)는 2020년 1월 28일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기자들에게 잠복기 내에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도 있다며 가능성을 언급했다.


     

    [검증 방법]

    전문가 인터뷰, 이전 사례 조사 등


     

    [검증 내용]


    1. 우선, ‘잠복기’와 ‘무증상’은 다른 개념이다. 잠복기(Incubation period)는 감염이 일어난 후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걸리는 기간을 의미하고, 무증상(Asymptomatic)은 감염이 됐지만, 증상을 보이지 않는 사람을 의미한다. 따라서 무증상자는 잠복기가 지난 후에도 증상이 없는 사람일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WHO와 언론은 ‘잠복기’와 ‘무증상’ 감염을 하나로 묶어 설명하고 있으나, 중국 보건당국은 ‘잠복기 내 감염성’을 이야기하고 있으므로 ‘잠복기 내 감염’ 가능성을 따져본다.



    2. 일반적으로 바이러스에 따른 감염병은 잠복기 내에 전파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바이러스가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전염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다. 의료계는 대부분 ‘잠복기 내 감염’은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1) 실제로 사스(SARS)가 유행한 2003년 당시에도 홍콩에서 병원 의료진 집단 사스 감염 사태가 잠복기 환자에 의해 전파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지만, WHO는 ‘사스 가이드라인’에서 잠복 기간, 무증상 감염이 공중 보건 위험을 일으키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2) 메르스(MERS)가 유행한 2015년에는 잠복기가 아닌 무증상 감염에 대한 우려가 있었는데, 보건 당국과 의료계는 ‘가능성 없다’는 설명을 했다. 당시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은 “증상이 없을 때 전염성이 있는 질병을 불현성 감염병 이라고 하는데, 메르스는 불현성 감염이 없는 감염병”이라고 브리핑을 했고, 유럽 질병관리본부(ECDC) 역시 <보건업 종사자들을 위한 메르스 정보>에서 ‘무증상 환자에서 전염이 된다는 근거는 아직 없다’고 전했다.



    3. 하지만 이번에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잠복기 감염 가능성의 근거로 중국 내 감염 사례를 제시했다.

    중국 허난성 안양(安陽)의 매체에 따르면 우한에 거주하던 루씨가 본가인 안양에 돌아온 뒤 루씨의 가족들이 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이들은 모두 우한에 여행을 가거나 거주한 적이 없으며, 루씨와 접촉한 것이 유일한 경로였다. 중요한 점은 정작 당사자인 루씨는 아무 증상이 없는 상태였다는 것이다. 따라서 잠복기였던 루씨에 의해 다른 가족들이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정작 루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확진 환자인지는 확인이 되지 않는다. 이 환자의 정보나 바이러스 정보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진 것은 없다.

     


    4. 여러 매체에 전해진 것처럼, 국내 전문가들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과도한 우려라는 견해를 보인다. 물론 신종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변종의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으나,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이상 아직 잠복기 내 전염이 된다고 명확히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중앙방역 대책본부 박혜경 총괄팀장은 "무증상 감염이 일반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에서는 없다. 그래서 아마도 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그 코로나바이러스의 특징을 따라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WHO 대변인도 ‘근거를 기다리고 있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검증 결과]

    현재로선 마 샤오웨이가 근거로 제시한 중국 안양의 ‘루씨’ 사례에 대해 명확한 정보를 파악할 수 없으며, 아직까지 바이러스 감염병의 ‘잠복기 내 감염성’에 대한 과학적 증거가 없는 이상 판단을 내릴 수 없다. 따라서 해당 주장에 대해 ‘판단 유보’로 결정한 뒤, 후속 취재를 진행한다.



    [내용 추가]

    2월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총리 주재 회의에서는 “기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달리 무증상·경증환자 감염증 전파 가능성이 크다”는 발표가 있었다.

    하지만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당일 확대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잠복기 상태에서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즉, 무증상 감염 가능성은 인정, 잠복기 감염 가능성은 부인한 것이다.

     

    [수정 이유]

    2020년 2월 4일, 이전까지 ‘무증상 감염은 없다’고 이야기했던 정부의 입장 변경이 있어 내용을 추가합니다. 

    또한, 잠복기 감염과 무증상 감염은 해외 학술지에서도 혼용하고 있어, 이해를 돕기 위해 최근 국내에 잠복기 감염의 사례로 잘 알려진 독일 연구(NEJM 논문)를 함께 첨부합니다. 

    제목은 “Transmission of 2019-nCoV Infection from an Asymptomatic Contact in Germany”으로, 무증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내용에서는 잠복기(Incubation Period)를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해당 연구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언급되었습니다.

    하지만, 2월 3일 과학 잡지 '사이언스(Science)'에 따르면, 해당 논문에 대해 독일 보건 당국이 정정을 요청했다는 소식도 함께 알려드립니다. 

    '무증상 감염자'로 알려졌던 중국인 확진자는 이미 독일에 있었을 때 증상이 있어 해열제까지 먹었는데 연구진이 이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며, 독일 로버트 코흐 연구소는 NEJM에 수정을 요청했다고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 외에도 다른 사례가 보고되고 있고, 아직 연구 단계에 있어 사이언스지 역시 해당 사례가 틀렸을 뿐, '무증상 감염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검증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