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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증내용

    이 청원자는 문 대통령 임기가 이미 끝났다며 "올해 초에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오는 게 맞았다"고 주장했다. 사진=국민청원 게시글 캡쳐


    4일,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는 올 2월에 끝났다"는 국민청원이 게시됐다. 헌법에 대통령 보궐선거에 대한 이야기가 명시돼 있지 않으므로, 다른 법의 내용(보궐선거로 당선된 국회의원·지방의원은 잔여 임기만 채움)을 준용해 문 대통령의 임기도 올 2월까지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잔여 임기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헌법과 공직선거법에는 대통령 궐위(직위가 비는 것)에 관한 규정이 있다. 헌법 제71조에 따르면, 대통령 궐위 시 '국무총리,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그 권한을 대행'하게 되어 있다. 공직선거법 제35조 제1항에 따르면, 대통령 궐위가 확정된 후 60일 이내에 대통령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 대선 전까지는 우선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을 대행한다.


    궐위로 인해 새로 선출된 대통령의 임기를 명확히 규정한 조항은 없다. 다만 헌법 제70조에는 '대통령의 임기는 5년'이라고 명시돼 있으며, 공직선거법 제14조 제1항에는 '궐위로 인해 새로 선출된 대통령의 임기는 당선 때 시작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런데 선출직 공무원의 임기를 명시한 공직선거법 제14조를 살펴보면, 국회의원 및 지방의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은 보궐선거로 당선 시 '전임자의 잔임기간'을 임기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면 궐위로 새로 선출된 대통령의 임기는 '당선이 결정된 때부터 개시된다'라고만 적혀 있다.


    공직선거법 제14조. 보궐선거로 당선된 국회의원·지방의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의 임기는 전임자의 잔여 임기임을 명시했지만, 대통령은 그러한 규정이 없다.


    즉, 궐위로 인해 선출된 대통령의 임기는 다른 공직자와 달리 이전 대통령의 잔여 임기라는 규정이 따로 없다. 따라서 새로운 대통령의 임기 또한 헌법 제70조 '대통령의 임기는 5년'이라는 조항의 적용을 받는다. 문 대통령의 임기가 2월까지라는 주장은 법적 근거가 전무한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임기가 올 2월까지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궐위에 의한 선거로 선출된) 대통령의 임기는 국회의원 등과 달리 (전임자의) 잔임기간이라는 규정이 없다. 따라서 헌법 제70조의 적용을 받아 5년"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궐위로 새로 선출된 대통령은 왜 임기를 완전히 보장받을까.


    보궐선거로 당선된 대통령이 잔여기간만 재임하면 여러 문제가 생긴다. 대선을 짧은 주기로 실시해 사회경제적 비용이 클 뿐 아니라, 국정이 불안정해질 위험이 높다. 특히 지난 탄핵 정국처럼 전임 대통령이 임기 말 궐위되면, 새로 선출된 대통령은 1년여밖에 재임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책을 수립하고 펼치기가 매우 어렵다. 지금의 헌법상으로 대통령은 연임도 불가능하다. 더욱이 대통령 임기 후반에 보통 '레임덕(lame-duck, 대통령의 권위와 영향력이 약해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고려하면, 국정 불안정은 예견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현행 제도에 대한 이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노무현 정부는 이를 바꾸고자 개헌시안을 제출한 적이 있다. 대통령 4년 중임제를 도입하고, 대통령 궐위 시 선출되는 후임 대통령이 전임의 잔여 임기만 채우는 내용이 골자였다. 궐위된 대통령의 잔여 임기가 1년 이상이면 후임자를 선출하고, 1년 미만이면 후임자 선출 없이 국무총리가 권한을 대행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렇게 하면 대통령 임기가 지나치게 짧아져 발생하는 혼란이 줄고, 중임까지 생각하면 장기적 정책도 펼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안대로라면 민주적 정당성에 금이 간다는 비판이 나왔다. 홍익대 법학과 음선필 교수는 2008년 '개헌대상으로서의 대통령 임기와 선거주' 논문에서 "(국무총리가 대통령권한을 대행하는 것은) 민주적 정당성의 관점에서 결정적인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국무총리는 선출직이 아니어서 최대 11개월이나 '대통령'을 대신할 만한 민주적 정당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할 방법으로는 새로 선출된 대통령에게 완전한 임기를 보장하거나, 민주적 정당성을 지닌 '부통령'을 두는 방안 등이 언급됐다.


    미국과 프랑스 사례도 그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다. 미국에서는 대통령 궐위 시 부통령이 1순위로 대통령직을 승계해 잔여 임기를 마친다. 부통령은 대선 때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함께 선출되는 만큼 민주적 정당성도 존재한다.


    반면 부통령제가 없는 프랑스는 한국처럼 새로운 대통령의 임기 5년을 온전히 보장한다. 프랑스도 한국과 비슷하게 대통령 궐위 시 상원의장이 임시로 대통령직을 승계하고, 20~35일 이내에 보궐선거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해 5년의 임기를 보장한다. 다른 국가들도 민주적 정당성과 국정 안정성을 지키기 위한 방법을 마련해 둔 것이다.


    결론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올 2월에 끝났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궐위로 선출된 대통령이라 해도 임기에 관한 예외조항은 없기 때문에, 문 대통령의 임기도 헌법에 명시된 대로 5년이다. 이는 국가의 수장이 민주적 정당성을 바탕으로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도록 설계한 제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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