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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 단축을 지키지 않는다고 처벌하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없다."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서울대학교 학생들 앞에서 한 말이다. 문재인 정부의 노동시간 단축 정책을 비판하면서 노동시간 규정을 지키지 않는다고 처벌하는 국가가 한국 외엔 없다는 주장이었다. 그의 말은 사실일까.

    최종 등록 : 2019.12.06 16:55

    수정이유: 기사 중간제목 굵은글씨 처리

    검증내용

    "근로시간 단축을 지키지 않는다고 처벌하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없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서울대학교 학생들 앞에서 한 말이다. 문재인 정부의 노동시간 단축 정책을 비판하면서 노동시간 규정을 지키지 않는다고 처벌하는 국가가 한국 외엔 없다는 주장이었다. 그의 말은 사실일까.


    [검증대상] "근로시간 단축 지키지 않는다고 처벌하는 나라, 세계적으로 없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6일 오전 서울대학교 멀티미디어강의동 305호 강의실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의 연사로 나선 것. 특강 주제는 '위기의 대한민국, 경제 위기와 대안'이었다. 황 대표는 이날 강연 시간 대부분을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 비판에 할애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만든 '민부론'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근로시간을 줄여가는 건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도 "이 정부 들어서 (근로시간을) 주52시간으로 줄이는 것도 아직은 조금 과도한 것 같다"라고 얘기했다. 대한민국은 아직 "일을 해야 하는 나라"라면서 "조금 더 발전을 지속하려면 일하는 게 필요한 나라"라는 주장을 폈다.


    그는 정부가 나서서 노동시간 단축을 추진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노사 합의로 근로시간을 정해서 권유하고 권장하고 유도하는 건 가능할 수 있지만, 안 지켰다고 처벌해버리니까 52시간 지나면 (일하던 것을) 들고 나가야 한다"라고 부연했다. 황 대표는 연구‧개발 분야를 예로 들며 "집중적으로 밤잠 안 자고 결과를 만들어냈던 게 우리 성장 과정에서의 모습"이라고 역설했다. "근로시간 단축을 지키지 않는다고 처벌하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없다"라는 주장도 이 대목에서 나왔다. 


    이어 "주52시간 (노동을) 하려니 일하다 말고 문 닫고 나가야 한다, 회사는 처벌될까봐 시간이 지나면 불을 다 꺼버린다"라며 "젊은 사람은 애 키우고 돈 쓸 데 많으니 아직 젊고 건강할 때 더 일하자고 (노동)시간을 늘릴 수 있는데, 그걸 막아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이 더 일을 시킬 수 없도록, 말로 막은 게 아니라 처벌하는 것으로 막았다"라며 "완전히 경색증에 걸려 국민 경제를 심각하게 저해하는 결과를 낳았다"라고도 역설했다.


    [사실검증] 영국·독일·일본 등 모두 처벌 규정 '있다'


    한국은 노동시간을 어길 경우 근로기준법 제110조에 의거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현재 300인 이상 대기업만 주당 법정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규정돼 있지만, 내년부터는 50~299인의 중소기업까지 확대된다.


    그러나 이를 지키지 않는다고 바로 처벌받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계도기간을 부여하고 처벌유예기간을 충분히 확보하겠다는 보완책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자 노동계는 '개악'이라면서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11월 15일 '30-50클럽 소속국가의 근로시간 위반 시 벌칙 조항'을 비교‧분석해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일단 '과태료'는 매우 흔하다. 이탈리아의 경우 위반 종업원의 숫자에 따라 최소 200유로에서 최대 1만 유로(약 1300만 원)까지 벌금이 부과된다. 프랑스의 경우 위반근로자 수에 따라 벌금을 부과하는 형태다. 위반근로자 수 1명당 750유로(약 97만 원)의 벌금을 낸다.


    자유형(징역형과 금고형) 처벌 규정도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독일은 최대 1만5000 유로(약 20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으며, 이를 고의로 위반해 노동자의 건강‧노동력에 해를 가했거나 의식적으로 반복한 경우 등에는 최대 1년의 자유형에 처할 수 있다.


    영국 역시 즉결심판 또는 재판을 통해 벌금을 부과하는데, 시정 명령을 미이행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일본의 경우에도 30만 엔(약 330만 원) 이하의 벌금 혹은 6개월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프랑스의 경우 주35시간을 규정해놓고 단체협약을 통해 최장 48시간 노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만약 고용자가 단체협약을 위반하면 사업자는 '형사처벌' 된다.


    30-50 클럽 국가 근로시간 위반 벌칙 비교 자료: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김동철의원, 의안번호 2014725) 검토보고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18.11. (영국) TERMS AND CONDITIONS OF EMPLOYMENT 1998 No. 1833, 영국노동법(전형배) (이탈리아) Decreto_Legislativo_2003_n.66


    [검증결과] '거짓'


    한국경제연구원 관계자는 6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해당 자료는 대안이 미비한 상황에서 한국의 처벌 규정이 다른 나라의 처벌 규정에 비해 다소 과하다는 점을 지적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면서도 "자료에 나와 있는 것처럼, 다른 나라에 처벌 규정이 없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조연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황교안 대표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영미법과 독일·일본법의 전통이 다르기에, 처벌 규정이 없는 나라도 있다"라면서도 "그렇다고 사용자가 근로시간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서 처벌하는 규정이 우리나라에만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일본과 독일 등의 사례를 설명하면서 "오히려 일본은 처벌 규정이 없었는데 최근에 신설됐다"라고 지적했다. 사용자가 고의로 근로시간을 위반하는 경우가 늘어나서 처벌 규정을 신설하거나 강화하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다른 나라의 처벌 조항 등이 있는 것을 근거로 "근로시간 단축을 지키지 않는다고 처벌하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없다"라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말을 '거짓'으로 판정한다.  

    검증기사

    검증내용

    [검증대상]

    법정 근로시간 위반에 대한 처벌 규정을 두고 있는 나라가 한국뿐인가


    [검증방법]

    각국 노동·근로법 확인 및 고용노동부 관계자, 이승길 한국비교노동법학회 회장 인터뷰


    [검증내용]

     확인 결과 한국 외에도 법정 근로시간 위반에 대한 처벌 규정을 두고 있는 나라들이 있었다.

     법제처 세계법제정보센터(world.moleg.go.kr)를 통해 확인한 일본 '노동기준법' 32조는 '사용자는 노동자에게 1일 8시간, 1주간 40시간을 초과해 일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대신 노조와 서면으로 협상한 경우에는 월 45시간, 연간 360시간 한도 내에서 연장근로가 가능하도록 했다.

    법정근로시간을 지키지 않은 경우에는 노동기준법 119조에 따라 6개월 이하의 징역이나 30만엔(약 328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일본은 지난해 6월 연장근로의 한도를 월 45시간, 연 360시간으로 제한하고 위반할 경우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30만엔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법을 개정했다"며 "개정법이 대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4월 시행됐고, 내년 4월부터는 중소기업에도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본뿐만 아니라 독일도 법정근로시간을 정해놓고 위반할 경우 최대 징역형으로 처벌하고 있었다.

    독일 '근로시간법'(Arbeit szeitgesetz) 3조는 '근로자의 1일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면서 단체협약 등을 통해서만 일정 시간의 연장근로가 가능하도록 했다.

    연장근로를 포함한 1일 근로시간은 원칙적으로 12개월(특별한 경우 6개월) 평균 주당 48시간을 초과할 수 없고, 1일 근로시간이 12시간 이상으로 연장된 경우에는 반드시 11시간의 휴식시간을 보장하도록 했다.

    이어 같은 법 22조와 23조는 연장근로 한도 등을 위반하면 1만5천 유로(1천974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만약 회사가 고의로 근로시간법을 어겨 근로자의 노동력에 위해를 발생하게 하거나 의식적으로 법 위반을 반복한 경우에는 최대 징역 1년에 처하도록 한다.


     이외에 프랑스도 노동법(Code du travail)으로 법정 근로 시간을 1주간 35시간, 1일 10시간으로 정하고, 연장근로 한도를 연간 220시간으로 제한했다. 위반할 경우 사용자에게 근로자 한 명당 750유로(약 98만원)의 벌금형에 처한다.


     영국은 근로시간법(TERMS AND CONDITIONS OF EMPLOYMENT)에 따라 법정 근로시간을 1주간 48시간으로 정하고, 당사자 합의에 따라 1주간 60시간까지만 근로가 가능하도록 했다. 위반하면 시정명령이 내려지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2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된다.


     반면 미국은 노사가 자율적인 협상을 통해 근로시간을 정하는 문화가 발달한 까닭에 일정 기준 이상의 근로시간에 대해 할증된 임금을 지급하도록 강제하는 방식으로 근로시간을 규제하고 있었다. 미국 공정근로기준법(Fair Labor Standards Act)이 주 40시간을 초과해 근로할 경우 통상임금의 1.5배를 지급하도록 규정하지만 위반 시 처벌규정은 따로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승길 한국비교노동법학회 회장(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주요 선진국의 경우 노사가 합의한 근로시간이 대부분 제대로 준수되기 때문에 근로시간 위반에 대한 형사처벌이나 행정처벌이 사문화됐을 뿐이지 처벌규정 자체는 존재한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나라가 일본, 독일 등에 비해서는 법정 근로시간 위반시 처벌 수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사실이다. 또 근로시간의 탄력적 운용면에서도 독일이나 프랑스 등 유럽국가에 비해 경직된 측면이 있다.

    우리 근로기준법은 주당 12시간씩 허용된 연장근로를 3개월 기준으로 '탄력적 사용'(특정일의 근로시간을 늘리는 대신 다른 날의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근로방식)을 허용하지만,독일과 프랑스는 각각 6개월과 1년을 기준으로 탄력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즉 독일과 프랑스는 법으로 허용한 연장근로시간을 반기 내지 연 단위로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3개월 단위 내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처벌규정 유무만 보면 다른 나라들도 처벌 규정이 있지만 독일 등 일부 선진국들은 노사간의 계약에 따라 탄력적으로 초과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하고, 그 '계약'을 위반한데 대해 처벌하고 있다"며 "처벌 규정이 있다고 해도 한국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말했다. 또 다른 황 대표 측 관계자는 "더 일할 수 없게 만드는 경직된 주 52시간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검증결과]

    대체로 사실 아님

    검증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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