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내용

    쿠팡은 2010년 8월 하버드대 동창인 김범석 포워드 벤처 대표와 고재우 부사장, 윤선주 이사가 의기투합해 설립됐다. 처음에는 온라인 공동 구매를 통해 할인해주는 소셜커머스 업체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종합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성장했다.

    비슷한 시기에 출범한 티몬, 위메프 등은 물론 기존의 옥션, 인터파크, G마켓, 11번가 등 온라인 마켓 시장의 과열경쟁으로 위기에 몰릴 때마다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규모를 키워갔다.

    2014년 5월 미국 세콰이어 캐피털로부터 1억 달러를, 같은 해 12월 미국 블랙록으로부터 3억 달러를 투자받았고, 2015년 6월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 달러(한화 약 1조 1,0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특히 지난 해 11월에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0억 달러(약 2조2570억원)를 투자받았다. 단일 투자 단위로는 국내 인터넷기업 사상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글로벌 시대에 기업의 국적?

    기업의 국적은 어떤 기준으로 구분할까? 해당 국가에 본사와 공장이 있어 거기서 고용이 이루어지고 세금을 내며, 창업자의 국적과 최대주주의 국적도 해당 국가와 같다면 이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출처 : 포춘500 홈페이지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춘은 매년 매출액 기준으로 ‘글로벌 상위 500 기업’을 선정해 발표한다. 해당기업의 본사가 있는 곳을 기준으로 한다. 이 같은 기준으로 최근 발표된 2019 순위에서 한국 기업은 16개(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홀딩스, LG전자, 포스코, 한국전력, 기아자동차, 한화, 현대모비스, 삼성생명, GS칼텍스, SK하이닉스, 삼성중공업, KB금융, LG디스플레이, CJ)가 포함됐다. 모두 한국에서 설립됐고, 창업자가 한국사람이고 본사 주소도 한국이다.

    국내 기준으로 한국 기업으로 분류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사업자 등록증과 법인 등록번호를 국내에서 발급받아야 한다. 또 본사 기능이 국내에 있고 정부에 납세를 하며 내수 시장에서 영업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쿠팡 < 쿠팡LLC < 소프트뱅크비전펀드 소유 구조

    쿠팡은 비상장기업이어서 공개된 정보가 많지 않다. 공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한국에서 설립됐고, 현재 한국에 주소를 두고 사업자등록이 되어있다는 것이다. 주요 영업기반도 한국이다.

    그런데 소유지분 관계만을 따진다면 한국기업은 아니다. 비상장사인 쿠팡이 1년에 한 번 공시하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쿠팡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 본사를 둔 모기업 쿠팡엘엘씨(Coupang, LLC)가 10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출처 : 쿠팡 감사보고서

    쿠팡은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지배구조나 지분 현황에 관해 확인해준 바가 없다. 단지 쿠팡에 대규모 투자를 한 손정의 회장의 발언과 주요 투자 유치를 통해 유추해볼 뿐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쿠팡LLC의 최대주주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 손정의 회장이 전 세계 투자자로부터 1000억달러의 자금을 조성해 만든 세계 최대의 기술투자 펀드이다. 450억 달러(투자 비중 48.4%)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가 투자했고 소프트뱅크(30.1%), 아랍에미리트(UAE) 무바달라개발공사(16.1%) 순으로 알려졌다.

    쿠팡 설립자인 김범석 쿠팡 대표이사도 미국 국적이고, 높은 외국인 임원 비중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국내에서 사업이 이뤄지고 유치한 투자금 역시 국내에서 쓰이지만, 지배구조를 고려하면 쿠팡은 외국계 기업에 가깝다.


    쿠팡 “사업의 99%를 한국에서 운영”

    하지만 최근 세금 감면 등의 이유로 본사를 국외로 옮기는 사례가 늘어나고, 최대주주는 인수합병이나 투자유치를 통해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요즘 같은 글로벌 경제 시스템에서 창업자의 국적은 별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다. 또 글로벌 펀드 등을 통한 해외투자 유치를 부정적으로만 보기에도 어렵다.

    쿠팡은 자사가 일본기업이라는 주장에 대해 입장문을 발표하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우리나라에서 설립돼 성장했고, 사업의 99% 이상을 국내에서 운영한다”,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해 이미 2만5000명의 일자리를 만들었으며 연간 1조원 인건비를 지급한다”고 주장했다.

    또 경영 활동의 대부분이 국내에서 이뤄진다는 점도 강조했다. “물품 구매대금의 99% 이상이 우리나라 납품업체에게 지급되고 플랫폼 입점 판매자 가운데 99% 이상, 쿠팡 고객의 99% 이상이 바로 우리 국민”이라고 설명했다.


    지금은 영업손실로 배당이 없지만 미래에는?

    쿠팡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쿠팡의 모회사인 쿠팡LLC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배당금이 일본으로 간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에서는 “쿠팡은 계속 영업손실을 기록중으로, 이익을 못 냈기에 배당이 나갈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는 그렇지만 추후 이익이 발생할 경우는 어떻게 될까?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은 지난 5월 결산설명회에서 직접 진행한 발표를 통해, “‘소프트뱅크비전펀드’는 소프트뱅크 그룹의 주주 가치를 늘려나갈 앞으로의 경영엔진이자 성장동력으로 이번 80%영업이익 증가의 대부분이 비전 펀드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츨처 : 소프트뱅크 홈페이지

    또, “2년이 지난 지금 비전 펀드의 투자처는 82개로, 전 세계 유니콘 80개 회사가 우리 패밀리에 들어왔다”며, “비전 펀드의 규모는 10조 엔이며, 소프트뱅크 그룹이 비전 펀드의 일부(28%)의 지분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 분들이 많지만 완전한 오해다. 소프트뱅크 그룹은 7%의 우선주와 같은 배당을 포함해 비전 펀드 이익의 약 절반은 소프트뱅크 그룹에 귀속되고 있다. 오늘 처음으로 공개하는 주주에게 귀속되는 직접적인 이익은 62%이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이 발표한 자료에는 쿠팡의 로고가 나타나 있다.

    출처 : 소프트뱅크 홈페이지

    글로벌 시대 기업 국적 무의미 vs 일자리 등 부가가치 많은 곳이 국적

    조동성 서울대 명예교수는 기업의 국적과 관련해, “국적 분류 기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론이 있는데, 이들을 종합해보면 주주의 국적, 경영자와 근로자를 포함한 구성원들의 국적, 본사의 소재지, 공장의 소재지, 기술, 인력, 자금을 비롯한 기업의 핵심자원의 위치, 기업문화, 풍토를 비롯한 경영 메커니즘의 성향, 소비자의 국적, 납세 위치 등이 그 분류기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초국적 자본과 기업은 인수합병 및 플랫폼 통합 등을 수단으로 투자의 완전자유, 자본의 국가적 이동을 통해 ‘세계화’, ‘글로벌화’되고 있다.

    현재 불매운동중인 일본 제품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일본 브랜드이지만 한국의 공장에서 만든 제품은 한국산일까 일본산일까? 또 한국에서 고용이 창출되고 부가가치가 많이 생겨났지만 수익의 일부는 일본본사로 간다면?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배 구조를 따지는 시각도 있고, 법인세에 따라 국적을 나눠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요즘 같은 글로벌 시대에 기업의 국적을 따지는 것 자체가 의미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렇다보니,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은 70%에 육박하고, 삼성전자와 네이버도 60%에 달한다”, “이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쿠팡 역시 한국인의 일자리를 만들고 한국에 세금 납부하는 등 한국 경제의 새로운 활력이 되고 있다”는 쿠팡 측의 주장도 일방적으로 무시하기는 어렵다.

    정리하면, 지분을 중심으로 기업의 국적이 결정된다면 쿠팡은 일본이 아닌 미국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 법인이 있는 쿠팡은 사업영역 대부분이 한국이다. 매출의 대부분이 한국에서 일어나고 국내 세법이나 상법을 모두 적용받는다. 쿠팡LLC의 최대주주는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의 주축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인데, 현재는 쿠팡이 이익을 못 내고 있어 일본으로 배당금이 가지는 않지만 추후 이익이 발생할 경우에는 상황이 바뀔 수 있다.

    검증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