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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충 설명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뇌물수수·성범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수사단은 뇌물죄 공소시효가 살아 있는 기간의 금품과 향응의 증거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수사단은 김 전 차관이 2005년부터 2012년까지 금품과 향응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 관련자들의 진술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문제는 공소시효와 돈의 액수인데, 2012년에 돈을 받았다면 뇌물죄 공소시효는 7년이어서 김 전 차관에 대한 수사와 처벌이 가능합니다. 뇌물액수가 3천만 원 이상인 경우에는 '특정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특가법)이 적용되는데, 수사단은 김 전 차관의 경우 3천만 원 이상으로 공소시효 10년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김 전 차관이 10년 전에 뇌물을 받았다면 공소시효도 끝났고, 처벌도 불가능한 건지 사실을 확인해 봅니다.

    최종 등록 : 2019.04.05 18:45

    검증내용

    @ 검증방식 / 결과

    ① 검찰은 10년 전 뇌물이라도 재판에 넘길 수 있도록 '포괄일죄 법리'를 적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포괄일죄 법리란, 2005년부터 2012년까지 띄엄띄엄 돈을 줬더라도 모아서 하나의 뇌물로 보고, 공소시효 시작 시점도 2012년으로 보는 겁니다. 

    그렇다면 검찰이 아닌 법원에서도 포괄일죄 법리를 인정하는지 알아봤습니다.  우선 뇌물과 관련해 포괄일죄 법리를 인정한 2015년 대법원 판결문을 살펴봤습니다. 여기에는 '수뢰죄에 있어서 단일하고도 계속된 범의 아래 동종의 범행을 일정기간 반복하여 행하고'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즉, 같은 목적으로 같은 방법으로 돈을 줬다면 '한 덩어리'의 뇌물로 볼 수 있다는 겁니다.


    ② 문제는 돈을 줬더라도 그 목적이 다르고, 방법도 다를 때입니다. 이 경우 법원 판단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동창에게 돈을 받고, 그 대가로 수사 관련 편의를 봐준 혐의로 재판을 받은 김형준 전 부장검사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검찰은 김 전 검사를 2015년 5월부터 2016년 3월까지 고교 동창 '스폰서'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합니다.
    검찰은 향응과 현금을 합쳐 5천만 원 이상을 받았다고 판단했고, 합계 금액이 3천만 원 이상인만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이를 하나의 죄로 보지 않고 향응과 현금에 대해 각각 따진 겁니다.


    ③ 진경준 전 검사장 뇌물 사건도 살펴봤습니다. 검찰은 진 전 검사장이 김정주 NXC 대표로부터 넥슨 주식과 차량, 여행경비를 받은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넥슨 주식을 받은 시점은 2005년, 차량을 제공받은 시점은 2008년~2009년, 여행경비 수수 시점은 2005년~2014년입니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건 2016년 이어서 넥슨 주식과 관련된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난 시기였습니다. (참고로 2007년 형사소송법이 바뀌며 뇌물에 대한 공소시효가 늘었습니다. 넥슨 주식의 경우 개정 전 형사소송법에 따른 공소시효가 적용됐습니다.)
    그래도 검찰은 하나의 죄로 보고 기소했지만, 법원은 이번에도 검찰이 주장하는 '포괄일죄'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차량 제공과 여행경비는 뇌물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직무관련성과 대가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입니다.
    법원은 당연히 넥슨 주식에 대해서도 따져볼 것도 없이 공소시효가 끝났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 종합판단

     결국 이번 사건도 10년 전 뇌물에 대한 처벌 가능성은 50%로 보입니다. 수사단은 2005년부터 2012년까지 동일한 목적으로 같은 방법으로 돈을 줬다는 것을 입증해야만 하고, 그렇지 못하면 법원은 10년 전 일에 대해선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공소시효가 끝나지 않은 '마지막 주고받은 돈'의 성격도 관건입니다. 이 돈의 직무연관성, 대가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10년 전의 다른 돈은 공소시효가 끝났으니 유무죄를 다툴 수도 없게 됩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10년 전에 뇌물을 받았다면 처벌될 수도, 처벌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수사단의 수사에 달린 셈입니다.

    검증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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