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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충 설명

  무리한 운행에서 비롯된 졸음운전 사고를 막겠다며 지난달 1일부터 버스에도 주 52시간 근로제가 도입됐습니다. 전에는 근로시간 특례업종에 포함돼 주 68시간까지 연장근로가 가능했지만, 이제는 주 52시간까지만 버스를 운전할 수 있습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버스기사의 무리한 노동은 국민의 생명을 위협할 수밖에 없다"며 52시간제 도입이 필요한 까닭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주 52시간제 도입 이후 버스기사의 무리한 근무는 정말 사라진 건지 사실을 확인해 봅니다.

    최종 등록 : 2019.08.15 17:42

    검증내용

    1. 검증 대상

     사고가 나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버스 사고,  이런 사고를 막겠다는 취지로 지난달 1일부터 버스에도 주 52시간 근로제가 도입됐습니다. 이전까지 버스는 근로시간 특례업종에 포함돼 주 68시간까지 연장근로가 가능했지만, 이제는 주 52시간까지만 버스를 운전할 수 있게 된 겁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버스기사의 무리한 노동은 국민의 생명을 위협할 수밖에 없다"며 52시간제 도입의 필요성을 밝힌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주 52시간제 도입 이후 버스기사의 무리한 근무는 정말 사라진 건지 사실을 확인해 봅니다.


    2.  검증방식 / 결과

    ① 주52시간 도입 이후에도 버스 사고는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달 8일 경기 지역 한 버스의 운전기사가 운행 중 쓰러져 숨졌고, 같은 달 20일에는 다른 회사의 버스 기사가 몰던 버스가 고가도로를 떠받치던 기둥을 들이받아 운전기사가 사망했습니다. 

     잇단 사고의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취재진은 우선 지난 달 8일 사망한 버스 기사의 운행일지를 확보해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출근 후 17시간동안 운행을 하다 쓰러진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주52시간이 도입됐는데, 하루 17시간을 운행했다는 사실이 의아해 해당 버스 노선을 포함한 경기 지역의 버스 노선 4곳을 직접 타보는 등 분석해 봤습니다. 


    ② 하루 근무시간이 17시간이 넘는 등 비정상적으로 긴 것은 버스회사의 특이한 근무 형태 때문이었습니다. 버스 회사는 보통 새벽에 출근해 온종일 일하고는 밤늦게 퇴근을 하고 다음 날은 통째로 쉬는 방식이었던 겁니다. 평일과 주말 관계없이 단순히 하루 일하고 하루 쉬는 방식인데, 이 방식을 '격일제'라고 부릅니다. 예컨대 A조가 일할 때 B조가 쉬고, B조가 일할 때 A조가 쉽니다. 이러다보니 회사들은 버스 100대가 있다면 기사는 200명만 뽑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소 인건비로 최대 효율을 뽑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퐁당퐁당'을 하는 식으로 근무시간을 주52시간으로 맞추는 겁니다.


    ③ 얼핏 보면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현장에선 대기시간이 포함되지 않은 근무시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대기시간이란 한차례 버스 운행을 마치고는 다음 운행까지 15~30분가량 남는 시간을 뜻하는데, 기사들은 대부분 이 시간 동안 연료(CNG 가스)를 충전하고 차량 내부를 청소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쉬지 못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법적으로 대기시간은 근무시간이 아닌 휴식으로 규정돼 있습니다. 하지만 대기시간을 포함하면 주 60시간을 뛰어넘는다는게 현장의 주장입니다.

    ④ 근무 강도도 문제였습니다.  취재진이 직접 시간을 재 본 결과  A노선(52km)과 B노선(62km)은 왕복 3시간 20분, C노선은 4시간 20분(89km), D노선은 4시간 30분(103km)이 걸렸습니다. 출·퇴근 시간에 비가 내리기라도 하면 5시간까지 걸린다고 버스기사들은 말합니다. 하지만 운행 중 따로 정해진 중간 휴식은 없었습니다. 이러다보니 급하면 버스를 세워놓고 화장실에 가거나, 신호에 걸리면 잠시 잠을 청하는 기사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⑤ 운행시간이 길어도 쉬엄쉬엄 운전하면 문제가 없지만, 여유있게 운전할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시내버스에는 '인가 운행횟수'라는 게 있는데, 쉽게 얘기하면 어떤 노선에 하루 몇 차례 버스를 투입할지 정해놓은 겁니다. 이 운행횟수를 잘 맞추는지에 따라 지자체에서는 '운행준수율'을 관리·감독하고, 이에 따라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기도 합니다. 회사들은 당연히 이걸 지킬 수밖에 없습니다. 회사들은 이걸 지키기 위해 운행시간을 짧게 편성하고 있습니다. 3시간 30분이 걸리는 노선을 3시간 5분 만에 들어오도록 배차하는 식입니다. 기사들은 시간을 맞추기위해 신호를 위반하고 과속을 할 수밖에 없어집니다. 엄도영 공공운수노조 서울경기버스지부 사무국장도 "주 52시간을 맞춰놓고 제한된 시간 안에 인가횟수를 다 돌아야 하는데, 이 사실을 이용하려는 버스 사업장들이 있어서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3. 종합판단

      취재결과를 종합해보면 경기권의 버스 노선들로 한정할때 주 52시간 도입 이후에도 단순히 52시간만 지켜질 뿐 운행의 질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과로 운전은 여전하다고 보입니다. 때문에 52시간 도입 이후 과로 운전이 사라졌다는 명제는 '대체로 사실이 아님'으로 판단합니다.

    검증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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