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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충 설명

지난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여성폭력방지기본법'은 성폭력, 가정폭력뿐 아니라 데이트폭력, 디지털성폭력 등 여성이 겪는 새로운 형태의 성폭력 및 2차 가해 등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일부 커뮤니티 등에서는 "남성혐오 발언을 합법화하는 법", "여성의 진술만으로도 남성이 가해자가 되는 법"이라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정말 여성폭력방지법은 '남혐'을 합법화할까?

    최종 등록 : 2018.12.31 14:46

    검증내용

    논란의 핵심은 법이 '여성폭력'이라고 피해자의 성별을 명시하며 남성 피해자를 지우고 있다는 주장이다. 여성폭력방지법 제3조 1항에서는 '여성폭력'에 대해 "성별에 기반한 여성에 대한 폭력으로, 신체적·정신적 안녕과 안전할 수 있는 권리 등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 법을 반대한 국민청원 중 가장 많은 동의를 얻은 청원에는 "여성만을 피해자로 규정하고 생물학적 남성에 대한 성희롱 등에 면죄부를 주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남성혐오를 합법화한다"는 일부 커뮤니티의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


    그래픽=임금진 PD


    여성폭력방지법은 말 그대로 여성이 가정폭력, 디지털성폭력 등의 폭력에 더욱 빈번하게 노출되는 현실을 고려해 나온 법이다. 남성혐오성 발언을 합법화하는 내용은 담겨 있지 않다. '한남충' 등의 혐오표현은 여전히 모욕죄 등으로 처벌 가능하다.


    여성의 진술만으로도 남성을 가해자로 몰아 처벌하게끔 한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해당 법은 처벌 조항도 없는 기본법이다. 여성폭력방지법의 의의는 여성폭력에 대한 '컨트롤타워'를 세우고,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 규정을 마련했다는 데 있다. 과거에는 관계부처가 범죄 유형에 따라 산발적으로 대응해 왔다.


    법안을 최초발의한 정춘숙 의원실은 "구체적인 처벌과 피해자 지원은 개별법상으로 이뤄진다. 이번 기본법 같은 경우 피해자 보호에 대한 큰 방향과 틀을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처벌과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 법에 근거해 처벌이 이뤄진다거나, 진술만으로도 가해자로 몰릴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남성에 대한 성희롱, 성폭력에 면죄부를 준다는 것 역시 사실과 다르다. 남성이 여성에게 성폭력을 당했을 때도 물론 처벌이 가능하다. 직장 내에서 여성에 의한 남성 성희롱이 일어날 경우 '남녀고용평등법'에 의거해 처벌이 이뤄지고, 실제 판례도 존재한다. 여성이 남성에게 성폭력을 저지르면 강간죄 등으로 처벌도 가능하다. '여성폭력방지법'이 신설된다고 해서 이전에 존재하던 형법 조항이 무력화되지는 않는다.


    다만, 법안의 폭력 피해자를 '여성'으로 한정한 것이 논란을 키운 것은 사실이다. 성별에 의한 폭력 피해자는 여성뿐 아니라 을의 지위에 있는 남성이나 아동 등의 약자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가족부와 법사위 심사 과정에서도 이런 우려가 나왔다. 본래 원 법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는 '젠더폭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려 했으나, 법안에 사용하기에는 보편적이지 않은 용어라 '여성폭력'으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9월 20일 법제사법위원회 회의록 캡처


    이에 남성 피해자 역차별을 우려하는 질의가 나오자 정현백 당시 여가부 장관은 "성별에 기반한 젠더폭력의 피해자 다수는 여성이지만, 소수의 경우 남성도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젠더폭력이라는 용어가 적절치 않은 상황에서는 대다수 피해자인 여성을 지칭하는 '여성폭력방지법'으로 하지만, 원칙적으로 피해를 당하는 남성의 경우에도 성별에 기반한 폭력은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의견을 반영해 여가부는 지난 3일 열린 법안2소위에서 해당 법의 명칭을 '여성폭력 등 방지 기본법'이라고 수정해 소수의 남성 피해자를 포괄하도록 넓히려 했으나, 논의 끝에 수정은 이뤄지지 못했다. 일부 의원들이 '법명과 내용을 일치시켜야 한다'며 반대했기 때문이다.


    김도읍 한국당 의원은 "사실상 남성이든 여성이든 폭력 피해에 대해서는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이미 있다"며 "그러나 우리가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법을 만들어보자는 취지 아니냐. 원안대로 제명(법명)이 가고 여성 피해에 한정해서 조문을 자구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광덕 의원 역시 "남성 피해자를 여가부에서 다 보호하려고 욕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며 "남성이 폭력으로 피해를 당한 것은 기존의 형법이나 관련법에 의해 다 보호받는 내용"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결국 법사위를 거치며 법이 원안의 취지보다 축소된 셈이다. 이에 정춘숙 의원실은 원안대로 개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정 의원실 측은 "법사위를 거치면서 법안이 다소 수정됐는데, 다시 원안대로 남성 피해자도 아우를 수 있는 개정안을 준비 중에 있다"며 "남성이나 아동 피해자 등을 포함하는 원안대로 가는 것이 법안 취지에 맞다"고 밝혔다.

    검증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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