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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충 설명

35개국 중 5개국에 불과독립 통상조직 운영이 다수

    검증내용

    Q: 문재인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산업통상자원부의 '통상' 기능을 외교부로 이전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 공약에서 후퇴해 기존 유지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존치 이유와 관련해 국정기획위 고위 관계자는 한 언론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현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 산업부에 통상 기능을 둔 나라가 더 많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국정기획위에서는 미국이 현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시사한 상황에서 조직 개편은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OECD 국가는 통상 기능을 어떻게 운영하고 있나요? 또 2013년 박근혜정부가 통상 기능을 외교부에서 산업부로 이전할 당시 상황은 어땠나요?


    A: 통상 기능은 산업부에 둔 나라가 많다는 주장은 OECD 소속 유럽연합(EU) 22개국 자유무역협정(FTA)업무를 담당하는 EU집행위원회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의견이 갈립니다. EU집행위를 독립형 통상조직으로 간주할 경우 35개국 중 산업부가 통상 업무를 수행하는 국가는 한국 멕시코 스위스 이스라엘 터키 5개 국가입니다.  


    미국과 OECD 소속 유럽연합(EU) 국가를 포함한 23개국은 통상조직을 독립 기관으로 운영했으며, 외교부가 통상 업무를 수행하는 국가는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아이슬란드 칠레 5개 국가였습니다. 나머지 2개 국가인 일본 노르웨이는 외교부와 산업부가 통상 업무를 함께 담당합니다.  


    그러나 유럽연합 소속 국가의 통상부처를 개별적으로 고려할 경우 35개국 중 산업부가 통상 업무를 담당하는 국가는 18개국, 외교통상형은 15개국, 독립형은 2개국으로 산업통상형 국가가 가장 많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한편, 미국이 현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시사했기 때문이란 주장도 근거가 빈약합니다. 미국 국내법상 재협상 개시 전 90일 의회 통보 기간이 필요해 1~2개월 내 재협상이 불가합니다. 미국 무역협정 분석이 10월 말 종료될 예정으로 본격적인 양국 FTA재협상은 올해 말이 가장 유력합니다.  


    ◆미국은 독립조직, 일본은 외무성이 협상 주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통상조직을 독립기관으로 둔 대표적 국가는 미국입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국가 간 통상협정 업무를 담당합니다. 하지만 우리 외교부에 해당하는 국무부가 협상에 항상 동행합니다. 통상은 외교와 떼어놓을 수 없는 이슈이기 때문입니다.  


    EU회원국들은 2009년 발효한 리스본 조약에 의거해 EU 집행위원회에 통상주권을 대부분 양도했습니다. 그러나 EU 역시 미국처럼 통상 협정을 할 때 EU외교이사회와 긴밀히 협의합니다.  


    하지만 양자무역협정을 제외한 반덤핑, 수입규제 업무는 유럽연합 각 국가가 개별적으로 대응합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산업부처가 통상 업무를 함께 담당합니다. 수입규제 관련 업무를 할 때 우리 정부는 EU집행위원회와 함께 각 개별 국가 통상부처 담당자와 협의를 합니다.  


    10대 무역국(중국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 네덜란드 한국 이탈리아 영국 홍콩) 내 통상조직을 살펴보면 산업통상형이 7개, 외교통상형이 1개, 독립형 2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단 EU소속 국가(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의 FTA업무는 EU집행위원회가 한다는 측면에서 이 기준으로 다시 분류를 하면 산업통상형 3개, 독립형 6개, 외교통상형 1개로도 나뉠 수 있습니다.


    일본 외무성은 경제산업성과 통상협정을 공동 수행합니다. 다만 주요 FTA 협상대표는 외무성이 담당합니다. 노르웨이의 경우 외교부와 산업통상어업부 통상협정을 공동으로 수행하는데 다자무역 협정은 외교부가, 양자무역 협정은 산업통상부가 주관합니다. 외교부에 통상 기능이 붙어 있는 국가인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아이슬란드 칠레는 이명박정부 때까지 유지해온 한국 외교 통상부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통상 기능이 산업통상자원부 내에 2차관 산하 차관보 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통상전문가들은 통상 기능을 산업부에 존치하든, 문재인 대통령 공약대로 외교부로 통상 기능을 이전하든, 혹은 독립기구를 만들든 이명박정부까지 유지했던 장관급 통상조직 부활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보호무역주의 파고가 거세며 주요 선진국들은 모두 통상장관이 협상과 국제회의에 나오는데 한국에선 통상 대표가 실질적으로 차관보급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국내 통상장관은 산업부 장관이지만 에너지와 산업 등 국내외 현안이 많아 장관이 통상 이슈까지 챙기기엔 벅찬 부분이 있습니다.


    ◆한미 FTA 재협상 탓에 현상유지? 한중 FTA 때도 조직개편 


    당장 한미 FTA 재협상이 앞에 걸려 있어 통상조직 기능 이전이 부담스럽다는 국정기획위 주장도 과장된 측면이 있습니다. 미국 국내법상 FTA 재협상을 하려면 의회에 90일 전 통보를 해야 합니다. 미국이 8월 중 북미자유무엽협정(NAFATA) 재협상을 실시할 텐데 미국이 맺은 무역협정 관련한 전반적인 분석이 10월 말 종료될 예정이라 본격적인 한미 FTA 재협상은 올해 말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소 1~2개월 내 당장 재협상이 실시될 것이란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2013년 외교부에서 산업부로 통상 기능을 이전할 때는 한중 FTA 4차 협정이 실시되던 상황으로 지금보다 더 엄중한 시기에 조직 개편이 이뤄졌습니다.


    민주당 내 복수의 고참·중진 의원들은 레이더P와의 통화에서 "6월 중 제출할 1차 조직 개편안에 산업부에서 외교부로 통상 기능을 이전하는 방안을 넣을지 고민하고 있다. 올해가 아닌 내년 개헌에 맞춰 2차 조직개편안이 더 낫지 않겠냐"고 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핵심 의원은 "통상 기능 이전 내용만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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