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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SNU팩트체크 우수상 수상작 후기

오마이뉴스 김시연 기자, 최저임금, "아시아 1위" vs "OECD 하위권"... 누구 말이 맞아?(2021.5.12 게시)


서로 엇갈리는 주장 속에 실마리가 있다


매년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마다 최저임금 국제비교가 늘 뜨거운 논쟁거리입니다. 특히 문재인 정부 초반 2년은 최저임금이 각각 10% 이상 대폭 올랐지만 나머지 2년은 소폭 인상에 그치면서, 우리나라 최저임금 수준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 가운데 상위권이라는 경영계 주장과 여전히 하위권이라는 노동계 주장이 계속 맞섰습니다. 


그런데 2022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앞둔 지난 5월 1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아래 전경련)에서 "한국 최저임금 인상률과 절대 수준 모두 아시아 1위"라는 보도자료를 내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전경련은 이 자료를 바탕으로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언론 보도로 확산됐습니다. 그러자 민주노총에서는 우리나라 최저임금이 OECD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오마이팩트>는 이렇듯 서로 엇갈린 양쪽 주장 속에서 검증에 필요한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전경련은 왜 갑자기 아시아 국가들 최저임금 수준을 비교했을까요? 그리고 민주노총은 왜 OECD 국가들과 비교해 반박했을까요? 이런 의문을 바탕으로, 첫째, 전경련 주장대로 우리나라 최저임금 수준이 아시아 1위가 맞는지, 둘째, 민주노총 주장대로 OECD에서 우리나라 최저임금 수준이 하위권인지 각각 나누어 검증을 진행했습니다.


우리는 “발언이나 정보 출처를 확인해 가급적 발언 당사자나 관계자에게 확인 과정을 거치고 연구 논문, 통계 등 공신력 있는 자료 확인, 다양한 전문가 취재 등을 통해 사실 여부를 검증한다”는 <오마이뉴스> 팩트체크 원칙에 따라, 먼저 전경련과 민주노총 양쪽 당사자를  취재했습니다.


다음으로 국제노동기구에서 발표한 '2020-2021 세계임금보고서', 최저임금위원회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주요 노동경제지표 분석’ 등 공신력 있는 통계를 참고하고,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한국노동사회연구소에서 각각 발표한 최저임금 국제비교 보고서를 비교․분석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고용노동분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에 있는 최저임금 국제비교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했습니다.


취재 결과, 전경련에서 발표한 자료는 2000년대 들어 세계생산기지가 되면서 최저임금이 많이 오른 아시아 지역의 제조업 중심 국가들을 중심으로 분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비교 대상이었던 아시아 18개국 가운데 최저임금 1, 2위를 차지한 호주와 뉴질랜드는 제조업 중심 국가가 아니라는 이유로 뺐고, 한국은 3위였기 때문에 ‘최저임금 아시아 1위’라는 건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한국노동연구원도 최저임금 국제비교는 주로 우리나라와 경제력이 비슷한 OECD 국가들과 하고 있고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더구나 나라마다 임금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최저임금도 절대 수준 대신 각 나라의 중위임금이나 평균임금과 대비시킨 상대 수준을 비교해야 한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전경련은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고, 대부분 언론도 ‘최저임금 아시아 1위’가 마치 객관적인 국제 비교 결과인 것처럼 보도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최저임금이 아시아에서 가장 높고, 그동안 가장 많이 올랐다는 첫 번째 검증 대상은 잘못된 정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두 번째 검증 대상이었던 우리나라 최저임금 수준이 OECD에서 상위권인지, 하위권인지는 명확한 결론을 내기 어려웠습니다. 각 나라에서 제공하는 중위임금이나 평균임금 기준이 되는 사업체 규모가 달랐고, 경영계와 노동계에서 어떤 통계를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서로 상반된 결론을 유추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 양쪽의 비교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했습니다. 


결국 명확한 판정을 할 수 없었지만, 최저임금 국제 비교가 단지 국가간 순위를 내려는 게 아니며, 우리나라 최저임금이 국제적으로 적정 수준에 도달했는지 확인하려는 목적이 더 강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SNU팩트체크 우수상 심사위원회가 “한 쪽 방향으로 명확한 결론을 내지 않았지만, 다양한 기준을 소개하며 각 기준에 따른 결론의 차이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점”을 평가한 것도 이런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심사위원들도 강조했듯, ‘노동계와 경영계는 물론 진보와 보수 이념 계층에서 많은 논란과 대립을 불러일으킨’ 사안일수록 팩트체크는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언론도 이런 대립적인 논쟁들을 단순히 전달하는 데 멈추지 말고, 어느 쪽 주장이 사실에 부합하는지 검증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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