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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충 설명

이번 강원도 산불에 대한 언론 보도에서 '역사상 최악의 산불'이라는 워딩이 종종 사용되고 있다. YTN, SBS 등 몇몇 언론은 기사 제목에 '사상 최악의 산불'이라는 문구를 그대로 쓰고 있다. 정말로 이번 산불이 역사상 최악이었을까?

    최종 등록 : 2019.04.09 14:29

    검증내용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번 산불의 피해 면적은 고성-속초에서 250ha, 강릉-동해에서 250ha, 인제에서 30ha로, 총 530ha다. 물론 이 면적은 여러 언론에서 '굳이 애써서 강조하듯이' 여의도 면적의 2배에 가깝고, 축구장 742배의 넓이에 달하는 엄청한 규모이기는 하다.

    그러나 아주 간단한 조사만 해보아도 이번 산불의 피해 면적은 '역사상 최악'까지는 아니다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산림청 홈페이지의 자료를 통해 확인한 결과, 피해면적이 이번 산불보다 큰 역대 산불은 총 5건이나 되는데, 그 간략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의 재난성 산불 (출처: 산림청)

    1. 동해안 산불(삼척 등 5지역)

    - 기간 : 2000.04.07-04.15

    - 피해면적 : 23,794ha (피해액 360억원, 299세대 850명의 이재민)

    - 최대풍속 : 23.7m/sec
     

     2. 고성 산불

    - 기간 : 1996.04.23-04.25

    - 피해면적 : 3,762ha (피해액 230억원, 49세대 140명의 이재민)

    - 최대풍속 : 27m/sec
     

     3. 청양-예산 산불

    - 기간 : 2002.04.14-04.15

    - 피해면적 : 3,095ha (피해액 60억원, 32세대 78명의 이재민)

    - 최대풍속 : 15.1m/sec
     

     4. 강릉-삼척 산불

    - 기간 : 2017.05.06.-05.09

    - 피해면적 : 강릉 252ha+삼척 765ha=1017ha (피해액 608억원, 39세대 85명의 이재민)

    - 최대풍속 : 23m/sec
     

     5. 양양 산불

    - 기간 : 2005.04.04-04.06

    - 피해면적 : 피해면적 973ha (피해액 276억원, 191세대 412명의 이재민)

    - 최대풍속 : 32m/sec
     

    이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산불은 아무래도 2005년의 양양 산불이다. 이 때에는 관동팔경의 하나로 유명한 낙산사가 산불로 인하여 전소했는데, 이 때문에 문화재 관련업에 종사하는 내게는 특히나 더 충격적이었다. 사실 이때 전소된 낙산사는 '1000년 고찰'이라고 불리기는 하지만, 당시 타버린 구조물들은 한국전쟁 직후에 상대적으로 조잡하게 복원한 것들이었다. 그리고 사찰이 산불로 전소된 이후 철저한 발굴조사와 문헌 및 미술품 연구 등을 통해서 훨씬 더 정교한 방식으로 복원되기도 했다. 그러나 보물 479호로 지정되어 있던, 조선 초기에 제작된 '낙산사 동종'은 완전히 녹아버려 결국 보물에서 지정 해제되었다. 자연재해로 인한 안타까운 문화재 손실이었다.

    이번 산불의 경우에는 문화재 관련 피해가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해당 지역에 보물 11건, 명승 8건, 천연기념물 4건, 국가민속문화재 2건, 사적 2건 등의 국가지정문화재가 있음을 감안한다면 이는 참으로 다행스러운 결과다. 이 다행스러운 결과에는 문화재청의 적절한 대응이 기여한 바도 크다. 문화재청은 2005년 낙산사 전소와 2008년 숭례문 방화사건 등에 대해 철저하게 성찰했기 때문인지, 이번 화재에 아주 기민하게 대처하여 화재 가능 구역에 있는 주요 문화재들을 신속하게 대피시키고 계속해서 안전상황실을 가동하며 화재 현황을 체크했다.

    이 정도만 살펴보아도 이번 산불을 '최악의 산불'이라고 부를 수는 없게 된다. 

    앞서 산림청의 자료에서 병기한 것처럼 언론에서 피해면적이 아니라 피해액과 이재민 규모로만 '사상 최악'으로 집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산불의 피해액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피해액이 사상 최대일 수 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그럴수도 있다는 예상'이다.

    현재 시점에서 '최악의 산불'이라는 워딩을 언론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쓰는 것은 '나태'와 '무책임' 혹은 '자극적'인 보도와 다르지 않다.

    참고로, 기상청은 4월 4일 밤 고성과 속초지역에서 관측된 최대순간풍속이 초속 26.1m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서 소개한 ‘역대 산불들’ 가운데 3위에 해당되는 기록이다. 

    그리고 이번 강원도 산불 진화 작업에는 소방차 872대와 헬기 51대, 소방공무원 3251명, 그 이외 산림청 진화대원과 의용 소방대원, 군인, 시-군 공무원, 경찰 등 총 1만 명이 훨씬 넘는 인원이 투입되었다. 이는 전국 소방차량의 15%, 가용 소방인원의 10% 규모로 사상 최대 규모다.

    이번 강원도 산불은 피해면적 규모에서는 사상 6번째로  '역사상 최악의 산불'이 라고 할 수 없다. 피해액으로 사상 최악이 될 수도 있지만, 아직 집계되지 않아 확인할 수 없다. 현재까지의 기준으로 "역대 최악의 산불'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하지만 피해액이 산정된 후 역대 최악의 피해액을 기록한 산불로 될 수 있음을 감안해 '판단유보'로 판정했다.

    검증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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