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내용

    ※ UN 아동 권리 협약을 위반했다는 내용과 더불어 게임업계의 다양한 주장들을 팩트체크했습니다. 


    ▲ 검증대상

    1. "게임중독 질병 코드 지정은 UN 아동 권리 협약 위반이다"

    2. "미국 정신의학회, 게임중독 과학적 근거 없다고 판단했다" 

    3. "질병 코드 지정되면 게임 산업 매출 3년간 11조 원 감소한다"

     

    ▲ 검증방식

    1. UN 아동 권리 협약 전문과 법제처에 등록된 조약문을 살펴보고, UN 아동 권리 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성균관대학교 이양숙 교수를 취재해 게임 중독 질병 코드 지정이 UN 협약 위반인지 확인. 2. 미국 정신의학회 홈페이지에서 게임 이용 장애, Gaming Disorder 관련 공지와 설명 등을 확인. 이후 이해국 의정부성모병원 정신의학과 교수를 통해 추가 검증. 3. 한국게임학회 위정현 회장을 통해 게임업계 입장 취재.  게임업계 매출이 질병 코드 도입 시 3년간 11조 원 감소한다는 주장의 근거인 한국콘텐츠진흥원 연구 용역 보고서 원문 확인.


    ▲ 검증내용


    UN 아동 권리 협약 31조는 놀이와 오락, 문화생활과 예술에 자율롭게 참여할 수 있는 아동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게임중독에 질병 코드가 부여돼 부정적인 인식이 퍼지면 아동이 게임을 자유롭게 못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31조 위반이 될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러나 협약 전체 조항을 놓고 보면 상황은 다릅니다.



    UN 아동 권리 협약은 1부에 41개 조항으로 아동의 구체적인 권리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아동에게 최선의 이익을 줘야 하고 생존과 발전을 보장해야 한다는 3조와 6조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2007.05 ~ 2011.05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성균관대학교 이양희 교수는 아동에게 최선의 이익을 줘야 하는 3조가 41개 조항 가운데 최상위 개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WHO가 게임 중독에 질병 코드를 부여한다고 해서 게임을 규제하는 것이 아니고, 게임 때문에 문제가 생길 경우 공적 서비스로 관리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교수는 또 게임업계가 UN 아동 권리 협약을 제대로 모르면서 아전인수식 해석을 한다면서 아동의 권리를 위해 질병 코드 도입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어린이가 게임에서 비롯된 신체적 정신적 문제를 앓고 있는데, 사회가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아동에게 최선의 이익을 줘야 하고 생존과 발전을 보장하도록 한 UN 아동 협약을 더 크게 위반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정신의학회(APA)는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편람인 DSM에 게임 중독 (Gaming Disorder)를 포함시키지 않습니다. 연구가 더 필요하다는 취지입니다. 그러나 APA 홈페이지에 올라온 관련 공지에는 더 많은 내용이 있었습니다. 게임 중독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진단에 필요한 9가지 기준도 제시합니다.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면, 이 같은 경고와 진단 기준이 나올 수 없습니다. 




    게임 중독에 질병 코드가 부여되면 3년 동안 11조 원 게임 업계 매출 감소가 예상된 주장의 근거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서울대학교에 의뢰해 나온 연구 용역 보고서입니다. 보고서는 질병 코드 도입에 따른 매출 감소를 추정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수차례 강조하고 있습니다. 선행 연구가 부족해 예측의 정확성을 장담하지 못한다는 취지입니다. 그러면서, 2011년 도입된 청소년 야간 게임 금지법 '셧다운제'와 1980년 미국 흡연중독 질병코드 도입 당시 담배 매출액 감소액을 근거로 게임중독 질병 코드 도입에 따른 게임 산업 매출 감소 폭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결과가 두 배 넘게 차이가 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 검증결과

    게임중독에 질병 코드가 부여된다고 해서, 게임이 불법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부정적인 인식이 심어질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동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특히 게임으로 인한 피해를 적극적으로 돕지 않는 것이 오히려 보호받아야 할 아동의 권리를 보장해 주지 못하는 것일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미국 정신의학회는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건 연구가 좀 더 필요하다는 것이지, 질병이 아니라는 건 아닙니다. 미국 정신의학회는 게임중독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고, 구체적인 증상도 제시합니다. 따라서 미국 정신의학회의 입장이 게임중독의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은 한국콘텐츠 진흥원 의뢰로 만든 보고서를 통해 게임중독 질병 코드 도입 시 게임 업계 매출 감소액을 나름의 계산법으로 추산했습니다. 그러나 게임 과몰입을 중독으로 판정하는 기준 등이 아직 명확하지 않고, 과거 '셧다운제'처럼 직접적인 게임 참여 제한이 이뤄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추정이라고 판단됩니다. 보고서 역시 선행 연부가 미비하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하고 있어서 3년간 11조 원 감소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검증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