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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충 설명

"공관에 있는 감을 딴다면 공관병이 따지 누가 따나", 자유한국당 입영 논란이 일고 있는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관병 갑질 논란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했다. 박 전 대장은 "공관병 갑질 사건은 왜곡"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이 한 행위가 문제가 없는 과업 지시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말 박 전 대장의 말대로 감을 따도록 지시하거나 골프공을 줍도록 시킨 일은 공관병의 고유한 업무라고 볼 수 있을까? 이를 살펴봤다.

    최종 등록 : 2019.11.05 14:36

    검증내용

    ◆ 박찬주 전 육군 대장, "공관에 있는 감 따는 건 공관병의 업무"

    박 전 대장은 지난 4일 여의도 63빌딩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공관병 갑질 논란과 관련해 "부모가 자식을 나무라는 것을 갑질이라고 할 수 없듯, 사령관이 병사들에게 지시하는 걸 갑질이라고 표현하면 그건 지휘체계를 문란시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전 대장은 “언론에서 그동안 줄기차게 나왔던 ‘냉장고를 절도했다’, ‘전자팔찌를 채워서 인신을 구속했다’, ‘제 아내를 여단장으로 대우하라고 했다’, ‘공관병을 GOP로 유배 보냈다’ 뭐 하나 제대로 확실하게 나온 혐의가 무엇이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도 박 전 대장은 일부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박 전 대장은 “‘감을 따라고 했다’, ‘골프공을 주우라고 했다’는 것은 사실이다”며 “공관병은 공관에 편제표가 명시된 대로 과업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전 배포한 입장문에서도 “감 따는 것은 사령관의 업무가 아니다. 공관에 있는 감을 따야 한다면 공관병이 따야지 누가 따겠느냐”며 문제가 없는 과업 지시라는 주장을 했다. 


    ◆ 공관병이 뭐길래? 공관병 지시 가능 업무 규정 살펴보니

    - 공관병은 야전에서 근무하는 장관이나 제독에게 제공되는 단독주택 형태 숙소인 '공관'을 관리하도록 배정된 보직을 말한다. 박 전 대장의 갑질 논란이 있고 나서 2017년 10월 폐지됐다.

    공관병 보직이 존재했을 때도, 공관병에게 지시가 가능한 업무는 명백히 규정되어 있었다. 

    - 육군 규정 제49조(기본지침)은 '공관병이 편제표에는 미반영되어 있지만 장관급 지휘관 승인 아래 편제병력을 활용해 겸무 보직으로 운영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 육군 규정 제51조(공관 근무병 운영) 내용

    공관 근무병 임무로는 ▲공관시설 관리 ▲지휘통제실과 연락 유지 ▲식사 준비 ▲그 밖의 공식적인 지시 임무 수행이 있다.

    - 육군 규정 제52조(병력 및 근무병 운용간 금지 사항) 내용

    업무 지시가 금지된 사항으로는 ▲사적인 지시 행위 ▲어패류·나물 채취, 수석·과목 수집 등 지시 ▲부대 또는 관사 주변 가축사육이나 영농 활동 지시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즉, 명백히 규정된 육군 규정상으로, 관사 주변의 감을 따는 행위는 공관병의 고유 업무라고 볼 수 없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 박점규 운영위원은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상사의 사적인 업무를 반복적으로 지시하는 것은 정부가 정하거나 법에도 명시되어 있는 명백한 갑질”이라며 “감은 (지위가 낮은) 공관병이 따야 한다는 인식 자체가 옛날 세대에나 나올 법한 갑질이다”라고 비판했다.

    검증기사

    최종 등록 : 2019.11.07 19:36

    검증내용

    [검증방식]

    공관병 관련 규정을 찾아보고, 예비역 군 장성들에게 실제 공관병이 공관에서 감 따는 일을 하는지 물어봤다. 


    [검증과정]

    군 인권센터는 공관병 갑질 논란이 불거진 2017년 당시의 육군 규정을 공개했다. 

    육군 규정 51조는 공관 근무병의 임무를 공관시설 관리, 지휘통제실과 연락 유지, 식사 준비, 그 밖의 공식적인 지시 임무로 특정하고 있다.  하지만 52조 금지사항으로 과목 수집, 관사 주변 영농 활동을 명시하고 있다.  공관의 감을 따는 건 공관시설 관리 업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과목 수집에 해당하기 때문에 공관병의 고유 업무로 보기 어렵다. 

    예비역 장성들에게 공관병이 감 따는 일을 해야 하는지 물었다. 윤형호 예비역 육군 대령(건양대 군사학과 교수)과 이병록 예비역 해군 준장(정의당 영입 인재)은 감 따는 일을 공관병의 업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공관 관리 차원에서 감나무가 있고 감을 따야 할 일이 생기면 과거에는 공관병이 해온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미군은 관리 업무를 하는 민간인을 따로 고용하지만, 우리나라 군은 모든 걸 군인이 관리하다 보니 불가피하게 해야 할 일이 생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병록 예비역 해군 준장은 과거에 감 따는 일을 공관병이 했다고 해서 공관병의 업무로 단정할 수는 없다며 최근에는 군도 달라졌다고 증언했다. 또, 군 장성의 지시라도  공관병의 입장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표명렬 예비역 육군 준장은 군대라고 비인격적인 대우를  해도 되는 건 아니라며, 인격적인 대우를 했다면 감 따는 일이 문제가 되지 않았을 거라고 말했다. 또,  공관의 감나무를 누가 관리해야 하는지는 해석의 여지가 있다 해도 공관병을 집사처럼 여기고 개인 시간까지 빼앗아가며 감 따는 일을 지시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했다.  전쟁이 났을 때 인격적인 대우를 받지 않은 부하가 장군을 위해 목숨을 바칠 리는 없다며,  이런 군대 문화는 바람직하지도 않고 바뀌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검증결과]

    공관에 따로 감나무를 관리하는 사람이 없는 우리나라 군 현실에서 공관병이 공관 관리 차원에서 감을 따왔던 건 어느 정도 사실로 보인다. 하지만, 공관 관리 업무가 공관병의 업무라 하더라도 육군 규정은 과목 수집 등은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예비역 군 장성들도 공관병이 '갑질'이라고 느낄 정도였다면 부당한 지시였다고  지적하는 만큼, 감 따는 일을 공관병의 고유 업무라고 보기는 어렵다.

    검증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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