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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충 설명

한국에는 전통적인 효 사상을 바탕으로 한 특이한 관습법이 있다. 다른 사람의 토지에 있는 분묘를 20년간 관리하면, 묘를 수호하는 범위 내에서 그 토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권리인 '분묘기지권'이다. 법령에 명시적인 규정은 없지만, 대법원 판례에 의해 관습적으로 인정돼 왔다.  그렇다면 정말 20년만 지나면 다른 사람 땅에 만든 묘지의 사용권을 가질 수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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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증내용

    [검증대상]


    남의 땅에 묻은 조상묘, 20년만 지나면 토지사용권 인정된다.


    [검증방식]


    ◇불합리한 관습 vs 조상 섬기는 윤리=분묘기지권의 인정 문제는 결국 어느 쪽의 권리를 우선시할 것인지에 대한 견해 차이에서 비롯된다.


    토지소유자의 재산권 보호를 우선하는 입장에서는 20년 간 남의 땅에 무단으로 묘를 설치해 일정 기간만 지나면 계속 그 땅을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관습법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한다. 분묘기지권이 토지소유자의 재산권 행사에 중대한 침해를 야기하고, 토지의 한계 및 장례문화의 변경(화장 등)이라는 사회적 배경을 고려할 때 이를 관습법으로 인정하고 있는 현재의 대법원 판례는 재검토 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오랜 기간 존재해 온 분묘의 안정성과 선조의 존엄성에 대한 가치는 재산권에 견줄 수 없다며 분묘기지권의 존속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강하다. '선조를 섬기는 윤리'는 소유권을 우선시하는 사상에 앞선 것이라는 주장이다.


    ◇2001년 1월 13일 시행 장사법, 분묘기지권 인정 안 해=분묘기지권은 부동산 시장에서 그간 골칫거리로 여겨졌다. 분묘기지권을 내세워 이장에 반대하거나 이장비로 거액을 요구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봉분이 없던 땅에 갑자기 봉분이 조성되고 그 밑에 수십년간 매장된 무덤이 있다고 주장해 분쟁이 발생하기도 한다. 분묘기지권 주장을 못하도록 토지 소유자가 봉분을 없애는 작업을 전문적으로 하는 이들을 고용하는 일도 있다.


    이런 문제점 때문에 2001년 1월 13일부터 시행된 '장사 등에 관한 법률(장사법)'은 신설된 묘지에 대해 분묘기지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문제는 그 이전에 설치된 묘지다. 자신의 소유 토지에서 2001년 이전 설치된 남의 분묘를 뒤늦게 발견한 경우에는 20년의 시효완성이 되기 전에 해당 분묘의 관계자를 찾아 시효를 중단시켜야 한다.


    제주도지사 선거 당시 문대림 후보 측이 제공한 원희룡 지사 가문 납골묘 현황도/사진=뉴스1


    ◇분묘기지권 때문에 제주지사 후보 간 공방도=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는 이 문제로 제주도지사 후보들 간에 조상묘 불법조성 공방이 있었다. 원희룡 지사의 부친이 설치한 가문 납골묘가 신고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원 지사는 다른 사람의 토지에 조성된 조상묘를 개장한 후 봉안시설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신고를 하지 않았다. 해당 조상묘는 다른 사람의 토지에 있었기 때문에 분묘기지권에 의해 사용가능한 곳이었다. 따라서 이를 개장하면 분묘기지권이 상실될 수 있어 행정절차를 거쳐야 했다.


    [검증결과]


    2001년 이전에 설치된 분묘에 대해서는 20년 이상 유지되었다면 '분묘기지권'이 인정된다. 토지사용권을 취득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2001년 시행된 장사법 개정으로 신설된 묘지에 대해서는 분묘기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검증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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